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사이에 솔직함이 독이 되는 순간 3

최수

솔직한 게 무기라고 생각해?

연인 사이에서는 감정을 숨기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 들어 보셨나요? 하지만 실제 관계에서는 솔직한 말이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말의 내용보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말하느냐가 관계에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모든 감정을 공유하지 마세요

@volgaleoni

연애를 시작하면 시시콜콜한 감정을 공유하게 됩니다. 기분이 상한 이유, 순간적으로 스쳐 간 생각, 관계에 대한 불안까지 모두 말해야 진솔한 관계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솔직한 것이 항상 관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흘려보내야 할 것과, 공유할만한 의견을 구분하지 않다 보면 상대는 감정을 이해하기보다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 쉽습니다. 한쪽에서만 감정이 반복적으로 전달되는 구조가 지속되면 일종의 ‘감정 노동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 사회학자도 있고요(Hochschild, The Managed Heart, 1983). 한 사람이 계속 감정을 풀어내고 다른 사람이 받아주는 구조가 반복되면 관계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투고 있다면, 말하기 전에 생각하세요

@birtahlin

갈등 상황에선 감정적인 대화가 오가기 쉽습니다. 이 때 생각을 정리하지 않고 꺼낸 말은, 대화라기보다 반사적인 반응인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이 올라온 상태에서는 객관적인 상황보다 자신의 감정이 더 크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때 조금 서운했어”라는 설명 대신 “넌 항상 이런 식이야” 같은 표현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관계 연구로 잘 알려진 심리학자 존 가트맨(John Gottman)은 갈등 상황에서 감정이 크게 올라간 상태를 ‘정서적 홍수’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공감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동시에 떨어지기 때문에 대화가 공격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그래서 갈등이 생겼을 때는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려 하기보다, 잠시 시간을 두고 생각을 정리한 뒤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솔직함을 무기 삼지 마세요

@llolarosalie

말하는 사람의 컨디션만큼 중요한 것은, 듣는 사람의 상태입니다. 상대가 이미 지쳐 있거나 다른 고민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관계에 대한 불안이나 감정을 한꺼번에 꺼내지 말아야 하는 이유죠. 그 감정은 대화로 이어지기보다 부담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니까요.

미국 심리학회에 소개된 연구에서도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상태에서 진행된 대화는 갈등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Randall & Bodenmann, Current Opinion in Psychology, 2017). 한 사람이 처리하지 못한 감정은, 두 사람의 관계 안에서도 해결되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솔직함을 무기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보다, 자신을 먼저 다독이세요. 만약 함께 나눠야 할 감정이라면, 상대방이 내 이야기를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인지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진
각 Instagram,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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