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바젤 홍콩 다이어리

전여울

아트 바젤 홍콩의 귀환을 진정한 의미의 ‘웰컴백’이라 부를 수 있을까?

‘풀 스케일’은 단연 제11회 아트 바젤 홍콩을 설명하는 키워드다.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복귀한 아트 바젤 홍콩은
최근 몇 해간 고전을 치른 홍콩 아트 신이 다시금 부활하는 데 불씨를 지필 중요한 모멘텀이었다. 아트 바젤 홍콩의 귀환을 진정한 의미의 ‘웰컴백’이라 부를 수 있을까? 지난 3월 마지막 한 주, 홍콩을 종횡으로 누비며 지금의 홍콩 아트 신을 채집했다. 아트 바젤이 쏘아 올린 2024 홍콩 아트 위크의 현장으로, 이제 들어갈 차례다.

홍콩 도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던 올해 아트 바젤 홍콩의 현수막.

풀 스케일 VS 슬로 다운

3월의 홍콩은 들끓고 있었다. 한낮 31.5℃의 이상 고온. 1884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3월을 통과하고 있을 때, 땀에 흠뻑 젖은 채로 집어 든 지도에는 이달 홍콩에서 열리는 아트 이벤트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1번 아트 바젤 홍콩으로 시작해 126번(!) 데이비드 즈워너 홍콩 전시로 끝나는 기나긴 리스트. 웬만한 체력으로 중무장해도 채 소화 못할 방대한 양의 아트 퍼레이드를 보고 있자니, 올해 아트 위크에 거는 홍콩의 야심이 느껴졌다.

오랜 시간 아시아의 아트 수도로 군림해온 홍콩에 2024년은 중요한 해다. 코로나19, 중국 관련 정치 사회적 변화의 폭풍을 지나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며 나서는 2024년. 지난 2~3년 사이 한국의 ‘프리즈 서울’, 싱가포르의 ‘아트 SG’, 일본의 ‘도쿄 겐다이’ 같은 막강한 신흥 경쟁자도 등장한 상황이기에, 올해는 어떤 의미에서는 홍콩 아트 신의 앞날이 좌우되는 해나 다름없다. 제11회 에디션으로 돌아온 아트 바젤 홍콩이 대대적으로 강조한 키워드도 다름 아닌 ‘풀 스케일’이다. 규모 면에서, 올해 아트 바젤 홍콩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벽히 회복했다. 40개 국가의 242개 갤러리가 참여하며 전년 대비 참가 수가 37% 증가했고, 아트 바젤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자 비엔날레급의 대형 설치작을 전시하는 ‘인카운터스’ 섹터는 크게 확장해 2013년 시작 이래 가장 많은 16개 작품이 페어장을 밝혔다.

아트 바젤 홍콩의 ‘웰컴백’에 맞장구치기라도 하듯, 홍콩의 갤러리 클러스터도 쉼 없이 확장 중이었다. 올해 1월 스위스 기반의 메가 갤러리 하우저앤워스는 홍콩 최대 중심가 퀸즈로드에 신규 갤러리 공간을 열었고, 세계적 옥션 하우스크리스티는 오는 9월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더헨더슨’ 빌딩으로 아시아 태평양 본사를 확장 이전한다. 서구룡문화지구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3월 24일 ‘홍콩 국제 문화 서밋 2024’를 론칭하기도 했다. ‘옛 홍콩은 끝났다’는 말을 ‘역시 홍콩은 홍콩’으로 뒤바꿀 준비는, 완벽히 끝난 듯 보였다.

조현화랑 부스에서 작품을 살피는 관람객.

하지만 3월 26일, VIP 프리뷰 데이. 올해 페어의 세일즈가 판가름나는 결정적 하루, 기대와는 달리 그 첫인상은 ‘한산함’이었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페어장에서 단 1시간 만에 혼이 쏙 빠지곤 했던 경험이, 올해는 없었다. 판매된 그림을 황급히 교체하거나 큰손 컬렉터를 응대하며 인벤토리를 뒤적이느라 바쁜 갤러리스트들의 모습도 어쩐지 그 종적을 감췄다. 의자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던 한국의 갤러리스트 A는 에디터를 발견하곤 말했다. “확실히 작년 같은 분위기는 아니에요. 작년엔 정신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엔데믹 직후여서인지 컬렉터들이 구매에 열을 올렸어요. ‘그래도 홍콩이구나, 다시 돌아오나 보다’ 싶었는데 웬걸요. 차라리 올해 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트 SG가 팬데믹 전의 홍콩과 분위기가 비슷했어요. 작년까지 버티던 홍콩의 유러피언들, 특히 파이낸스에 종사하는 슈퍼 리치들이 올해 싱가포르로 모두 이주한 분위기였거든요. 올해 홍콩은 보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없네요.”

