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 걸스, 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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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 사람도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크리스티나 백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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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크리스티나 백 (Christina Paik)

크리스티나 백(Christina Paik)은 뉴욕과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포토그래퍼다. 그녀는 오프화이트의 룩북을 찍고 나이키, 베이프, 스투시 등과 작업한다. 아이코닉한 여성들을 기록하고 소개한 ‘CP Girls’ 프로젝트 등 여성을 주로 사진에 담으며 자신을 알렸다. 직접 만난 그녀는 꽤 신중한 사람이었다. 작고 귀여운 외모에 스타일리시한 패션 감각까지 지녔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셜미디어에 노출되는 일을 극도로 꺼렸다. 그녀의 인스타그램엔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과 함께한 사진이 가득하다. 지드래곤, 씨엘, 수주, 앰부시의 버벌, 디제이 킹맥, 디자이너 바조우 등 동시대 아이콘들을 렌즈에 담는다. 개인 사진전 <Meufs>의 투어 일정으로 잠시 한국에 온 그녀를 만나 궁금한 것들을 물었다.

1. 크리스티나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씨엘 사진.

2. 크리스티나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디플로, 키코의 사진들.

3. 서울에서 열린 전시의 한 부분.

4, 미국에서 촬영한 캄론과 박재범.

5. 버벌, 지드래곤, 바조우 등과 식사 중 촬영.

자신을 패션 포토그래퍼가 아닌 포트레이트 아티스트로 봐주길 바란다는 글을 봤다.당신이 추구하는 사진은 어떤 것인가?
나는 패션을 사랑하지만, 2008년 처음 사진을 찍기 시작 했을때 패션 포토그래퍼가 돼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사람을 찍는 것이 좋았다. 어릴 적부터 이사를 많이 다니다 보니 사진을 찍는 일이 어떤 장소나 공간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내 나름의 방식이었다.

포트레이트를 즐겨 찍던 당신이 패션 사진을 찍게 된 계기는?
스타일링도 직접 진행하던데. 처음엔 파리에 있는 모델 에이전시에서 같이 일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해왔다. 여자 모델들의 포트레이트를 계속 찍었는데, 에이전시가 옷까지 제공해주는 것은 아니어서 내가 직접 스타일링까지 하게 됐다. 그 작업을 하면서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지속적으로 올렸고, 스투시, 베이프 같은 스트리트 브랜드에서도 연락이 와서 계속 패션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제프 스태플과 작업한 영상에서 스스로 모델이 되는 것을 봤다. 퍼포먼스적인 요소를 중요시하나?
종종 셀프 포트레이트를 찍지만 사진 외에 퍼포먼스적인 부분이 보여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 영상에서도 얼굴은 전혀 나가지 않게 촬영했다. 최근 들어서야 조금 올리기 시작했지만 인스타그램에도 내 사진은 잘 안 올렸었다.

왜 그렇게 얼굴이 드러나는 것을 싫어하나?
내가 여자라는 것이, 내 외모가 일하는 데 있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다. 난 어떤 다른 이유나 편견, 거품을 빼고 그저 사진으로만 보여지고 싶다. 내가 하는 일을 사람들이 좋아했으면 좋겠지, 나라는 사람을 좋아해주길 바라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원래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사진을 올리지 않다가 최근에 들어서야 올린다고 했는데, 어떤 심적인 변화가 있었나?
내 사진을 올리면 더 많은 일이 들어온다.(웃음) 나는 그런 부분이 싫지만, 주위에서는 ‘네 얼굴도 좀 올려!’라면서 나를 압박한다. 개인적으로도 예전에 비해 이런부분에 대해 좀 더 마음이 열린 상태다.

외모나 화려한 인맥으로 인해 작품이 더욱 부각될 수도 있지만 폄하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그런 것들은 내게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나는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그런 것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얼마 전 끝난 한국에서의 전시 이야길 해보자. 어떻게 기획하고 진행됐나?
미국이나 유럽에서만 활동했지, 아시아에서는 작업한 적이 없었다. 처음 여자를 주제로 한 사진전을 기획하면서 도쿄와 서울에서도 전시하고 싶었다. 먼저 도쿄에서 시작했는데 꽤 많이 알려지면서 반응이 좋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도시에서도 연락이 오는 중이다.

전시 타이틀이 생소하다.
‘Meuf’가 불어로 여자를 뜻하는 속어다. 사실 Meuf에는 s를 붙이면 안 되는데 내가 붙여서 새로운 단어를 만들었다. 2008년부터 찍어온 여자들을 주제로 하는 사진전으로 도쿄와 서울에서 진행했고, 다음 도시를 고민하는 중이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뉴욕과 파리, 런던에서 진행할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우선 이번 2017 S/S 파리 멘즈 패션위크에서 오프화이트의 쇼를 찍는다. 백스테이지, 스타일링, 피팅 등 쇼를 준비하는 1주일을 담을 것이다. 지금껏 총 4번의 시즌을 진행했고, 그것들을 모아 책을 만들 예정이다. 그리고 뉴욕이나 파리에서 진행될 <Meufs> 전시 역시 잘 치르고 싶다.

에디터
정환욱
포토그래퍼
조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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