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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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S/S 시즌, 데뷔 직후 두 번째 컬렉션을 선보인 디자이너들에 대한 더블유 에디터들의 예리한 비평.

Chanel by 버지니 비아르

파리 캉봉 거리의 옥상을 재현한 그랑팔레, 그리고 트위드 소재의 탱크톱과 쇼츠 앙상블은 버지니 비아르 특유의 활동적이고 모던한 여성상을 대변했다. 칼 라거펠트의 판타지도 황홀했지만, 보다 실제적인 여성의 삶을 헤아리는 그녀의 비전에도 박수를! -박연경

라거펠트의 뜬금없고, 황당한 아이디어를 보는 재미는 사라졌지만, 일상에서 입고 싶은 룩은 더 많아졌다. -김신

더 젊고, 경쾌하고, 걸리시한 요조숙녀를 위한 버지니의 샤넬 레이디! 단정한 트위드 슈트와 원피스처럼 입는 더블버튼 재킷, 플리츠 드레스 등 고전 시대의 양갓집 규수를 떠올리게 한다. -이예진

프렌치 특유의 낭만이 가득했고, 리얼 웨이에서 효용 가치를 발휘할 옷은 많아졌다. 다만 로맨틱하고 사랑스러운 여성상 같은 보수적 가치에만 기댄 점은 다소 아쉽다. -이예지

새로운 선장이 된 버지니 비아르가 그리는 로맨틱한 여성상은 나랑은 전혀 상관없어 보였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내 안의 또 다른 취향을 깨닫게 한다. 현실적이고 활동적이면서도 사랑스러운 옷들을 보고 있자니 ‘나도 한번쯤은?’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한달까. -김민지

Lanvin by 브루노 시아렐리

브루노 시아렐리는 곡선미가 깃든 래글런 소매와 모자를 통해 랑방의 아이덴티티를 탐구하고, 천진난만한 카툰 스카프로 새로운 개성을 더했다. 하지만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기 위해선 아직 시간이 필요한 듯. -박연경

구조적인 형태와 노마드 감성, 아티스틱한 면모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 디자이너. 랑방 특유의 코쿤 실루엣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점은 훌륭했다. -김신

지난 시즌에 이어 그녀가 실크 프린트에 매진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체인을 모티프로 한 스커트, 블라우스 등 우아한 드레이프 드레스가 곧 그의 대표작으로 남을지도 모르겠다. -이예진

이비사에서 입을 법한 휴가지 드레스, 카툰을 이용한 장난스러운 시도, 박시하고 트렌디한 실루엣 모두 좋았다. 단, 그의 전 직장 꼬리표를 당분간 떼기는 힘들 듯. -이예지

브루노 시아렐리의 랑방은 한층 더 캐주얼하고 젊다. 여기에 아티스틱한 터치를 더한 접근 방식도 좋지만,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정비하는 데는 조금 더 진화할 시간이 필요한 듯하다. -김민지

Bottega Veneta by 대니얼 리

개더 클러치와 스퀘어토 슈즈로 한 시즌 만에 패션 왕좌에 오른 대니얼 리. 패션 지니어스의 2막은 다시금 보테가 하우스 고유의 인트레치아토 패턴을 재해석한 슈퍼 사이즈 호보백에 집중되었다. 이로써 단순하지만 강렬한 동시대적 룩이 또 한 번 완성. -박연경

글램한 것과 미니멀한 것의 조합, 파스텔 컬러의 멋진 조합, 소재의 믹스까지, 뭐 하나 뺄 것 없이 돋보였다. 지난 시즌 히트 아이템 만두 클러치에 이어, 두툼한 위빙 가죽 샌들과 빅 숄더백이라는 완판 예정 아이템을 또다시 장전하는 영민함까지. -김신

대니얼 리가 만든 통통한 인트레치아토 슈즈, 깊게 파인 U자 형태와 스퀘어 네크라인, 자개를 연상시키는 가죽 스커트, 두꺼운 체인 목걸이.. 내년 봄을 위한 위시리스트 목록. -이예진

2분기 매출에 대한 정확한 집계는 아직 산출된 바 없지만, 그가 올드 셀린의 지지자들을 제대로 흡수했음에 이견을 다는 이는 없을 것이다. 무겁고, 유토피아적이었던 데뷔 컬렉션과 달리, 두 번째 컬렉션은 훨씬 여유로움이 가득했다. 무엇보다 이런 관능적인 옷을 만드는 대니얼 리가 고맙달까. -이예지

누구누구의 브랜드’로 기억되는 하나의 시절, 혹은 세대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몇이나 될까? 대니얼 리는 ‘대니얼 리의 보테가 베네타’라는 사람들이 열광하는 수식어를 두 시즌 만에 만들었다. 첫 컬렉션 후 반신반의했던 이들의 마음이 모두 확신으로 바뀌었을 것. -김민지

Nina Ricci by 러쉬미 보터 & 리시 헤레브룩

극적인 테일러링의 요소를 더하고, 여름 바닷가의 양동이에서 영감을 받은 모자 겸 백으로 실험적인 시도를 한 디자이너 러쉬미 보터와 리시 헤레브룩. 이 대범한 신진 듀오의 활약이 흥미롭다. -박연경

실험적인 디테일과 모던한 형태에 너무 치우쳐 살랑거리는 치맛자락 하나에 마음이 설레게 했던 니나리치 본연의 매력은 잃어가는 건 아닐까? 양동이 모자 같은 시도는 유쾌했다. -김신

가오리 실루엣과 섬세한 주름은 하우스의 아이코닉한 장식으로 활용되어 왔다. 이번 시즌엔 더 크고 풍성한 물결 라인 헴라인과 직접적인 (양동이 형태와 같은) 액세서리로 대담한 시도를 더했다. -이예진

조형적 형태와 부풀린 곡선, 유쾌한 시도가 돋보였던 컬렉션! 다만, 어떤 여성을 위한 옷인지는 의문이 든다. -이예지

극적인 요소를 대거 활용해 볼거리 풍부한 컬렉션을 완성한 디자이너 듀오. 대범한 시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비록 내가 애정했던 니나리치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김민지

패션 에디터
이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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