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TD 심화 편, 24 FW 토즈 컬렉션

명수진

Tod’s 2024 F/W 컬렉션

지난 12월, 토즈는 수개월간 공석이었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보테가 베네타 출신의 마테오 탐부리니(Matteo Tamburini)를 임명했다. 패션위크를 준비하는데 허용된 시간은 단 두 달! 숨 가쁘게 준비되었을 마테오 탐부리니의 토즈 데뷔 컬렉션은 밀라노에 있는 오랜 트램 차량기지에서 열렸다. 1912년에 지어진 역사적인 장소로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다. 토즈는 브랜드 로고를 도색한 폐차 트램 사이로 은색의 런웨이를 마련하고 게스트를 초청했다. 마테오 탐부리니는 밀라노의 ‘부르주아와 산업’과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사이의 역동성’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에크루, 카멜, 브라운, 그레이, 파우더블루 등 편안한 뉴트럴 컬러 팔레트로 클래식한 아이템들이 선보였다. 셔츠 위에 셔츠를 입고, 터틀넥과 카디건으로 구성된 트윈 세트를 선보였다. 오버핏의 트렌치코트와 단정하게 재단된 블레이저는 시크했다. 롱 앤 린 실루엣의 팬츠는 셔츠, 니트, 트렌치코트와 함께 누구라도 입기 좋을 일상의 유니폼을 완성했다. 마테오 탐부리니는 삐딱하게 두른 버클 벨트 하나로 일상적인 옷을 런웨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마법을 부렸다. 절제의 미덕을 발휘한 아이템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은 피렌체 패션 하우스의 장인 정신과 탁월한 기술력이다. 미려하게 가공한 레더 소재의 재킷, 미디스커트, 유틸리티 팬츠는 고급스러움 그 자체였고, 살짝 톤 다운된 레드 컬러로 포인트에도 기품이 넘쳐 흘렀다. 레더 소재의 트렌치코트와 필드 재킷 역시 질리지 않고 두고두고 입을 수 있을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고미노 페블 로퍼(Gommino Pebble Loafers)의 일부에는 가죽 테슬을 장식했는데, 모델이 걸을 때마다 테슬이 철퍽 거리는 모양이 흥미로웠다. 다양하게 선보인 토즈의 빅 백은 시크한 옷과 썩 잘 어울렸는데, 특히 토즈의 아이코닉한 디 백(Di Bag)을 재해석해서 초대형 사이즈로 선보인 것이 가장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테오 탐부리니는 전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월터 치아포니(Walter Chipponi)이 해오던 것, 즉 토즈 장인 정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론을 더욱 진화시켜나가는 모습이었다. 피날레에 청바지에 LA 다저스 볼캡을 쓰고 나온 마테오 탐부리니의 유쾌한 모습이 두 달 만에 훌륭한 컬렉션을 완성한 직후라고 보기엔 너무나 산뜻했다. 재능 넘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발견은 언제나 즐겁다.

영상
Courtesy of T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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