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보러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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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는 패션뿐만 아니라 영화 홍보 문구도 화려했던 시절이다.

<인디아나 존스> (1985년 한국 개봉)  “숨이 막히고 속옷마저 젖어 드는 흥분의 연속”“27번의 절대 위기, 14번의 생사 절망, 3분마다 정확히 터지는 몸살 나는 재미, 소리 지르고 싶은 즐거움, 짜릿한 쾌감, 생명 긴장, 모발 확장, 무감각 배뇨 욕구, 자동 호흡정지 상태 유발, 남녀노소, 부귀빈천, 건강유무 상관없이 <인디 존스>의 효과는 세계 어디서나 동일합니다!” <레이더스>에 이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신비의 돌을 찾고 인질로 잡힌 어린이들을 구하기 위해 밀교 집단에 잠입하는 주인공들의 모험을 그렸다. “27번의 절대 위기,14번의 생사 절망…” 운운하는 쓸데없이 구체적인 숫자에서 노련한 약장사의 기운이 느껴진다. 

<인디아나 존스> (1985년 한국 개봉)  “숨이 막히고 속옷마저 젖어 드는 흥분의 연속”“27번의 절대 위기, 14번의 생사 절망, 3분마다 정확히 터지는 몸살 나는 재미, 소리 지르고 싶은 즐거움, 짜릿한 쾌감, 생명 긴장, 모발 확장, 무감각 배뇨 욕구, 자동 호흡정지 상태 유발, 남녀노소, 부귀빈천, 건강유무 상관없이 <인디 존스>의 효과는 세계 어디서나 동일합니다!” <레이더스>에 이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신비의 돌을 찾고 인질로 잡힌 어린이들을 구하기 위해 밀교 집단에 잠입하는 주인공들의 모험을 그렸다. “27번의 절대 위기,14번의 생사 절망…” 운운하는 쓸데없이 구체적인 숫자에서 노련한 약장사의 기운이 느껴진다. 

<인디아나 존스> (1985년 한국 개봉)  “숨이 막히고 속옷마저 젖어 드는 흥분의 연속”“27번의 절대 위기, 14번의 생사 절망, 3분마다 정확히 터지는 몸살 나는 재미, 소리 지르고 싶은 즐거움, 짜릿한 쾌감, 생명 긴장, 모발 확장, 무감각 배뇨 욕구, 자동 호흡정지 상태 유발, 남녀노소, 부귀빈천, 건강유무 상관없이 <인디 존스>의 효과는 세계 어디서나 동일합니다!” <레이더스>에 이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신비의 돌을 찾고 인질로 잡힌 어린이들을 구하기 위해 밀교 집단에 잠입하는 주인공들의 모험을 그렸다. “27번의 절대 위기,14번의 생사 절망…” 운운하는 쓸데없이 구체적인 숫자에서 노련한 약장사의 기운이 느껴진다. 

<브레드레스> (1983년 한국 개봉)“멕시코인의 <점심 식사>보다 더 뜨거운 영화!”“당신 사촌 아주머니와 절대 함께 볼 수 없는 영화!”멕시코인들은 점심으로 도대체 뭘 먹는 걸까? 그리고 이 영화가 아니더라도 굳이 사촌 아주머니와 극장에 가고 싶지는 않은데… 아무튼 짐 맥브라이드의 <브레드레스>는 장 뤽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를 자극적으로 각색한 할리우드 리메이크 프로젝트였다. 

<브레드레스> (1983년 한국 개봉)“멕시코인의 <점심 식사>보다 더 뜨거운 영화!”“당신 사촌 아주머니와 절대 함께 볼 수 없는 영화!”멕시코인들은 점심으로 도대체 뭘 먹는 걸까? 그리고 이 영화가 아니더라도 굳이 사촌 아주머니와 극장에 가고 싶지는 않은데… 아무튼 짐 맥브라이드의 <브레드레스>는 장 뤽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를 자극적으로 각색한 할리우드 리메이크 프로젝트였다. 

<배드 타이밍> (1983년 한국 개봉)  “사랑의 모든 악보 연주를 끝내고! – 지금 신곡 준비 중입니다.”“이런 여자라면 지옥까지라도 쫓아가겠어! – 그리고 그는 지옥을 보았다.”<쳐다보지 마라>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의 니콜라스 뢰그가 당대의 섹스 심벌이었던 테레사 러셀과 ‘사이먼 앤 가펑클’의 아트 가펑클을 캐스팅해 완성한 위험하고 끈적한 로맨스. 느낌표를 남발하는 홍보 문구는 어쩐지 내내 흥분 상태다. 연소자 관람불가 메시지 역시 필요 이상으로 격정적. “안돼! 안돼!보면 안 돼!" 지, 진정해… 

<배드 타이밍> (1983년 한국 개봉)  “사랑의 모든 악보 연주를 끝내고! – 지금 신곡 준비 중입니다.”“이런 여자라면 지옥까지라도 쫓아가겠어! – 그리고 그는 지옥을 보았다.”<쳐다보지 마라>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의 니콜라스 뢰그가 당대의 섹스 심벌이었던 테레사 러셀과 ‘사이먼 앤 가펑클’의 아트 가펑클을 캐스팅해 완성한 위험하고 끈적한 로맨스. 느낌표를 남발하는 홍보 문구는 어쩐지 내내 흥분 상태다. 연소자 관람불가 메시지 역시 필요 이상으로 격정적. “안돼! 안돼!보면 안 돼!" 지, 진정해… 

