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재벌집 멋진 아들 3인

우영현

사장님, 본부장님… 계급장 떼고 봐도 멋진 남주들

킹더랜드

이름대로 됐다. 드라마 <킹더랜드>가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TV 부문 1위를 찍었다. 가장 높은 자리에 등극한 것이다. ‘칠성급스위트 로맨스’를 표방한 드라마는 이름에서부터 럭셔리 기운이 감도는 ‘킹호텔’을 무대로, 호텔 본부장과 호텔리어의 알콩달콩사내 연애를 그린다. 뻔한 서사와 클리셰 범벅에도 불구하고 <킹더랜드>가 이런 귀한 대접을 받는 데는 이준호와 임윤아의 지분이 워낙 크다.

특히 이준호가 연기하는 구원은 클래식한 로코물 남주의 전형이다. 반듯하게 다 가졌지만 인간적인 면모에 구멍이 깊게 파였다.킹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킹호텔의 본부장인 구원은 타고난 기품과 매력, 명석함이 충만하지만 웃음과 연애 세포를 빼먹은 냉미남이다. 금융 치료로도 어찌할 수 없는 결핍을 채워주는 건 역시나 사랑이다. 호텔리어 천사랑의 눈부신 미소 때문에 구원의 완고했던 까칠함이 무너진다. 그런 와중에 손님의 갑질에 “직원이 물건이야?”라고 맞서고, 호텔 100주년 행사에 장기 근로 직원들을 챙기는 등 구원은 “싹수 노란 망나니 낙하산”에서 호감형 리더로 각성한다. 이런 본부장이 어디 또 있을까?

“다 아는 맛이 진국이다”. 이준호는 <킹더랜드> 제작발표회에서 이렇게 자신했다. “클리셰처럼 보일 수 있지만 클래식”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준호는 자신의 확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고스란히증명해냈다. 요즘 ‘구원 앓이’라는 소리가 왜 나오는지 <킹더랜드>를 볼 때마다 알겠다.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여기, 호텔 높은 자리에 또 다른 남자가 있다. <이번 생도 잘 부탁해>에서 안보연이 연기한 문서하는 MI호텔 전략기획팀 전무다.사실 MI그룹 회장의 아들로 빼어나고 모난 데 없지만 어린 시절의 사고 탓에 마음의 문을 닫다시피 했다. <이번 생도 잘 부탁해>는 그런 그가 팀원 반지음과 자꾸 부딪치고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끼다 달달한 감정에 치닫는 내용이 골자다. 어디선 본 듯한 얘기가 포개진다.

<이번 생도 잘 부탁해>는 여기서 한 발짝 나아갔다. 전생과 환생의 인연이라는 만화 같은 설정을 얹어 사내 연애 로코물의 전형성을 깼다. 전무님과 팀원이라는 직급 차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반지음이 연애의 주도권을 쥔 것도 특기할 만하다. 그도 그럴 것이 반지음은 인생 19회차로 전생을 죄다 기억한다. 숱한 전생을 겪으며 쌓아 둔 능력치를 총동원해 이전 생에서 자신을 짝사랑한 문서하와 재회한다. 그리고는 당돌하게 고백을 날린다. “저랑 사귀실래요?”

문서하는 자신의 비밀스러운 과거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이상하지만 낯선 여자로 인해 잊고 있던 감정이 되살아난다. 그러면서 진도는 빠르지 않지만 그의 고요했던 내면에 생동과 소란이 일어나고, 무덤덤한 얼굴에는 차츰 감정과 생각이 비친다. 동틀 무렵 컴컴하게 그늘진 하늘에 불그스름한 빛이 천천히 퍼지는 것처럼. 문서하는 화려하거나 요란하지 않지만 그 나름의 은은하고 농밀한매력을 남겼다.

사내맞선

<킹더랜드> 이전에 재벌 후계자의 사내 연애 이야기로 글로벌 인기를 얻은 드라마가 있다. 바로 안효섭과 김세정의 시너지가 만장일치 인정을 받은 <사내맞선>이다. 회사 사장 강태무와 정체를 속이고 그의 맞선 상대가 된 직원 신하리의 오피스 로맨스 안에서,안효섭이 제 것처럼 연기한 강태무는 후광이 비치는 존재다. 외모,재력, 두뇌를 겸비한 재벌 3세 CEO로 노력과 열정까지 갖췄다.그는 임원부터 시작할 거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직원으로 입사해 본인 실력으로 차근차근 사장이 됐다. 이는 잘나도 너무 잘난 자신에 대한 믿음에서 기인한 것일지도 모른다.

강태무의 호기로움과 추진력은 연애에서도 드러난다. 또라이로오해한 신하리가 신선하다고 느낀 그는 예열도 없이 다짜고짜 직진하고 허들을 넘어 사랑을 쟁취한다. 또 한도 없는 카드로 친구들 앞에서 신하리의 기를 팍팍 세워주는가 하면 “돌고래 보는 게 소원”이라는 그녀의 사소한 말도 잊지 않는다. 남몰래 이벤트를 준비한 뒤 “생색 내면 멋 없잖아요”라고 쓱 넘어가는 모습은 또 어떻고. 이리저리 재지 않고 세심하며 때로는 능청스럽고 쿨한 매력까지 갖춘 사장님이라니, 안효섭의 설명처럼 강태무는 “판타지 속에 살 법한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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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스 에디터
우영현
사진
JTBC, tvN,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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