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빛낼, 자기만의 고유한 색을 가진 신진 여배우 세 명을 만났다.
이주영의 프리스타일
영화 <협상> <꿈의 제인> <춘몽>, 드라마 <오늘의 탐정>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이주영의 필모그래피는 자유롭고 다채롭다. 그의 얼굴과 이름이 본격적으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작품은 장률 감독의 <춘몽>. 영화 속에서 능숙하게 축구공을 드리블하고 터프하게 오토바이를 탄다. 밤톨처럼 짧게 자른 헤어, 다부진 이목구비, 또랑또랑한 저음, 왼쪽 눈 아래 눈물점. 이주영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것들이다.
그 얼굴을 최근 브라운관에서 다시 보았다. 드라마 <밥 잘 사주는 누나>의 윤진아(손예진 역) 키즈로 그가 등장한 것. “예진 선배님과 함께 연기하면서 내가 배 우를 계속할 거면 선배님처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기할 때 센스와 분석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죠.” 이주영은 극에서 평범한 회사원을 연기한다. “제가 속으로는 누군가를 좋아해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그런데 드라마 종방연 때 선배님께서 제 번호를 먼저 물어봐주셔서 너무 설렜어요(웃음).” 두 여배우는 오는 9월 19일 개봉하는 영화 <협상>에서도 같은 팀으로 등장한다.
올해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고 생각한 이주영은 그 바람대로 9월부터 방영될 호러 드라마 <오늘의 탐정>에도 캐스팅됐다. 국과수 부검의 길채원 역으로 등장한다. “어린 시절부터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친구예요. 어떤 사람이 어떻게 죽었고 무슨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읽을 수 있는 거죠.” 무엇이든 의연하고 초연하게 넘어갈 것 같은 배우 이주영. 그가 가진 매력을 온전히 느끼려면 영화 <꿈의 제인>을 봐야 한다. 가출 청소년들이 ‘팸(패밀리)’을 이루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속에서 덤덤하고 단단하게 연기하는 그녀를 볼 수 있다.
이주영은 이 영화로 올 해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핑크빛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을 밟던 그 모습이 참 우아했다. “시상식 당일까지도 그다지 긴장이 안 돼 그런가 보다 했는데, 갑자기 대기하는 차에서 엄청 떨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옷이 좀 불편했지만 방청객처럼 3시간 동안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장면이 눈앞에서 펼쳐지니까 재미있었어요.”
자신만의 고유한 리듬으로 한 걸음씩 걷고 있는 배우 이주영. “왜 살고 있나? 어떤 진실을 찾으려고 이렇게 열심히 연기하고 살아가나?”를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고. 그때 책을 한 권 샀다. 그의 책장에는 절반 정도 읽은 <진정성이라는 거짓말>이 꽂혀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
최근에 꽃기린이라는 화분을 선물로 받았어요. 꽃도 피는 식물이라고 해서 잘 키워보고 싶은데 제가 손대면 뭐든 망가뜨리는 ‘마이너스의 손’이거든요. 이번만큼은 꽃 피는 걸 보고 싶어서 아침에 일어나면 블라인드를 싹 걷고 햇빛을 쏘여주고 있어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귀신보다는 사람이 무섭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요즘엔 벌레가 제일 무서워요. 곤충류로 불리는 것들은 다 무서워요, 심지어 나비도요. 집에 혼자 있을 때 벌레가 등장하면 굳은 상태로 아무것도 못해요.
지금 당장 50만원이 생긴다면?
친구들에게 진짜 맛있고 비싼 밥을 사주고 싶어요. 이를테면 고기라든지?
잊지 않으려고 하는데 자꾸 잊어버리는 것
부모님요. 서울에서 자취 생활 시작한 지 3년 차예요. 가족과 떨어져 지내고 있는데, 전화 한 통 하는 게 뭐 어렵다고 평상시에 연락을 자주 못 드리고 있어요. 잊지 말아야 하는데…
- 에디터
- 김아름, 고선영
- 포토그래퍼
- 김선혜
- 모델
- 이주영
- 헤어
- 장혜연, 김선희
- 메이크업
- 이나겸, 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