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방방곡곡을 누비는 샤넬 크루즈 컬렉션의 이번 목적지는 모래의 땅, 두바이였다.
모래먼지가 매섭게 날리는 사막 위에서 환상적인 패션쇼가 열렸다. 신기루가 아니다. 동양과 서양이 교차하는 두바이에서 생긴 일이다. 샤넬은 두바이의 한 사막 섬을 2015 크루즈 컬렉션의 무대로 삼았다. 아랍 유목민이 사용하는 베이지 색상의 천막 아래 푹신한 쿠션과 러그가 깔린 쇼장은 2개월에 걸쳐 설치된, 오직 이번 크루스 쇼를 위해 탄생한 공간!
“세상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있는 곳이기에, 나는 이곳이 최고의 패션을 선보이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라거펠트는 특유의 위트를 곁들여가며 두바이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돌이켜보면 지난 5년간 샤넬 크루즈 컬렉션이 열린 장소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다이내믹하다.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남부 프랑스의 휴양 도시인 생 트로페(St. Tropez)와 앙티브(Antibes)에서 열렸는데 크루즈 컬렉션 본연의 의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최적의 도시였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프랑스 역사상 가장 화려한 시대의 기억이 살아 숨쉬고 있는 베르사유 궁전을 쇼 장으로 삼아 탄성을 자아냈다.
이렇게 3년 연속 프랑스에서 크루즈 컬렉션을 치른 샤넬은 2013년, 동방으로 방향키를 돌렸다. 그의 선택은 바로 싱가폴. 샤넬의 크루즈 컬렉션이 아시아에서 열린 건 그 시즌이 처음이었다. 이 당시 과거 군대 막사로 사용되었던 뎀지 힐의 로웬 클러스터가 블랙과 화이트 컬러 블라인드가 달린 갤러리로 다시 태어났다. 과연 샤넬 크루즈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 남국의 무인도 혹은 얼음의 땅, 알래스카가 될까? 매번 허를 찌르는 샤넬 크루즈 컬렉션의 다음 행보가 자못 기대된다.
- 에디터
- 디지털 에디터 / 강혜은(Kang Hye Eun)
- 포토그래퍼
- WWD/MONTROSE
-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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