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와의 향긋한 포옹을 위한 향수 추천

이현정

Tell Me Your Scent

BEAUTY NOTE
진의 화사하면서도 여리여리한 입술은 연핑크색 립밤, 샤넬 ‘N°1 DE CHANEL 레드 까멜리아 립 앤 치크 밤(헬시 핑크)’을 발라 마무리한 것. 입술 전체에 촉촉하게 바른 뒤, 피치 컬러의 로라 메르시에 ‘블러쉬 컬러 인퓨젼(구아바)’을 더해 파우더리한 입술로 연출했다.

살며시 다가온 향기

향수를 사용하는 기본 매너 중 하나는, 나만 느낄 수 있을 정도로만 뿌리는 것이다. 내 취향과 맞지 않은 향기는 타인에게 두통이나 메스꺼움 같은 실질적인 ‘통증’을 유발한다는 연구가 있을 정도. 누군가 나의 사적인 범위 안에 들어왔을 때 살며시 느껴지는 향기, 새하얗게 깨끗하거나, 놀랄 만큼 상쾌하거나, 뜻밖에도 매혹적이거나··· 불시에 찾아오는 이런 마법 같은 순간이 향수를 쓰는 은밀한 묘미 아닐까? 따스한 봄을 맞아 새롭게 출시된 여러 향수 중, 나와 내가 포옹해주고 싶은 이들을 위한 향수를 골라볼 것.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1. Chanel 레 젝스클루시프 드 샤넬 꼬메뜨 오 드 빠르펭
가브리엘 샤넬의 첫 번째 하이 주얼리 컬렉션 테마였던 별과 혜성에서 영감을 받았다. 포근한 파우더리 향의 헬리오트로프와 아이리스에 달콤한 체리 블로섬이 어우러져 황홀한 머스키 플로럴 노트를 완성한다. 75ml, 35만원.

2. Bulgari 매그니파잉 에센스(네롤리)
강렬한 비터 오렌지, 짙고 부드러운 네롤리 향이 활기차고 생동감 넘친다. 알레그라 컬렉션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칠&솔레’의 플로럴 시트러스 노트와 함께 사용하면 부드러움과 상쾌함이 증폭된다. 40ml, 26만7천원.

3. Memo Paris 카파도키아 오 드 퍼퓸
터키 카파도키아에 위치한 화산 기둥인 ‘요정의 굴뚝’과 그 위를 흘러 다니는 형형색색의 열기구에 대한 환상적인 기억을 향으로 담았다. 달콤한 사프란에 크리미한 샌들우드와 송진, 은은한 앰버가 결합되면서 육감적인 느낌을 준다. 75ml, 36만원대.

4. Loewe 왁스 센티드 캔들홀더(사이프러스 볼)
길게 쭉 뻗은 사이프러스 나무의 아로마틱한 향을 담은 향초. 진한 우디 노트가 공간을 싱그럽고 세련되게 채운다. 330g, 20만8천원.

5. Atkinsons 더 눕셜 부케
1840년 빅토리아 여왕이 결혼식에서 든 머틀 부케에서 착안한 향수. 화이트 머스크와 샌들우드의 부드러운 베이스에 머틀, 은방울꽃, 프리지어, 바이올렛 꽃 향이 행복하고 로맨틱한 무드를 선사한다. 100ml, 23만8천원.

6. Chopard 스파클링 러브
눈부시고 순수한 화이트 다이아몬드에서 향기가 난다면? 새하얀 드레스처럼 부드러운 향으로, 만다린, 베르가모트, 오스만투스의 플로럴 프루티 노트로 시작해, 재스민, 투베로즈에 이르는 화이트 부케가 태양 빛을 담은 일랑일랑과 어우러진다. 100ml, 18만2천원.

7. Jo Malone London 골든 앰버 앤 오렌지 타운하우스 캔들
노을 지는 저녁의 서곡. 저물어가는 태양이 계단에 내려앉는 시간을 향으로 담았다. 공기를 부드럽게 감싸 안는 앰버와 오렌지의 강렬한 여운이 붉게 물들어가는 저녁에 우아함을 더한다. 300g, 20만2천원.

BEAUTY NOTE
코럴 컬러가 얼굴 전체에 아스라이 퍼져가도록 연출하기 위해, RMK ‘인지니어스 파우더 치크스(오렌지)’를 현근의 아이홀과 관자놀이, 언더라인 및 볼까지 부드럽게 이어지게 바른 뒤, 나스 ‘싱글 아이섀도우(도우로)’를 콧등과 눈썹뼈 부분에 발라 은은한 노란빛을 더했다. 입술은 연한 누드 핑크 컬러의 맥 ‘러스터글래스 립스틱(땡스, 잇츠 맥!)’으로 투명하게 표현했다.

