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흙 위의 패션쇼, 24 FW 라코스테 컬렉션

명수진

LACOSTE 2024 F/W 컬렉션

라코스테는 24 FW 시즌 컬렉션을 통해 2년 6개월 만에 파리 패션위크로 복귀했다. 이는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펠라지아 콜로투로스(Pelagia Kolotouros)의 데뷔 쇼이기도 하다. 컬렉션은 프랑스를 상징하는 장소에서 열렸다. 바로 롤랑 가로스(Roland Garros) 테니스 경기가 열리는 센터 코트. 롤랑 가로스의 두드러지는 개성인, 벽돌을 곱게 갈아서 만드는 붉은빛의 앙투카 코트에 런웨이가 설치되었고, 관중석에는 게스트를 위해 따뜻한 라코스테 숄을 하나씩 걸어두었다. 펠라지아 콜로투로스는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코드를 새로운 시선으로 해석하는 동시에 브랜드가 시작한 1933년을 강조하면서 헤리티지에 대한 오마주를 표현했다.

컬렉션은 롤랑 가로스 테니스 경기가 늘 그런 것처럼 스태프들이 빗자루를 들고 코트의 하얀 라인의 모래를 깨끗이 쓸어내면서 시작했다. 펠라지아 콜로투로스에게 영감을 준 것은 창립자인 르네 라코스테(René Lacoste). 1927년 데이비스 컵에서 우승한 르네 라코스테의 이야기, ‘1927의 승리(Victory of 1927)’를 테마로 클래식한 테니스 웨어 요소를 매력적으로 재해석했다. 피케셔츠는 슬림핏과 오버핏으로 모두 선보이며 전통적인 테니스 스커트부터 실크 스커트까지 다양한 룩에 믹스 매치됐다. 브이넥 니트는 드레시한 화이트 원피스로 흥미롭게 해석했고, 테니스 스커트는 와이드 팬츠 위에 입어서 중성적으로 연출했다. 테니스 플레이어뿐 아니라 심판들이 입는 블레이저가 블랙, 베이지 컬러로 선보이며 클래식한 분위기를 더했다. 커다란 악어 로고를 새긴 트레이닝 셋업은 롤랑 가로스 센터 코트처럼 붉은 흙빛으로 선보였고, 롤랑 가로스의 또 하나의 상징적인 컬러인 그린도 곳곳에 포인트 컬러로 사용됐다. 모든 룩에는 컬러풀한 악어 패턴의 실크 스카프를 아낌없이 매치해서 고전적인 멋을 더했다.

파리 패션위크의 마지막 날을 장식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탁월한 장소 선택이었고, 아디다스와 노스페이스 출신의 펠라지아 콜로투로스가 펼쳐나갈 라코스테의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감을 충분히 품게 했다.

영상
Courtesy of Laco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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