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세자비들의 불꽃 튀는 패션 배틀 10선

황기애

영국 왕실의 맏 며느리와 둘째 며느리, 그녀들의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10가지 패션 모멘트

지난 2020년 결혼 2년만에 영국 왕실을 박차고 나간 해리 왕자와 메건 왕자비. 하지만 세상 여느 가족이 그렇듯, 칼로 무 자르듯 깔끔하게 정리될 수는 없는 법이죠. 더욱이 최근 해리 왕자가 자서전을 통해 영국 왕실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면서 윌리엄 왕세자, 케이트 왕세자비와의 관계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스스럼없이 목소리를 높이고 스스로 왕실을 떠난 것, 한때나마 왕실에 새로운 로열 룩을 제시할 것이란 기대를 안았던 메건 마클은 다이애나비를 떠올리게 하며 대중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왕실 탈퇴와 그 이후 행보로 인해 영국인들에게 크게 환영을 받지 못하는 게 현실.

반면 수없이 많은 스캔들 속에서 윌리엄과 대학시절부터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오랜 시간에 걸쳐 대중들에게 왕세자비로 인정을 받은 케이트 미들턴. 로열 며느리라는 타이틀 속에서 처해진 상황이 다르듯 비슷한 듯하지만 전혀 다른 패션 취향을 지닌 케이트와 메건은 각자의 고유한 스타일로 대중에게 어필 중입니다. 해리 왕자의 자서전에 언급되었듯 윌리엄과 해리는 몸으로 싸웠다면 이 왕가의 두 여인은 조용히 패션 스타일로 싸우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6월, 추수감사절 예배가 열린 세인트 폴 대성당엔 완벽한 로열의 모습을 한 두 명의 현대판 신데렐라들이 등장했습니다. 케이트는 크로스 디테일로 허리 라인이 강조된 라이트 옐로우 컬러의 A라인 드레스와 아플리케 플라워가 달린 헤드 기어를 착용해 로열 패션의 정석을 선보였죠. 메건은 머리부터 발끝, 장갑까지 옥스포드 화이트 컬러로 통일했고요. 빅 칼라와 벨트가 달린 미니멀한 디자인의 코트형식 드레스를 입고 리본 장식의 유려한 곡선이 돋보이는 모자로 모던하면서도 우아한 룩을 완성했습니다.

메건이 왕실의 일원으로 보낸 짧은 시간 기간 동안 최고의 룩을 뽑자면 아마 이 초록 새틴 드레스 룩이 아닐까요? 2020년 왕실 행사에 입고 등장했던 케이프가 달린 드레스와 베레모 스타일링은 한때 다이애나비를 이을 로열 패션 아이콘으로 불리었던 명성을 증명합니다. 2022년 패션 행사에서 케이트 미들턴도 소매에 리본이 달린 그린톤의 벨트 장식 드레스를 입었지만 슈즈와 클러치까지 일부터 깔맞춤한 스타일링이 조금 촌스러워 보이기도 하네요.

왕가의 여인들이 카멜 코트를 입는 법은 ‘브라운 계열의 컬러로 통일할 것, 하지만 톤과 소재는 다르게’ 라는 공식이 있는 걸까요? 먼저 메건은 짙은 밤색의 새틴 스커트에 얇은 니트 톱, 그리고 같은 펌프스 힐을 매치했군요. 케이트는 비슷한 컬러의 톤 다운된 니트 드레스에 브라운 벨트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여기에 같은 톤의 백과 펌프스 힐을 매치해 클래식한 카멜 컬러 스타일링의 정수를 선보였네요.

블루 컬러로 패밀리 룩 스타일링하기. 작년 부활절 행사에 참석한 윌리엄 왕세자 가족의 모습은 그야말로 대중들이 왕실에 바라는 아름다운 한 장면이었습니다. 허리 라인이 강조된 하늘색 코트 드레스를 입은 케이트와 블루 셔츠를 입은 조지 왕자와 윌리엄 왕세자, 그리고 엄마의 코트와 같은 컬러 패턴의 드레스와 스타킹을 신은 샬롯 공주, 가족 사진을 찍는 다면 참고할 만한 패밀리 룩이죠. 반면 좀 더 심플하고 모던한 스타일의 블루 커플 룩을 선보인 메건과 해리 왕자. 미니멀한 디자인의 드레스를 입은 메건과 네이비 컬러 수트를 입고 블루 타이를 맨 해리 왕자의 모습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지 않나요?

로열 며느리들의 청바지 패션도 각자 스타일에 따라 그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날씬한 허리를 강조하길 좋아하는 케이트는 허리 라인이 들어간 블레이저와 화이트 스니커즈를 매치했죠. 트렌디한 룩을 즐겨 입는 메건은 트위드 소재의 짧은 블랙 재킷에 투 톤 발레 슈즈를 매치해 캐주얼하지만 여성스러운 룩을 연출했네요.

어깨를 덮는 케이프를 활용하길 좋아하는 메건은 트레인이 달린 새빨간 롱 드레스에 백과 슈즈 모두 레드로 통일했습니다. 강렬한 컬러일수록 패턴과 장식이 배제된 심플한 디자인을 고르는 게 그녀의 노하우. 반면 케이트는 러플과 화려한 비딩이 들어간 마젠타 컬러 드레스로 영국 왕실에서의 화려한 존재감을 알렸군요.

시퀸 드레스의 퀸들이 탄생했습니다. 케이트가 입은 짙은 초록의 시퀸 드레스는 풍성한 컬 헤어 스타일과 어우러져 마치 오래전 헐리우드 여배우 같은 포스를 풍겼죠. 메건은 임신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찔한 힐과 트임이 있는 네이비 컬러의 시퀸 드레스로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뽐냈습니다.

내추럴한 셔츠 드레스에 에스파드류 슈즈로 캐주얼한 홀리데이 룩을 완성한 메건과 페미닌한 블라우스 셔츠 디자인의 드레스로 가든 파티에 등장한 케이트. 왕세자빈의 위엄을 받쳐주듯 실크 단추가 촘촘히 장식된 주름 드레스로 우아함의 극치를 선보였네요.

화려한 튤 드레스를 선택할 때도 그녀들의 취향은 확실히 반영됩니다. 메건은 배우가 지닌 다양성을 대변하듯 새가 살아가는 형태의 독특한 디자인의 블랙 앤 화이트 드레스를, 고전적인 스타일을 선호하는 케이트는 과하지 않는 오프 라인 숄더에 프린세스 라인의 초록 드레스를 골랐네요.

미니멀, 화이트, 오프 숄더 그리고 슬릿이 들어간 스커트. 메건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스타일링 요소들이죠. 자신의 체형의 단점과 장점을 잘 파악할 줄 아는 그녀는 여배우가 지닌 스타일리시함과 왕자비가 지녀야할 우아함을 잘 섞을 줄 아는 영리한 룩을 선보였네요. 케이트는 화이트 컬러의 오프 숄더 라인이 돋보이는 블랙 롱 드레스로 메건의 오프 숄더 드레스에 맞섰습니다. 늘 그렇듯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간 여성스러운 라인의 드레스는 심플하지만 왕가의 위엄을 세우기엔 적절했던 선택!

사진
Splashnews.com,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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