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생활의 로망을 투영한, 24FW 펜디 컬렉션

명수진

FENDI 2024 F/W 컬렉션

‘도시와 시골의 옷(A Town and Country Look)’. 아티스틱 디렉터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는 전원생활의 영감을 반영한 2024 가을/겨울 펜디 맨즈 컬렉션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번 시즌 펜디 컬렉션에 영감을 준 것은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멋진 스타일 아이콘인 영국의 앤 공주였다. 그리고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 자신도 직접 닭을 키우고 리코타 치즈까지 만드는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는 후문! 왁스를 먹인 필드 재킷, 피셔맨 코트, 헐렁한 웰링턴 부츠 등 전형적 아웃도어 아이템이 펜디 하우스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재해석됐다. 브라운, 그레이, 그린, 카키, 옐로, 블루, 와인 등 뉴트럴 한 컬러 팔레트와 시어링 한 퍼, 양모 부클레, 부드러운 코듀로이 등 풍성한 질감의 소재가 어울려 아웃도어 스타일에 럭셔리한 분위기를 주입했다. 이는 한 시즌의 바람같은 유행에 그치지 않고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입을 수 있는 ‘그랜파 시크(Grandpa Chic)’ 스타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한편으로는 트렌디한 젠더리스 스타일이 더해졌다.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존재해서도 안되는, 코드를 깨는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다’는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의 말처럼 플리츠스커트와 타이즈를 아웃도어 스타일에 믹스 매치했고, 버킷 햇을 비롯해 베레, 트랩퍼, 스냅백까지 다양한 모자와 다채로운 백 컬렉션이 젠더리스 스타일링을 견고하게 덧칠했다. 침구류를 연상시키는 점보 사이즈 클러치, 포춘 쿠키 모양의 귀여운 미니 토트, 시어링 한 양털 소재의 포근한 미니 백 등 매력적인 액세서리도 가세하며, 고요한 시골생활의 평온함과 도시생활의 분주함 사이에 흥미로운 대비를 보여줬다.

바셀라리(Vascellari)와 로코 람피노(Rocco Rampino)의 전자음악 사운드트랙이 강렬함을 더했고, 프랑스의 럭셔리 오디오 브랜드인 드비알레(Devialet)와 협업하여 선보인 휴대용 스피커 백이 눈길을 끌었다.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 자신이 테크노 음악의 팬이기도 하고 또 그녀의 10대 조카를 비롯한 요즘 세대가 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스피커를 가지고 다닌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스피커 백을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영상
Courtesy of FEN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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