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특급 X 파일

W

2004년, 칼 라거펠트와 H&M의 첫 번째 컬래버레이션을 사기 위해 뉴욕 소호 매장 앞에서 줄을 섰던 캐롤 림과 움베르토 레온. 2016년 가을, 그들이 겐조의 수장이 되어 H&M과 손잡았다. 겐조 다카다의 미학을 신선하게 재해석하며 21세기의 시각으로 겐조의 아카이브에 스토리텔링을 더한 독창적인 컬렉션, 다름 아닌 KENZO X H&M을 통해서 말이다. 다가오는 113일, 겐조 협업 컬렉션의 글로벌 론칭을 앞둔 그들과 <W Korea>가 나눈 이야기가 여기 있다.

장 폴 구드 특유의 작업 방식을 통해 이미지를 위트 있게 재배열한 H&M의 겐조 캠페인. 배우 클로에 세비니를 비롯해 총 7명의 다채로운 인물이 참여했다

장 폴 구드 특유의 작업 방식을 통해 이미지를 위트 있게 재배열한 H&M의 겐조 캠페인. 배우 클로에 세비니를 비롯해 총 7명의 다채로운 인물이 참여했다.

KENZO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캐롤 림(Carol Lim) & 움베르토 레온(Humberto Leon)

<W Korea> 겐조 수장이 된 이래, 도전을 받아들이는 당신들의 두려움 없는 용기가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이번 협업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캐롤 림 우리는 항상 새로운 것과의 협업을 즐겼다. 컬래버레이션은 우리가 오프닝 세레모니를 할 때부터 진행해온 것으로 새로운 사람들, 다양한 스토리를 선보이는 즐거운 일이다. H&M에서 협업을 제안했을 때, 겐조의 창시자인 겐조 다카다를 비롯해 겐조라는 브랜드의 스토리를 전하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이번 컬렉션에 어떤 메시지를 담고 싶었나?
움베르토 레온
겐조 다카다와 우리의 3차원적 대화를 풀어내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겐조의 설립자인 겐조 다카다가 일군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토대로 작업을 했다. 겐조 다카다가 1970~80년대 이룬 멋진 일들과 겐조라는 브랜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우리는 그 스토리를 컬렉션을 통해 유머러스하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싶었다.

협업 컬렉션이기에 두 브랜드의 매력을 적절히 녹여야 하는 밸런스에 있어서 염두에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캐롤 림 우리는 겐조 아카이브의 심층적인 조사로 이번 컬렉션 작업을 시작했다. 겐조 다카다가 완성한 룩들이 여전히 모던하고 완벽해 놀라웠다. 대조되는 프린트를 조화롭게 사용하고, 이브닝 천을 평상복에 사용하는 등 그의 비상한 감수성을 좇아 매번 틀을 깨며 새로운 룩을 완성했다. 우리의 디자인과 주제에 그가 완성한 프린트와 실루엣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과정은 매우 즐거웠다. 또 H&M은 디자인에 대해 어떤 조건도 제시하지 않고, 온전히 브랜드 색을 존중해준 놀라운 협업 파트너였다.

공개된 이미지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모델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움베르토 레온 다양성은 우리에게 자연스러운 것이다. 우리는 패션이 평등해야 하며 누구도 배제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인 첫 룩북 촬영을 위한 캐스팅을 할 때, 우리는 운동가인 에이미 샐과 아티스트인 줄리아나 훅타블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선택했고 그들의 개성을 오롯이 담으려 고 노력했다. KENZO × H&M은 젊은이들에게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고, 다양성의 정신을 알리는 멋진 플랫폼이다.

오늘날 패션계에서 당신들이 추구하는 ‘개성’의 의미는?
캐롤 림 ‘개성’은 자신을 믿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 차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개성을 드러내고, 자신만의 룩을 완성하기 위해 패션을 활용하는 사람을 사랑한다. KENZO × H&M 컬렉션이 옷장에서 쉽게 믹스 매치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사람들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적극 활용했으면 좋겠다.

겐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캐롤 림과 움베르토 레온 듀오.

독창적인 사진가 장 폴 구드가 진두지휘한 캠페인 촬영장에서 강렬한 프린트 드레스를 착용한 모델 이만의 모습.

겐조 다카다의 화려하고 과감한 패턴과 색감에서 영감을 받은 협업 컬렉션의 남성복.

겐조 다카다의 화려하고 과감한 패턴과 색감에서 영감을 받은 협업 컬렉션의 남성복.

겐조 다카다의 화려하고 과감한 패턴과 색감에서 영감을 받은 협업 컬렉션의 남성복.

겐조의 시그너처 패턴에 동시대적 감각을 더한 여성 액세서리들.

겐조 다카다의 작품에서 모티프를 얻은 프린트와 페미닌한 디테일이 더해진 여성복

H&M의 크리에이티브 어드바이저 앤 소피 요핸슨(AnnSofie Johansson)

<W Korea> 겐조의 듀오를 다음 파트너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앤 소피 요핸슨 겐조는 매우 활기차고 풍부한 히스토리를 갖고 있는 브랜드이다. 그리고 캐롤과 움베르토는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겐조만의 컬러를 보여줌과 동시에 사람들이 편히 입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들은 패션의 민주화, 즉 패션이 재미있어야 하며, 모두에게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태도야말로 H&M의 디자이너 컬래버레이션 컬렉션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H&M과 만난 겐조 컬렉션은 어떠한 신선한 매력을 지녔나?
그들이 처음으로 겐조 다카다의 아카이브를 갖고 작업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독특하지 않을까. KENZO × H&M 컬렉션은 캐롤과 움베르토가 겐조의 아카이브를 활용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룩을 완성한 유일한 컬렉션으로, 패션의 역사를 간직함과 동시에 모던하고 감각적인 룩이 완성되었다.

매번 흥미로운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진행하며 누리는 즐거움이 클 것 같다. 겐조 듀오와 소통하며 느낀 즐거움은 어떤 것이었나?
그들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끔 매우 노력 하는 사랑스러운 커플이다. 그들은 겐조라는 브랜드에 무엇이 맞는지 본능적으로 아는 것 같다. 또 매우 빠르고 명확하게 결정을 내리며, 즐겁게 일할 줄 안다. 그들의 열정이 녹아 있는 이 컬렉션을 어서 모든 사람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컬렉션의 특별한 타깃층이 있다면?
이번 컬렉션은 캐롤과 움베르토만의 작업이 아닌, 겐조 다카다의 작업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하다. 아마 고객 중에는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의 옷을 아직 한 번도 소유해보지 못한 십대도 있을 테고, 겐조를 이번 컬렉션을 통해 처음 접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미 자신의 옷장에 겐조가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구할 수 없을 H&M과 함께한 특별한 컬렉션을 사고자 하는 20~30대도 있겠고, 겐조 다카다의 컬렉션에 익숙하여 아카이브를 활용한 이번 컬렉션을 찾는 겐조의 오래된 팬도 있을 것이다. 또 새로운 시도를 즐기는 H&M의 기존 고객도 잊을 수 없다. 즉, KENZO × H&M은 패션을 사랑하고, 새로운 시도와 스타일의 변화를 즐기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

지속적인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H&M이 추구하는 비전은?
디자이너 컬래버레이션을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패션에는 많은 장벽이 있었고, 우리는 그 장벽을 무너뜨려 모든 사람이 함께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랐다. 나아가 다양한 협업을 통해 평소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디자이너들의 세계를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에디터
박연경
PHOTOS
COURTESY OF H&M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