홍콩 도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던 올해 아트 바젤 홍콩의 현수막.

올해 한국의 중견 작가를 대거 소개하는 모 갤러리의 PR 담당자 B도 말을 거들었다. “세일즈가 미묘해요. 평소 갤러리 프로그램대로 작품을 갖고 오면 죽 쑤고, 중국인 컬렉터의 입맛에 맞게 가져와야 그나마 선방하는 분위기예요. 구매에 신중한 분위기가 깔려 있어요. ‘결정을 빨리해야겠다’는 긴장감이 확 줄었죠. 굉장히 ‘셀렉티브’해졌어요. 예전엔 ‘여기부터 저기까지’ 다 샀다면 이젠 작품 퀄리티가 9~10은 돼야 사는 분위기예요.” 실제 올해 아트 바젤 홍콩의 주목할 만한 세일즈는 하우저앤워스가 900만 달러(약 124억원)에 판매한 빌렘 데 쿠닝의 ‘Untitled III’(1986)와 850만 달러(약 117억)에 판매한 필립 거스턴의 ‘The Desire’(1978)정도로, 이번 페어에서 7자리 가격으로 팔린 몇 안 되는 작품이자 하우저앤워스의 쓸쓸한 독주를 보여주는 증거다.

‘풀 스케일’이 대대적으로 강조된 예고편과 달리 ‘슬로 다운’이란 말로 정리할 수밖에 없는 본편이 상영된 이유에 대해 A와 B는 입을 모아 말했다. “결국엔 차이나 포비아 때문이죠. 페어장에서 항상 만나는 영미, 유럽권 손님들이 있어요. 그런데 올해는 정말 눈에 띄지 않아요. 분명 작년 페어에 왔고, 올해 싱가포르의 아트 SG에서도 만났거든요. 몇 안 되게 입국한 손님들은 올해 이미그레이션 절차가 유독 까다로웠다고 하더라고요. 마치 냉전 때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하는 분도 있어요.” 실제 페어 오픈 3일 전인 3월 23일, 홍콩 정부는 반정부 행위의 처벌을 강화한 새로운 국가보안법을 시행했다. 이를 의식해 아트 바젤 홍콩의 디렉터 안젤레 시양 르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보안법이 올해 페어, 나아가 홍콩 아트 신에 미칠 영향에 대해 딱 잘라 ‘No’라 선언했지만, 판매 실적이나 페어장을 찾은 갤러리스트와 컬렉터들 사이의 분위기는 예년과 사뭇 달랐다. “몇 년째 홍콩에 오고 있지만 올해만큼 중국의 입김이 세지고 있음을 느낀 해는 처음이에요. 사실 올해 뮤지엄 프로그램들도 실망스럽지 않나요? 작년처럼 스타 작가를 내세울 수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 뮤지엄도 이번 아트 위크를 손꼽아 기다렸을 텐데, 참 안타깝죠.” 페어장 입구에서 만난 갤러리스트 C는 담배 연기를 날리며 말했다. 체급은 완벽히 돌아왔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긴 2024 홍콩 아트 위크. 아시아의 미술 허브로 통한 홍콩은 그 자리를 사수해낼 수 있을까? 우연히 한 파티장에서 만난 컬렉터 D는 이런 의미심장한 말을 전했다. “사실 아트에서 제일 중요한 건 ‘자유’잖아요. 그런데 센서십이 가해지는 상황이란 말이죠. 이것보다 더 큰 마이너스는 없지 않을까요? ”

파트리시아 페레즈 에우스타키오의 인카운터스 섹터 출품작.

아트 바젤 홍콩을 달군 K-아트

최근 2~3년 사이 눈에 띄게 성장한 K-아트, 올해 아트 바젤 홍콩에서도 그 힘찬 퍼레이드는 계속됐다. 이번 에디션에서 가장 많은 카메라 세례를 받은 ‘올해의 포토 스폿’은 단연 양혜규가 ‘우발적 서식지’를 주제로 펼친 인카운터스 섹터 전시다. 라탄과 짚풀 공예로 직조한 조각군과 그 위 공중에 아이 레벨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로 제작된 이무기 형상의 작업 ‘중간 유형 – 서리 맞은 다산의 오발 이무기’(2020), 금속 방울 작업 ‘소리 나는 우주 동아줄 – 십이각 금 반듯 엮기’(2022)가 드리운 풍경은 그 자체로 스펙터클을 만들어냈다. 이들이 페어장 1B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눈에 띄는, 명당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도 어쩐지 의미심장했던 대목. ‘페어엔 어김없이 단색화, 단색화엔 어김없이 박서보’라는 룰을 깨고 포스트 단색화 그룹의 작가 남춘모, 김택상, 김춘수, 김근태, 이진우의 작업을 대거 소개한 리안갤러리의 부스도 돋보였다. 단색화 이후 한국의 추상미술이 어떤 지형도를 그리며 나아가고 있는지를 세계 무대에 제시하려는 제스처엔 마땅히 박수를 돌리고 싶다.

