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의 조용한 럭셔리는 잊으세요. 올여름엔 싱그러운 컬러 셔츠가 답입니다.
아무리 깨끗하고 쿨한 화이트 톱이라 한들, 일주일 내내 반복되는 무지티의 향연은 어딘지 모르게 우리의 매일을 심심하게 가둬버리기 일쑤죠. 이 끈적하고 단조로운 계절에 화이트 티셔츠만큼이나 자주, 어쩌면 더 과감하게 꺼내 들어야 할 구원투수가 바로 ‘컬러 셔츠’입니다. 셔츠가 주는 단정하고 깔끔한 느낌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쨍한 빨간색이나 고운 파스텔색 하나로 단숨에 매일 똑같던 옷차림을 특별하게 바꾸어 주니까요.

빨간색은 참 예쁘지만, 막상 입으려면 튈까 봐 걱정되곤 합니다. 그럴 땐 이 쉬운 조합을 따라 해보세요. 쨍한 빨간색 커다란 셔츠 아래에 아주 깔끔한 검은색 쇼츠를 입어주는 겁니다. 단추는 위에서부터 시원하게 풀어서 목선을 드러내고, 소매는 툭툭 접어 올려 팔목에 굵은 은색 뱅글을 더해보세요. 그리고 쪼리나 플랫슈즈를 신어주면 트렌디하고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답니다.

솜사탕 같은 핑크 셔츠도 우리가 이번 여름에 꼭 입어야 할 컬러 셔츠 범주 안에 속합니다. 다만 늘 입던 익숙한 바지 말고, 전혀 다른 컬러와 함께해보는 것을 추천해요. 이 사진처럼 레드 컬러로 쨍하게 말이에요. 바지에 레드 컬러가 들어가서 답답해 보이지 않을까 라는 염려가 무색하게, 오히려 바캉스 룩과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듭니다. 보색 같은 컬러 조합법이 오히려 더 시원해 보이는 효과를 주는 거죠. 심지어 스타일리시하고 색을 잘 쓰는 멋쟁이가 된 것 같고요. 주의할 점은 너무 신경 쓴 티를 내지 않는 것입니다. 이미 색 자체가 ‘꾸꾸’라, 셔츠 밑단은 바지 밖으로 꺼내어 나른하게 연출하고 캡 모자를 써서 캐주얼하게 눌러준다든지 에코백으로 이지하게 마무리해야 이 핑크 셔츠의 쿨한 멋이 제대로 살아납니다.


가끔은 내 기분만으로 옷을 입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이 보색 컬러로 점철된 룩처럼요. 파스텔 그린빛의 셔츠에 보라색 미니스커트를 매치한 대담함은 보는 것만으로도 대리만족을 줍니다. 여기에 뜬금없이 더해진 새빨간 손뜨개 크로셰 카라가 신의 한 수죠. 단정하기만 한 연두색 셔츠 깃 위로 키치한 포인트를 얹어주니, 아주 위트 있고 힙한 서머 룩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습니다.

여름의 단짝인 파란색과 하늘색 셔츠는 셔츠의 핏과 길이감을 활용할 때 그 청량함이 배가됩니다. 우리가 자주 입는 기본 파란색 셔츠에 와이드 청바지를 매치할 때는, 허리춤에 또 다른 하늘색 셔츠를 무심하게 묶어보세요. 셔츠 위에 또 하나의 셔츠를 비대칭으로 둘러주면 골반과 엉덩이 라인을 자연스럽게 가려주어 체형이 커버되는 것은 물론, 단조롭던 데님 패션에 쿨한 재미가 더해집니다. 그리고 커다란 가방을 메주면 아주 편안하면서도 멋스러운 스타일이 되죠.


하늘색 셔츠로 특별하고 화려한 무드를 낼 수도 있습니다. 힘 있는 소재의 연한 하늘색 셔츠와 스팽글 미니스커트를 입는 겁니다. 스커트가 화려하게 반짝이는 대신, 상의가 단정하고 중성적인 하늘색 셔츠라 전체적인 밸런스가 딱 맞네요. 이때 신발또한 셔츠와 같은 연하늘색 슈즈로 맞춰 신어보세요. 물 섞인 톤이라 깔맞춤을 해도 유치스럽지 않고 되려 고급스러움도 느껴지거든요. 너무 과하다 싶을 땐, 가방을 무채색 계열로 들어주면 좋습니다.

조금 더 차분하고 지적인 느낌을 원한다면 단추를 다 채우고 외투처럼 걸치듯 입어보세요. 상체를 푹 덮는 오버사이즈 셔츠에 밑단에 레이스가 트리밍된 부드러운 검은색 실크 슬립 스커트를 매치하는 겁니다. 털털한 상의와 하의의 여성스러운 레이스 디테일이 믹스되어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내죠. 그리고 발끝에 포인트를 줘보세요. 양말 하나 무심한 듯하지만 절대 대충 입지 않은, 완성도 높은 여름 셔츠 룩을 완성해 줍니다.
- 사진
- 각 Instagra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