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주의 탄생 150주년을 맞이해 오르세 미술관이 블록버스터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영속적인 즐거움을 주는 미술 사조가 존재한다면 프랑스에서 출발한 인상주의가 그 리스트에서 빠질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인상주의라는 단어만 들어도 머릿속에 이미지가 떠오르며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입니다. 정말 호불호 없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어요. 경매 가격도 어마어마하고요.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인 1874년 4월 15일 파리 카푸신 대로에 자리 잡은 사진작가 나다르의 스튜디오에 31명의 작가들이 모였습니다. 화가, 조각가, 판화가 등 다양한 예술가들의 목적은 단 하나였죠. 당시 국가 차원에서 후원하며 엘리트 화가가 되기 위한 필수 코스로 여겨지던 전시인 살롱에 맞서 색다른 민간 전시회를 여는 것이었어요.
입장료 1프랑을 내면 교묘하게 배치한 가스 조명을 통해 늦은 저녁에도 미술 작품을 볼 수 있었어요. 30일 동안 열린 이 전시회에는 3500여 명이 찾아왔습니다. 살롱을 찾은 30만 명에 비하면 턱도 없는 숫자였죠. 게다가 비웃음도 당했습니다. 어떤 평론가는 클로드 모네가 출품한 ‘인상, 일출’(1872)을 가리키며 이렇게 조롱했습니다.
‘아주 자유분방하고 인상적이다. 그림을 걸어놓은 벽지가 더 아름답게 느껴질 정도로!’
리뷰 제목은 ‘인상주의자의 전시회’였는데요. 여기에서 이름을 딴 인상주의는 현대미술과 모더니즘의 시작을 알린 기념비적인 미술 사조가 되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인상주의 컬렉션을 갖춘 파리 오르세 미술관이 인상주의 탄생 150주년을 맞아 성대한 전시를 시작했습니다. <1874년 파리: 인상주의의 발명>입니다. 이번 전시는 첫 번째 인상주의 전시회가 열린 해로 미술사에 기록된 1874년을 현재로 소환합니다. 당시 전시회에 출품했던 다양한 인상주의 작가의 작품을 대거 모으는 한편, 작가들이 스스로 인상파라고 호명하기 시작한 1877년까지 작업한 그림도 포함했어요. 클로드 모네, 에드가 드가, 오귀스트 르누아르, 카미유 피사로, 알프레드 시슬레, 베르트 모리조, 폴 세잔, 에두아르 마네 등 초기 인상주의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작가들이 자연과 사람, 도시와 풍경을 색채와 붓질로 옮긴 작품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르세 미술관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작품은 세계 전역의 미술 기관에서 빌려왔습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1874년 살롱에서 입선한 당시 잘 나가는 주류작들도 함께 전시한다는 것이죠. 프랑스 아카데미즘의 정석에 따라 역사와 신화 속 장면을 이상적으로 구현하려고 노력했던 기존 체제의 우등생들과 이에 반발한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함께 비교해서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인상주의가 추구하던 새로운 움직임을 상대적으로 더욱더 명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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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Musée d'Orsay, The Courtauld, Musée Marmottan Mo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