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리아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터 뮐리에 인터뷰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하우스 오브 알라이아

2022-04-04T18:03:28+00:002022.04.07|FASHION, 뉴스|

진정한 ‘건축가(Bâtisseur)’였던 아제딘 알라이아, 그리고 그의 하우스를 맡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터 뮐리에(Pieter Mulier)가 펼치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창의적인 대화. 

<W Korea> 만나서 반갑다. 라프 시몬스의 다큐멘터리 <디올 앤 아이>에서 라프의 오른팔이었던 당신을 처음 보고 기억에 무척 남았었다. 라프와 오랜 시간 함께한 당신이 알라이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마치 아는 사람처럼 축하하고 싶었다. 알라이아 하우스의 부름을 받고,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피터 뮐리에(Pieter Mulier) 알라이아는 패션 일을 하기에 독특하고 특별한 곳이다. 내가 이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 말했듯이 “아름다움, 몸매 그리고 성(Sex)”을 저속하지 않게 가장 우아하게 다룰 수 있는 유일한 하우스라고 생각했다. 알라이아가 그려낸 성은 마음과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다. 아름다움이 있는 곳, 그리고 그것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알라이아이고 그 방법을 가장 잘 그려낸 하우스가 알라이아다.

 

어떤 식으로 알라이아를 탐구하기 시작했는지?

알라이아의 아틀리에는 내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기술들을 사용한다. 니트, 너무 유명한 알라이아의 가죽 테크닉, 그리고 데님과 테일러링까지, 그곳의 숙련된 기술자들은 매일 나를 놀라게 했고 경탄하게 했다. 나는 알라이아의 아카이브에 깊이 잠입하여 수많은 밤과 낮을 보내며 탐험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1983년부터 1996년까지의 다양한 전시 작품들, 아제딘 알라이아가 발명한 옷들은 모두 혁명적인 예술품이었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멋지게 입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내가 이곳에서 계속해서 만들고 싶은 것이다. 기나긴 시간의 테스트를 견뎌낼 수 있는 그런 옷들 말이다.

 

‘패션의 경지를 넘어선 예술가 같은 디자이너’로 칭송받던 디자이너의 하우스에서 첫 출발을 한다는 건 무게감이 엄청났을 것 같다. 어떤 신념을 가지고 첫 쇼에 임했는지?

나는 사실 이곳의 모든 것을 바꿀 수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다만 더 많은 오디언스에게 폭넓게 알라이아를 보여주고, 그들이 알라이아의 경이로운 패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당신은 건축을 전공했다. 그 점은 당신이 알라이아 옷을 디자인하는 데 강점으로 작용할 것 같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나와 알라이아는 건축적 접근 방식이 창작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옷을 조각품이라고 생각할 때 건축에서 중시하는 구성감, 선의 순수함을 강조하는 것은 중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몇몇 사람들은 ‘과연 피터 뮐리에가 자신과 정반대 성향이라 할 수 있는 알라이아 하우스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라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 당신을 미니멀리스트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았으니까. 그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는 내가 미니멀리스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념적인 디자인보다는 순수한 형태의 아름다움, 실루엣을 따라가는 선의 여유로움을 좋아한다. 나는 진정한 ‘건축가(bâtisseur)’였던 아제딘과 여러모로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해 보이는 옷이 실제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법이다.

2022 W/S(Winter-Spring) / 2022 S/F(Summer-Fall) 두 번의 쇼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W/S 컬렉션에서는 알라이아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데 성공했다고 느꼈고, 두 번째 쇼에서는 캐츠 슈트와 튜브 드레스, 대담한 플레어를 통해 드라마틱한 요소를 부각시켰다. 첫 쇼와 두 번째 쇼는 어떻게 다르고 어떤 계획이 있었는지?

2022 W/S 컬렉션은 알라이아의 친환경적인 디자인 철학에 대한 헌정으로 볼 수 있다. 조각적인 실루엣으로 신체와 상호작용하는 한편 환경도 챙기는 브랜드 정신을 전달하고 싶었다. S/F 컬렉션의 핵심은 인물, 매체, 시간과 시간 사이의 창의적인 대화이다. 기본적으로 그것은 알라이아의 과거와 미래 사이, 그리고 지금과 그 시간 사이의 공개적이고 지속적인 대화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코드를 식별하고, 아키텍처를 탐구하고, 강박과 예상치 못한 역사를 조사한다.

 

창의적인 사람들이 한곳에 모인 쿠튀르 하우스를 진두지휘할 때 당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인가?

아틀리에의 모든 장인과 소통하는 것은 내가 디올에서 라프와 함께 일하기 시작할 때 배운 것이다. 덕분에 어떤 콘셉트이든 그들의 뛰어난 기량을 통해 온전히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원하는 것을 조금만 설명하면 나머지는 알아서 수행하고 더 낫게 해결할 정도로 창의적이다. 우리의 창의적인 관계와 아틀리에들의 탁월한 기량은 바로 알라이아 쿠튀르의 영혼이라고 할 수 있다.

 

“패션이 아니라 여성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당신의 인터뷰 중 가장 인상적인 구절이다. 어떤 여성이 아름답다고 느끼는지 아름다움에 대한 당신의 관점도 궁금하다.

