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패션위크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 대미를 장식하는 샤넬의 선택은 무엇을 향했을까? 카지노, 공항, 대형 아트페어, 슈퍼마켓, 혹은 거리 하나를 통째로 옮겨놓는 샤넬의 드라마틱한 무대는 과연 어땠을까? 놀랍게도 칼 라거펠트의 선택은 아무것도 없는, 깨끗한 패션쇼 본연의 런웨이였다. 여기에 초대된 모든 사람을 ‘프런트로’에 앉도록 객석을 배치해 90여벌에 달하는 옷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샤넬의 익숙한 트위드 스커트 수트들을 위시한 데이웨어들은 기교보다는 일상성에 충실했고, 러플과 티어드 레이스를 이용한 드레스 시리즈는 2010년대를 살아가는 현실의 아가씨들이 탐낼만한 옷이다. 여러 소재로 종아리를 감싸는 라이딩 부츠와 풍성한 진주 목걸이, 벨트처럼 스타일링한 미니 사이즈의 보이백 등 액세서리의 매력도 샤넬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