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싫어진 걸까?
아웃사이더의 삶은,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변화니까
인간관계의 가성비를 깨우친 나이

20대엔 사람을 만나는 게 즐거웠습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모임에 나가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그 자체가 좋은 경험이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모든 관계가 나에게 같은 가치를 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요.
이런 심리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이론도 있습니다. ‘사회정서 선택이론’은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이 한정적이라고 느낄수록 의미 있는 관계에 더 집중하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한정된 시간을 체감하기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는 욕구가 줄고, 이미 가깝고 소중한 관계를 더 깊게 가꾸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것입니다(American Psychologist, 1999). 요즘들어 모임 참석 여부를 따지게 되는 건, 당신이 계산적인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삶의 우선순위를 가늠하게 되었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혼자의 묘미를 알게 된 어른

아웃사이더의 삶을 선택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혼자의 삶이 예전만큼 심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고 싶은 콘텐츠가 넘쳐나는 것은 물론이고, 운동이나 독서,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도 혼자서 충분하죠. 홀로 카페에 가거나, 잠시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예전만큼 특별한 일이 아니고요.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쉬어야 회복하는지를 알게 되면서 보다 독립적인 삶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선호한다고 해서 외로운 삶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혼자 있는 시간이 가장 편안하고 안정적인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사람을 피하는 게 아니라, 혼자서도 멋진 삶을 즐길 수 있는 어른이 된 셈입니다.
과부하 된 연결에서 살아남는 법

자발적 아싸의 증가를 개인의 성격 변화로만 설명하긴 아쉽습니다.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 많은 사람들과 연결된 상태로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단체 채팅방, 회사 메신저까지. 하루 종일 누군가와 접속된 채로 지내고 있는 경우가 다수죠. 물리적으로는 혼자 있어도 정신적으로는 끊임없이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실제 한 조사에선, 과도한 디지털 연결 상태가 스트레스와 피로를 높이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하기도 했고요(Stress in America, APA).
이런 환경에서 ‘혼자 있는 시간’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일종의 회복 시간입니다. 아무에게도 답장하지 않고, 어떤 역할도 수행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우리에게 필요한 거죠. 이 사회에 계속 연결되어 있기 위해, 우리는 자신을 좀 더 아끼게 된 게 아닐까요?
최신기사
- 사진
- 각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