나는 숙련된 기술자들과 의상을 만드는 장인들로 구성된, 작지만 헌신적인 팀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순수한 형태의 패션을 떠올리게도 하고. 옷 만드는 것을 도와주는 사람을 모른 채 옷을 만드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누가 이 옷을 입고 있는지 모르는 것도 문제이고. 알라이아를 입은 여성은 정적인 예술 작품이 아니라, 사회에서 활동적으로 일하고, 뛰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사람이다. 나는 이렇게 항상 움직이는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여성들에 대한 아이디어를 담은 옷을 만들고 싶다.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하우스 브랜드에 가장 중요한 코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그것을 어떻게 투영시켰는지 궁금하다.

브랜드를 새롭게 맡는다는 것이 단순히 옷을 현대화하는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옷의 신축성을 높여 다양한 몸매에도 잘 어울릴 수 있도록 했다. 보통 사이즈가 최대 44사이즈인데 우리는 46사이즈, 심지어 48사이즈까지 선보인다. 만약 우리가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사랑하고 인정한다면, 현실적으로 모두에게 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나는 성별 구분이 없는 ‘Alaïa All’이라는 라인을 만들고 싶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착용할 수 있고 경계를 넘어서는 보편적인 필수품 같은 것.

최근 당신이 알라이아를 지휘하며 피부로 느낀 작은 변화는 하트 백이었다. 액세서리로 브랜드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춘 것. 의도한 것일까? 하트 백은 새로운 세대가 열광할 만한 포인트였던 것 같다. 브랜드의 무게감도 있으면서, 위트 있고, 사랑스러운!

당신이 언급한 하트 백(Le Coeur)은 3차원으로 조형되어 있다. 알라이아의 아틀리에에서 조립 및 재단된 깔끔하고 미니멀한 형태에 가장 부드러운 가죽으로 제작되었고, 순수한 볼륨감과 형태를 가진 백이다. 이 백은 두 가지 사이즈로 전개되는데, 미니 버전에서는 가방을 보석처럼 목에 걸 수 있는 아이디어를 담았다. 당신이 말했듯 기존의 백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젊은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었고, 그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듯 보인다. 하트 백은 사랑의 절대적 상징을 순수한 형태로 드러낸 것이다.

 

진화하는 알라이아가 멋지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세대가 리스펙하는 브랜드로 부상했달까? 새로운 세대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또 셀러브리티 마케팅도 브랜드에 있어 중요한 시대가 됐는데 그에 대한 당신의 플랜은 무엇인가?

새로운 세대는 패션을 보다 민주적으로 생각한다. 참여도도 높으며, 세상과 더 연결되도록 우리를 밀어붙인다. 그들은 진화와 급진적인 변화를 기대한다. 우리 역시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한다. 로고와 운동복을 판매하여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나는 이러한 새 세대가 우리로 하여금 사치품의 정의를 재고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오래 지속되며 자신의 몸과 지구를 보호하는, 그런 옷을 원한다. 그리고 알라이아는 순수한 형태의 패션과 럭셔리의 정의에 대해 답한다. 최상의 제품을 만들고, 많이 팔지 않는 것.

 

진화하기 위해서는 세상에 대해 열린 시선이 필요하고, 현상을 포착하는 눈이 중요하다. 요즘 세상에 일어나는 일 중 당신이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한 현상은 무엇인가?

나는 예술과 디자인, 음악과 영화, 어린 창작자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창작물에서 영감을 얻는다. 그래서 지난 두 번째 쇼에 TV 쇼 유포리아(Euphoria)의 사운드트랙을 작곡한 구스타브 루드만 람발리(Gustave Rudman Rambali)라는 젊은 작곡가를 초대했다. 그는 두 번째 쇼의 음악을 만들었는데, 컬렉션을 보며 피팅 기간 동안 작곡을 했다. 음악은 친밀함과 창조 과정의 거울이 되며 컬렉션의 밀물과 썰물, 컬렉션의 영혼과 삶을 반영한다.

 

데뷔 쇼를 마치고 당신의 친구인 라프가 어떤 말을 해주었나?

그는 나의 컬렉션이 너무 좋았으며 내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라프는 나를 패션계로 이끌었고 내가 경험이 전혀 없을 때 나를 믿어준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칭찬은 그 어떤 말보다 나를 고무했다.

 

당신을 나아가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인지 말해달라.

나는 주말마다 파리를 떠나 앤트워프에 있는 집으로 간다. 그리고 강아지와 함께 강 근처의 숲으로 산책을 나간다. 계속 나아가기 위해, 그리고 내가 가장 사랑하고 영감을 얻는 것이 단순한 형태의 삶이 주는 순수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 하는 일종의 탈출인 셈이다.

 

궁극적으로 알라이아 하우스에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나? 당신이 있는 동안 알라이아 하우스라는 거대한 함선 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는지?

나는 알라이아가 거대한 함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해주는 것이 알라이아가 특별해진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알라이아를 더 크게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작은 배에서도 급진적이고 창의적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창조의 관점에서 타협할 필요가 없다. 그것이 이 하우스를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나의 목표는 그것을 크게 만드는 것보다는 발전시키는 데 있다. 알라이아는 현대적이며, 앞서 말했듯이 모두에게 평등하다. 그렇게 이 전설적인 하우스의 미래를 만들고 싶다.

 

코로나가 종식되고, 당신의 쇼를 직관하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대면 인터뷰 하기를 기대한다. 또 당신의 멋진 피스들을 화보에 담고 싶다. 건강하게 지내다 꼭 만나길.

파리에서 만날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곧 만날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