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빌에서 사랑에 빠질 준비가 됐나요, 24 FW 샤넬 컬렉션

명수진

CHANEL 2024 F/W 컬렉션

포토그래퍼 이누즈와 비누드(Ines & Vinoodh)가 디렉팅하고 페넬로페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은 흑백 패션 필름이 티저로 공개됐다. 이는 끌로드 를르슈(Claude Lelouch)가 1979년에 만든 고전 멜로 <남과 여(A Man And A Woman)>를 오마주한 것. 샤넬은 패션 필름을 통해 질문했다. ‘도빌에서 사랑에 빠질 준비가 되셨나요?’

파리 패션위크의 마지막 날, 샤넬 컬렉션이 늘 열리는 그랑 팔레 에메르(Grand Palais Éphémère)는 가브리엘 샤넬에게 영감을 준 프랑스의 해변 마을 도빌(Deauville)처럼 꾸며졌다. 가브리엘 샤넬은 1912년 도빌에 모자 가게를 오픈했고 점차 품목을 확장해갔다. 샤넬 최초의 부티크의 탄생! 당시 여자들은 해변을 산책할 때에도 불편한 코르셋과 드레스를 입었는데, 샤넬은 부드러운 니트 롱 카디건과 파자마 팬츠를 판매하며 여성 패션에 급진적인 변화를 가져올 시동을 걸고 있었다. 샤넬의 아티스틱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는 ‘다양한 소재, 색상, 볼륨을 갖춘 따뜻한 컬렉션이다’라며, ‘가브리엘 샤넬의 운명을 바꾼 도빌에 경의를 표하고 그 감정을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도빌의 해변 풍경이 무대 중앙의 스크린으로 펼쳐지고, 파스텔컬러의 플로피 해트(Floppy Hat)를 쓴 모델들은 러프한 나무 데크 런웨이 위로 마치 프랑스 해안 마을의 산책로를 걷는 것처럼 런웨이를 펼쳤다. 시각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빌 하늘의 은은한 블루 색상에 브라운 및 골드 라메를 더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고혹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도빌 하늘의 석양의 색상인 머스터드 옐로, 셔벗 오렌지, 라이트 핑크 컬러가 바다를 닮은 네이비 컬러와 섞이고,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도빌 해변의 풍경은 프린트로도 등장했다. 휴양지 분위기를 내는 여유 있는 트위트 슈트, 니트 셋업, 실크 원피스, 파자마 등이 선보였다. 당시 여성들에게는 허용되지 않았던 스포츠 웨어와 남성복을 대담하게 즐겨 입으며 도빌 생활을 즐겼던 코코 샤넬의 철학에 따라 매니시한 아이템이 더해졌다. 레드 브라운 컬러의 무스탕 재킷, 청키한 스웨터, 와이드 래그 큐로트, 피 코트, 그리고 트위드로 만든 뉴스보이 캡은 모두 중성적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샤넬 투톤 펌프스 디자인을 응용한 사이하이 부츠, 샤넬 로고가 새겨진 헤어 리본 장식과 카멜리아 핀, 대담하게 레이어링한 커스텀 주얼리가 샤넬 특유의 분위기를 냈다. 매력적인 클래식 2.55 핸드백, 더블 C 로고 백 등 무려 73개의 퀼팅 핸드백을 선보인 것도 샤넬 팬들에게는 선물 같은 서프라이즈가 되었을 것!

영상
Courtesy of 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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