홍콩의 역사적 건물 ‘프린지 클럽’에서 개최된 제1회 서퍼 클럽.
리만머핀 부스를 밝힌 성능경의 ‘Smoking – contact print’(1976).
포스트 단색화 그룹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선보인 리안갤러리 부스.

오는 9월 영국 테이트 모던의 현대 커미션 작가로 초대되며 아니쉬 카푸어, 올라퍼 엘리아슨 등에 뒤이어 35m 높이의 터빈홀을 장식하는 이미래는 티나킴 갤러리 부스를 밝혔다. 현재 미국 뉴욕에 이어 LA를 순회하고 있는 그룹 전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의 참여 작가로, 해외 아트 신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는 성능경의 사진 연작도 리만머핀 부스에 소개되며 페어 첫날 그 주인을 찾았다. 작년 화이트큐브 서울 개관 전에 참여한 유일한 한국인 작가 이진주의 작품도 아라리오 부스를
밝혔는데, 이는 오는 10월 예정된 상하이 유즈 미술관에서의 개인전을 위한 근사한 맛보기처럼도 다가왔다.

새벽 1시까지 문 엽니다, 서퍼 클럽

“바젤 보고 기 빨렸으면 여기로 와.” 아트 바젤 홍콩의 프리뷰 데이가 막을 내릴 즈음, 아이폰 건강 앱은 오늘 하루 2만 보를 훌쩍 넘게 걸었음을 친히 알려줬다. 페어장 근처 국수집에서 완탕을 꾸역꾸역 넘기고 있을 때, 글로벌 아트 플랫폼에서 근무하는 A에게서 카톡이 왔다. A가 있는 곳은 올해 첫선을 보인 신생 아트 페어 ‘서퍼 클럽 (Supper Club)’이었다. 주소를 받아 야심한 밤 도착한 곳은 ‘프린지 클럽’. 영국 식민시대 지어진 붉은 벽돌 건물은 오늘날 비영리 예술 공간으로 운영되는데, 제1회 서퍼 클럽의 둥지로 낙점된 이곳은 어쩐지 매끈한 타워들이 줄지어 선 센트럴 지구에서 낯선 이방인처럼도 보였다. 원 프리 드링크가 딸린 입장권을 구매한 후, 재즈 클럽 혹은 살롱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페어장 안으로 들어섰다.

홍콩의 역사적 건물 ‘프린지 클럽’에서 개최된 제1회 서퍼 클럽.

공간에 유유히 흐르는 펑키한 음악을 들으며, 호화스러운 샴페인 대신 맥주를 홀짝이며 관람하는 페어가 있다면 그게 바로 서퍼 클럽이다. 오후 4시부터 새벽 1시까지 다소 파격적인 운영시간을 내건 이 페어에는 ‘안티 아트 바젤’이란 별명이 따라붙는다. 홍콩 기반의 갤러리 ‘더 숍하우스’의 대표 알렉스 챈 등 3명의 창립 멤버가 론칭한 서퍼 클럽은 기존 아트 페어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꾸고자 하는 바람에서 시작됐다. 갤러리 부스비는 3만 홍콩 달러(약 500만원으로 아트 바젤 홍콩의 신생 갤러리 섹션 부스비의 약 1/3 수준이다), 갤러리는 100x100cm 크기의 작품 단 3점을 전시할 수 있다. 나아가 갤러리별로 부스를 나눠 전시하는 방식이 아닌 여러 갤러리의 작품이 섞여 군데군데 흩어져 있고, 작품 아래 QR 코드를 스캔해 가격
및 구입을 문의하는 방식을 택한다. 올해 국내의 갤러리 실린더, P21, 갤러리2 등을 포함한 20개 이상의 갤러리가 참여했는데, 그 면면을 보면 확실히 ‘영’한 갤러리가 초대됐음도 알 수 있다.

막대한 시간, 돈, 인력을 소모하는 기존의 대형 아트 페어가 예술품 거래에 최대 방점을 둔다면, 서퍼 클럽이 시도하려는 것은 판매도 판매지만 그보다 진정으로 예술을 즐기고 향유하는 분위기 그 자체다. 예술을 중심으로 어울리고, 발견하고, 채팅하는 과정. 새하얀 부스가 성냥갑처럼 늘어선 아트 바젤 페어장에서 한 걸음 건너마다 억 소리 나는 작품을 마주할 때, 공작새처럼 차려입은 이들이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하는 것을 볼 때, 한 명의 관객으로서 현대미술 현장에 참여하고 있다고 느낀 때가 있었을까? 돌이켜보면, 아니다. 느슨한 규칙, 적극적인 참가자와 방문자가 있는 이 페어에선 이상하게 미술과 ‘나’ 사이의 거리가 무척이나 가까워짐을 느꼈다. 서퍼 클럽은 실은 모두가 절박하게 찾고 있던 어떤 ‘대안’이 아니었을까?

