대한민국은 미세먼지로 뒤덮였다. 미국은 살인적인 한파가 닥쳤고 호주는 폭염으로 고생 중이다. 지구가 이상하다. 몸살에 걸린 것 같다.
사하라 사막에 내린 눈
습기가 없어 눈 내릴 확률이 거의 없는 사하라 사막이 눈으로 뒤덮였다. 최고 40cm의 눈이다. 평생 눈이라는 걸 경험한 적이 없는 아이들은 사막 언덕에서 온몸으로 미끄러지며 눈썰매를 타고 눈싸움을 한다. 1979년 이후 이 지역에 눈이 온 것은 2016년 12월, 그리고 이번이 두 번째다.
북미는 현재 체감온도 69도
미국 뉴햄프셔주 마운트 워싱턴 지역은 기온이 영하 38도, 체감온도는 무려 영하 69.4도까지 떨어졌다. 미국 동부에 몰아친 한파는 9일째 이어졌다. 최소 19명이 사망했고 미국의 주요 국제공항은 항공기 운행을 하지 못하고 발이 묶였다. 지난 1월 9일까지 미국민 1억 명이 추위에 오들오들 떨었다. 학자들에 따르면 주요 원인은 북극의 온난화와 라니냐, 폭탄 사이클론(폭풍)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스페인은 겨울왕국
좀처럼 눈 구경이 쉽지 않았던 중국 후베이성은 20cm 이상의 폭설을 맞았다. 곳곳에서 15명이 숨지고 가옥 수백 채가 무너졌다. 이재민은 무려 58만 명. 중국의 절반이 눈에 갇혔다. 이번 폭설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약 12억 6000억 위안(2,074억 원)에 이른다. 스페인도 마찬가지. 마드리드 지역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려 3000여 대의 차량들이 고립되기도 했다.
호주는 폭염과 전쟁 중
지난 1월 8일, 호주 시드니는 158년 만의 폭염이 찾아왔다. 시드니에서 열리는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호주 오픈 경기는 너무 더워서 중단됐다. 시드니와 멜버른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의 아스팔트가 녹았다(아스팔트가 녹는 온도, 섭씨 50도). 호주에 서식하는 박쥐들은 극심한 폭염으로 5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너무 더워 뇌가 바짝 타버린 상태였다.
마다가스카르는 태풍으로 폐허
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는 폭풍우 사이클론 ‘에이바(Ava)’의 공격을 받았다. 심각한 폭풍우에 무려 29명이 숨지고 8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2017년 3월에도 사이클론 이너워(Enawo)로 78명이 사망한 바 있다. 마다가스카르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현재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방글라데시, 관측이래 최저 기온 기록
지난 1월 8일, 더운 나라의 상징 방글라데시는 영상 2.6도까지 떨어졌다. 관측을 시작한 1948년 이후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이다. 이 역대급 추위에 무려 9명이 동사했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방글라데시 정부는 시민들에게 담요 7만 장을 나눠주었다. 방글라데시 겨울철 최저 기온은 7~12도 정도. 우리나라의 초가을 날씨와 비슷하다.
트럼프는 ‘지구 온난화는 거짓이다’라는 주장을 트위터에 종종 쓰곤 했다. 한겨울에 한파가 닥쳤다고 해서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지 않는 건 아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 진행 중이라는 증거는 계속 발표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팀이 인공위성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남극 빙하의 높이가 5m가량 낮아졌다’고 1월 8일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서 발표했다. 적도 부근의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엘리뇨 현상이 발생, 남극의 빙하는 더 빠르게 녹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런 추세로 온난화가 진행된다면 한파와 폭염, 해수면 상승 등의 영향으로 2050년에는 약 10억 명의 인구가 위험에 처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꽃이 피거나 낙엽이 지는 시기가 변할 뿐 아니라, 비가 오는 날도 점점 감소하고 있다. 있을 때 잘하자. 부모님도, 애인도, 그리고 자연에게도.
- 컨트리뷰팅 에디터
- 박한빛누리
- 사진
- Getty images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