BEAUTY NOTE
현근과 진의 생기 넘치는 홍조를 띤 볼과 입술은 모두 샤넬 ‘N°1 DE CHANEL 레드 까멜리아 립 앤 치크 밤(레드 까멜리아)’으로 완성한 것. 양 볼에 컬러를 물들이듯 손가락 마디로 톡톡 두드려 바른 뒤, 현근은 콧대를 가로지르듯, 진은 콧방울 끝에 가볍게 스치듯 터치해 포인트를 주었다. 입술은 엘리자베스 아덴 ‘에잇 아워 크림 스킨 프로텍턴트(오리지날)’를 면봉으로 얹어 마치 이슬이 내려앉은 듯 투명하고 촉촉하게 마무리했다.

BEAUTY NOTE
부드러운 핑크 빔을 내뿜는 루루의 얼굴. 소프트한 핑크 크림 블러셔, 맥 ‘글로우 플레이 블러쉬(치키 데블)’를 아이홀 앞과 끝, 볼까지 이어지도록 스머지한 다음, 라벤더 컬러의 디어 달리아 ‘페탈 드롭 리퀴드 블러쉬(딜라잇)’를 눈두덩 중앙과 볼 중앙에 브러시로 터치해 자연스럽게 그러데이션했다. 입술은 샤넬 ‘N°1 DE CHANEL 레드 까멜리아 립 앤 치크 밤(알덴트 브릭)’을 브러시로 가볍게 발랐다.

꽃잎 휘날리는

향수에 쓰이는 대부분의 꽃은 향이 가장 풍부한, 동트기 전 새벽 4~5시경 이슬을 살짝 머금고 있을 때 수확한다. 이때 전지가위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꽃의 밑동을 하나씩 톡 따는데, 커다란 세탁 바구니 한 통을 채워도 한 방울 정도의 에센셜 오일이 나올까 말까다. 향수도 산업이지만, 원료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것을 다루는 듯한 섬세한 태도는 향수와 아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그것이 우리가 향수를 가까이 두고 사용할 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기 때문. 다마스크 로즈, 투베로즈, 재스민, 은방울꽃 등등. 플로럴 노트만큼 로맨틱한 것이 또 있을까? 신상 플로럴 향수들과 함께 사방에서 꽃잎이 휘날리는 봄, 낭만적인 향기에 휩싸여볼 것.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1. Guerlain 뮤게
겔랑의 가장 상징적인 향기만을 모아 만든 ‘뮤게’의 2024 버전. 계곡에서 갓 딴 싱그러운 은방울꽃을 연상시키는 향으로, 아이코닉한 비 보틀에 새하얀 은방울꽃 조각과 22K 골드를 장식했다. 전 세계 4,885개만 넘버링되어 한정 생산된다. 125ml, 130만원.

2. Givenchy Beauty 드 지방시 꾀르 푸
가슴 뛰는 열정적인 사랑을 상징하는 꽃, 장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향수. 중독성 있는 다마스크 로즈에 블랙커런트와 모스가 어우러져 활기차면서도 예상치 못한 무드를 선사한다. 100ml, 35만원대.

3. Creed 퀸 오브 실크
섬세하고 관능적인 촉감의 실크처럼 우아하고 매혹적인 향. 오스만투스와 파촐리, 투베로즈의 향긋한 플로럴 노트에 마다가스카르 바닐라의 풍부하고 부드러운 향이 마법처럼 스며든다. 75ml, 47만7천원.

4. Fueguia 1833 아말리아 구르망 오 드 퍼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탄생한 독창적인 콘셉트의 니치 퍼퓨머리, 푸에기아 1833. 재스민, 바닐라, 케인슈가가 사르르 녹아내리는 달콤한 구르망 노트로, 반짝이는 사탕이 가득한 천국으로 초대받은 느낌. 100ml, 47만원.

5. Kenzo 라 컬렉션 겐조 메모리 뉘아쥬 서리지에 오 드 퍼퓸
겐조의 행복한 어린 시절의 기억을 9가지 향으로 선보이는 메모리 컬렉션. 따스한 봄날 찬란하게 흩날리던 벚꽃에 대한 추억을 향으로 담았다. 프레시한 만다린, 은은한 플로럴 노트의 체리 블로섬, 햇살처럼 따스한 화이트 머스크가 조화를 이룬다. 75ml, 12만9천원대.

6. Dior 미스 디올 퍼퓸
하우스의 상징적인 향수 미스 디올을 프란시스 커정의 모던한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스타 재스민이 풍성한 만다린으로 신선하게 피어나고, 앰버리 우드 어코드의 관능미와 대조적인 조화를 이룬다. 50ml, 20만6천원대.

포토그래퍼
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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