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가 과거를 해석하는 방법, 24 FW 페라가모 컬렉션

명수진

FERRAGAMO 2024 F/W 컬렉션

밀란 패션위크 넷째 날, 막시밀리안 데이비스는 페라가모가 창립된 1920년대에서 영감을 얻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막시밀리안 데이비스에게 영감을 준 것은 브랜드의 창립자인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무릎을 꿇고 앉아 배우 조안 크로포드(Joan Crawford)의 발을 피팅 하는 한 장의 사진이었다. 드롭 웨이스트와 여유로운 실루엣을 통해 20년대의 시대적 해방감을 표현했지만 딱 거기까지! 20년대 영감을 떠올렸을 때 나올 법한 디테일은 오히려 축소하고 정제해서 매우 클린한 스타일로 구현했다. 막시밀리안 데이비스는 쇼 노트를 통해 ‘20년대 영감을 자유를 축하하는 방법으로 사용했다’며 ‘나는 역사의 풍부한 부분을 취한 다음 그것을 더 현대적으로 만들기 위해 제한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러니까 29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역사의 한 장면에서 영감을 받고 역동적인 해석을 더해 전통의 하우스를 미래로 활기차게 이끌고 있는 것!

절제된 밀리터리 스타일의 카키 그린 컬러가 오프닝을 열고 이어 브라운, 머스터드, 블랙 그리고 버건디와 포인트 레드 컬러로 컬러 팔레트가 물 흐르듯 이어졌다. 헤비 울 소재의 와이드 숄더 재킷이나 코트를 마이크로 미니스커트, 컬러 타이즈와 매치하여 하의 실종 스타일을 연출했고, 때로는 깃털이나 스팽글을 장식한 슬립 드레스와 믹스 매치했다. 테슬을 주렁주렁 늘어뜨리거나 커튼 장식처럼 드리운 스커트나 원피스는 아방가르드한 느낌이 강했다. 비늘 같은 가죽 시퀸 드레스와 워크웨어 스타일의 남성용 쇼트 팬츠 역시 막시밀리안 데이비스의 동시대적인 해석이 깊숙하게 개입된 결과물.

슈즈 아카이브만 무려 1만 4천 켤레를 보유하고 있는 페라가모에서 액세서리는 늘 관심의 대상이다. 페라가모는 타조 깃털 소재로 만든 털북숭이 펌프스와 허벅지까지 오는 대담한 사이하이 부츠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역사적인 T바 펌프스와 전통적인 브로그(Brogue) 디테일, 몽크 스트랩(Monk Strap)도 부활했다. 한편, 막시밀리안 데이비스가 페라가모에 온 이후 계속 핵심 액세서리로 제시하고 있는 허그(Hug) 백이 다양한 소재와 디테일로 등장했다. 새로운 페라가모 모노그램으로 뒤덮거나, 950개 이상의 가죽 스팽글을 손으로 쌓아 만들기도 했다.

영상
Courtesy of Ferraga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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