옥션 하우스만의 뷰파인더

아트 위크라는 대목을 앞두고는 옥션 하우스도 분주해진다. 옥션 하우스의 달력상 3월은 메인 경매 사이에 낀 미드 시즌이지만 전 세계에서 수많은 컬렉터가 홍콩으로 모여드는 이때야말로 각 하우스마다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들 타이밍이다. 크리스티 옥션은 2019년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가 전속 계약한 최초의 중국인 예술가인 리우예(Liu Ye)의 논세일 전시를 진행했다. 리우예는 몇 해 전부터 세컨더리 마켓에서 가장 뜨겁게 호명되는 작가 중 하나로, 2021년 폴리 옥션에서 작품 ‘Bamboo Bamboo Broadway’(2011–12)가 12,587,120달러(약 172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리우예는 1964년생의 중견 작가임
에도 지금껏 작업한 전체 그림의 수가 300여 점에 못 미친다는 희소성 덕분에(?) 화제의 중심에 있는 이름이기도 하다. 작가의 스타성도 스타성이지만 크리스티가 이번 전시의 장소로 택한 곳이 홍콩의 초호화 아파트 ‘하이 피크(High Peak)’였다는 점도 눈에 띈다. 부동산 디벨로퍼와 협업해 화이트큐브가 아닌 거주지에서 작품을 소개한 이번 전시는 ‘우리 집에 걸면 어떨까’라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만드는, 그야말로 옥션 하우스가 제시할 수 있는 전시다웠다.

아트 위크 기간, 중국인 화가 리우 예의 논세일 전시를 진행한 크리스티 옥션.

한편 필립스 옥션이 진행한 ‘뉴 나우’ 경매 프리뷰 전시도 빠질 수 없다. 20~21세기 근현대미술, 특히 현대미술에 강점을 쥐고 있는 하우스답게 살보, 미스터, 팀랩 등 지금 아트 마켓에서 무섭게 몸값이 오르고 있는 신진 작가를 대거 소개했다. ‘넥스트 핫’을 살피려면 ‘뉴 나우’ 경매의 1번부터 5번까지의 랏(Lot)을 살피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 아트 위크 기간 동안, 옥션 하우스의 전시를 꼭 관람해볼 것. 프라이머리 마켓과 다르게 스피디하고 호방한 매력으로 무장한 세컨더리 마켓의 세계는 예술을 바라보는 또 다른 눈을 뜨게 만들어줄 것이다.

필립스 옥션 ‘뉴 나우’ 경매 프리뷰 전시에서 마주한 미스터의 ‘Untitled’(2020).
뉴 나우’ 경매에 출품된 살보의 ‘Agosto’(2009).
데이비즈 즈워너 홍콩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사진가 볼프강 틸만스.

누가 누가 잘했나

3월은 홍콩의 갤러리들이 일 년 중 가장 힘주어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뽐내며 나서는 때다. 우선 올해 아트러버들 사이 ‘재밌다’는 말을 가장 많이 끌어낸 전시는 단연 가고시안의 .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앤디 워홀의 작품과 그의 동시대 혹은 후대 예술가들의 작품을 병치해, 불멸하는 것처럼 보이는 워홀의 문화적 영향을 고찰했다. 전시장 입구, 앤디 워홀이 그린 마오쩌둥의 대형 사이즈 초상화 ‘Mao’가 가장 먼저 관람객을 반긴 것은 어쩐지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는 후문. 한편 데이비드 즈워너는 사진가 볼프강 틸만스의 개인전 를 개최했다. 3월 25일, 미디어 프리뷰 현장은 작가 본인은 물론 갤러리 오너 데이비드 즈워너까지 등판했다. 천체 현상에 대한 오랜 관심에서 출발한작품부터 틸만스를 대표하는 초상 작업까지, 전시장을 둘러본 이들 사이에선 ‘역시는 역시’란 말이 터져 나왔다. 시각적으로도 물론, 개념적으로 가장 큰 희열을 안겨준 전시는 하우저앤워스에서 펼친 글렌 라이곤의 개인전 이다. 텍스트 기반의 회화 작업으로 유명한 미국의 개념미술가 글렌 라이곤은 이번 전시에서 정체성 정치를 다루는 오랜 연작 ‘Stranger’부터 흰 젯소를 사용해 더 추상적으로 변화한 신작 ‘Static’ 연작을 선보였다.

하우저앤워스 홍콩에서 만날 수 있는 글렌 라이곤의 S‘ tatic #8’(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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