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4일까지 ‘파라다이스 아트스페이스’에서 도시를 주제로 한 전시 <OH! MY CITY>가 개최된다.
도시간의 물리적 교류가 차단되고, 개개인이 고립을 경험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도시’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의 예술전시공간 ‘파라다이스 아트스페이스’에서 도시를 주제로 현대미술가 5인의 단체전 <OH! MY CITY>를 개최한다. 오늘날 도시는 정치·경제·사회·행정학적으로 무한한 층위의 단면을 지닌다. <OH! MY CITY>는 이러한 서로 다른 도시에서 작업을 펼치고 있는 작가 아니발 카탈란(Anibal Catalan), 듀오 엘름그린 & 드라그셋(Elmgreen & Dragset), 이배경(Beikyoung Lee), 시오타 치하루(Chiharu Shiota) 파블로 발부에나(Pablo Valbuena)를 초대해 개인적 경험이 집약된 ‘사회 공간’으로서의 다양한 도시 공간을 조명하는데, 특히 서로 다른 도시 환경을 추상적 공간으로 해석하고 더불어 근대 도시 공간의 한계에 대면해 요구되는 예술적 실천에 주목했다.
전시는 물리적 환경으로부터 탈피하는 새로운 공간감을 소개하는 ‘부유하는 도시(Floating City)’,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도시의 찰나와 환영을 소개하는 ‘전환하는 도시(Converted City)’, 도시의 다양한 요소를 분해하고 관찰하는 ‘해체된 도시(Deconstructed City)’로 구성된다. 전시장에 발을 들이면 서로 다른 국적의 작가들의 삶이 투영된 작품을 확인할 수 있는데, 1층 전시실에서는 도시와 건축의 구조를 해체하여 다양한 소재와 건축 재료로 재조립하여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아니발 카탈란의 2차원, 3차원 작품이 펼쳐진다. 또한 일상과 도시에 만연한 사회적 선입견과 제도화된 문화 구조에 질문을 제기하고, 이를 특유의 위트와 비판 정신으로 재해석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엘름그린 & 드라그셋의 설치 조형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City in the Sky’는 축소된 도시를 뒤집은 형태로, 대도시 간의 고조된 경쟁과 야망을 함축시킨 작품이다. 전시장 외부인 ‘파라다이스 워크’에서 확인할 것. 또한 이배경 작가의 하얀색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를 경험할 수 있는데, 디지털로 이루어진 수많은 하얀색 육면체들이 만들어낸 이 가상의 파도는 실제 바다에서 녹음된 익숙한 파도소리와 함께 가상의 공간에 재현된 낯선 풍경을 마주하며 관람객들의 자유로운 사고를 이끌어낸다.
2층 전시실로 오르면 개인적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극한의 순간을 신체와 실, 다양한 오브제들로 선보이는 시오타 치하루의 하얀색 방을 마주한다. 흰색 실로 엮인 방은 지극히 개인적인 인간의 복잡한 내면과 외부로부터 갈등하는 사회적 관계망을 표현하여 도시 속에 소외된 개인의 불안함을 보여주고자 한다. 시오타 치하루의 방을 지나면 백색과 대비되는 검은색 방을 파블로 발부에나의 몽환적인 작품으로 채운다. 빛으로 공간, 시간, 지각에 초점을 맞춘 설치 작품을 통해 실제와 가상이 겹쳐진 인식의 경계를 탐구한다. 아시아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Array’는 알고리즘을 따라 움직이는 추상적인 빛을 통해 착시적인 공간감을 느끼도록 한다.
오늘날 도시가 가지고 있는 생산과 소비, 변화와 상실, 집합과 해체 등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도시 안에서 일어나는 개인적 경험을 통해 후기자본주의에서 주목하는 일상과 환경에 대한 문제에 접근해 볼 수 있는 기회, <OH! MY CITY>는 10월 4일까지 진행된다.
- 피처 에디터
- 전여울
- 사진
- Myungrae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