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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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규모의 플래그십이 잇따라 문을 열고, 명민한 디자이너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차이나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VIP들을 유혹하고 있는 곳, 바로 중국이 하이패션의 향방을 거머쥐고 있다.

1. 중국에서 영감을 받은 부쉐론의 하이 주얼리. 2. F/W 시즌, 차이나,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인 셀린. 3,4. 오늘날 중국의 젊은 VIP들의 영향으로 매출이 성장하고 있는 오트 쿠튀르 컬렉션. 붉은색을 메인으로 한 F/W 시즌 아르마니 프리베의 룩들. 5. 상하이에서 열린 스와로브스키 주얼리 전시에 소개된 중국풍 목걸이. 6. 발렌시아가의 F/W 시즌 베이징 에디션 룩.

1. 중국에서 영감을 받은 부쉐론의 하이 주얼리. 2. F/W 시즌, 차이나,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인 셀린. 3,4. 오늘날 중국의 젊은 VIP들의 영향으로 매출이 성장하고 있는 오트 쿠튀르 컬렉션. 붉은색을 메인으로 한 F/W 시즌 아르마니 프리베의 룩들. 5. 상하이에서 열린 스와로브스키 주얼리 전시에 소개된 중국풍 목걸이. 6. 발렌시아가의 F/W 시즌 베이징 에디션 룩.

최근 패션의 궁극적인 환상을 담은 오트 쿠튀르 세계에서 가장 주요한 VVIP 고객으로 여겨지는 이들은? 다름 아닌 중국의 젊은 부호들이다. 이들이 한동안 잠들어 있던 쿠튀르 시장의 문을 두드린 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의상들이 다시금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 다고 WWD의 마일스 소샤(Miles Socha)는 밝혔다.  이제 대부분의 쿠튀르 하우스들은 파리에서 쇼를 마친 후 그들의 고객을 만나기 위해 정기적으로 홍콩과 베이징, 그리고 상하이를 방문한다. 샤넬 패션 부문의 브루노 파 블로브스키 대표는 많은 쿠튀르 애호가들이 쇼를 관람하고 주문을 하기 위해 파리로 떠나지만, 샤넬 팀은 그들을 직접 방문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발렌티노의 CEO 스테파노 사시는 올해 쿠튀르 컬렉션의 매출이 30 퍼센트 이상 성장했는데, 이는 지난 11월에 선보인 상하이 쇼 이후 중국 고객들의 관심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드라마틱하게 변하고 있고, 독점적인 것 을 추구하기 때문에 발렌티노의 쿠튀르 의상을 좋아하죠.”

중국 시장의 활기에 대한 프레스들의 체감도 이와 비슷하다. 두 달 동안 에디터가 베이징과 상하이를 오가며 겪은 패션쇼 및 패션 전시만 해도 수차례니까. 특히 일명 ‘차이니스 에디션’으로 일컬어지는, 중국의 거대 마켓을 향한 특급 디자이너들의 헌사를 담은 리미티드 에디션이 그 비즈니스 마케팅의 방점을 찍고 있다. 셀린의 피비 파일로, 발렌시아가의 알렉산더 왕에 이어 스텔라 매카트니 역시 중국을 타깃으로한 특별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일례로 피비 파일로는 셀린 하우스의 발전과 도약을 위해 파리 홈을 떠나 익스클루시브 실크 톱과 실크 스카프, 그리고 중국을 위해 특별한 색상으로 디자인된 아이코닉 한 미니 타이 백을 제작했다. 나아가 셀린은 지난 4월 중 국 청두 지역에 복층 구조의 스토어를 오픈한 데 이어 연말엔 상하이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 예정이다.

한편 중국의 진화하는 웹은 패션 마켓에도 큰 영향을 미 치고 있다. WWD에 따르면 중국에는 약 2억4200만 명의 온라인 고객이 있는데,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수치라고 한다. 이러한 잠재력이 거대한 글로벌 기업들을 중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그리고 많은 럭셔리 브랜드 는 중국에서 그들의 전자 상거래 사이트를 직접적으로 운영하지만, 버버리는 다른 길을 택했다. 주요 럭셔리 브랜드 중 처음으로 중국의 이커머스 전문 업체인 ‘알리바바’의 티몰에 상점을 연 것. 한편 럭셔리 제품을 갈망하며 세일에 관심이 많은 중국 소비자를 위한 ‘빕샵’이나 ‘글래머 세일즈’ 같은 플랫폼도 인기를 얻고 있다. 글래머 세일즈는 지난 4년간 92%의 연간 성장을 기록했는데, CEO인 티보 빌레는 현재 중국의 ‘90년대 이후’ 세대들이 온라인에서 럭셔리 제품을 구매할 때 이전 세대 소비자들과는 다른 동기를 가지고 움직인다. “30~50대 소비자들은 구입 시 가격 대비 가치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기지만, 젊은이들은 새롭거나 독특한 것을 가장 중요시하죠.” 이처럼 한동안 가격 비교에 혈안이 되어 있던 온라인 구매자들이 정가의 개성 어린 패션 아이템을 구입하는 현상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또한 케이패션(K-Fashion)의 주요 소비자들도 이러한 온라인 구매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국내 패션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블루오션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처럼 중국 패션 마켓의 성장과 진화가 패션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 한동안 몰개성의 관광객과 신흥 부호들의 허영 어린 사치로 대 변되던 중국 마켓이 보다 성숙하고 똑똑해진 오늘날, 이 거대한 시장이 가져올 패션의 눈부신 성장이 어떠할지 기대된다.

에디터
패션 에디터 / 박연경(Park Youn Kyung)
아트워크
표기식
포토
PHOTOS | COURTESY OF BOUCHERON, CELONE, ARMANI PRIVE, SWAROVSKI, BALENCIA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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