<나이트 메어> (1985년 한국 개봉)  “공포의 포식, 생명보험 가입자 우대! - 25% 할인”“만약 이 영화를 혼자 끝까지 볼 수 있는 자는 절대 당신 연인으로 적합하지 않다!” 이미 호러 고전이 된 웨스 크레이븐의 <나이트메어>는 1편 한국 개봉 당시 보험사와의 전무후무 컬래버레이션 할인 마케팅을 벌였다. 실제로 생명보험 가입 카드를 제시하고 25% 할인을 받은 관객이 있었는지 제보 받습니다.  

<나이트 메어> (1985년 한국 개봉)  “공포의 포식, 생명보험 가입자 우대! - 25% 할인”“만약 이 영화를 혼자 끝까지 볼 수 있는 자는 절대 당신 연인으로 적합하지 않다!” 이미 호러 고전이 된 웨스 크레이븐의 <나이트메어>는 1편 한국 개봉 당시 보험사와의 전무후무 컬래버레이션 할인 마케팅을 벌였다. 실제로 생명보험 가입 카드를 제시하고 25% 할인을 받은 관객이 있었는지 제보 받습니다.  

<엘리게이터> (1981년 한국 개봉)  “엘리게이터란? – 악어를 영어로 말한 것입니다.”“방학 중에 꼭 해야 할 일 : <엘리게이터> 영화 감상” 지금의 초등학생들에게 <쥬라기 월드>가 인생 영화라면 1980년대 ‘국민학생’들에게는 거대 악어 호러물 <엘리게이터>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잘난 척이 심한 팸플릿이며 존댓말로 시작해서 반말로 끝을 맺는 설명은 은근히 언짢다. 하지만 타깃 관객을 위해 뒷면은 방학 생활계획표로 활용하도록 한 아이디어가 깨알 같고 ‘잠자는 시간’ 인심 또한 후한 편이다. 무려 8시 30분으로 세팅되어 있으니까. 방학 중에도 밤늦게까지 학원 스케줄에 쫓기는 요즘 아이들은 지키기 어려울 계획표다. 

<엘리게이터> (1981년 한국 개봉)  “엘리게이터란? – 악어를 영어로 말한 것입니다.”“방학 중에 꼭 해야 할 일 : <엘리게이터> 영화 감상” 지금의 초등학생들에게 <쥬라기 월드>가 인생 영화라면 1980년대 ‘국민학생’들에게는 거대 악어 호러물 <엘리게이터>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잘난 척이 심한 팸플릿이며 존댓말로 시작해서 반말로 끝을 맺는 설명은 은근히 언짢다. 하지만 타깃 관객을 위해 뒷면은 방학 생활계획표로 활용하도록 한 아이디어가 깨알 같고 ‘잠자는 시간’ 인심 또한 후한 편이다. 무려 8시 30분으로 세팅되어 있으니까. 방학 중에도 밤늦게까지 학원 스케줄에 쫓기는 요즘 아이들은 지키기 어려울 계획표다. 

<호메스> (1982년 한국 개봉)  “무례한 액션 서스펜스! 차마 다 보지 못할 강력한 러브! 차겁고 이지적인 파리감각!”“드롱, 너무 심했오… 그렇게 종횡무진하면 언제 그녀를…” 이 영화의 원제는 로 ‘쓰러뜨려야 할 세 남자’ 정도의 의미다. 그런데 수입사에서 그 중 옴므(hommes) 한 단어만 고른 뒤 멋대로 독음을 붙여 개봉시키는 바람에 <호메스>라는 정체불명의 제목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액션 서스펜스나 알랭 들롱보다는 한국의 담당자들이 더 무례하고 심했다. 

<호메스> (1982년 한국 개봉)  “무례한 액션 서스펜스! 차마 다 보지 못할 강력한 러브! 차겁고 이지적인 파리감각!”“드롱, 너무 심했오… 그렇게 종횡무진하면 언제 그녀를…” 이 영화의 원제는 로 ‘쓰러뜨려야 할 세 남자’ 정도의 의미다. 그런데 수입사에서 그 중 옴므(hommes) 한 단어만 고른 뒤 멋대로 독음을 붙여 개봉시키는 바람에 <호메스>라는 정체불명의 제목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액션 서스펜스나 알랭 들롱보다는 한국의 담당자들이 더 무례하고 심했다. 

<이티> (1984년 한국 개봉)   “언젠가 어린이였던 모든 어른에게, 그리고 언젠가 어른이 될 모든 어린이에게…”  뭉클하기도 하고 충분히 수긍도 가는 문장. 촘촘한 내지 설명을 읽고 나면 배우 윤정희가 소르본 대학원 재학 시절에 이 영화를 네 번 보았으며, 그때마다 울음을 터뜨렸다는 알아봤자 딱히 써먹을 일은 없는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이티> (1984년 한국 개봉)   “언젠가 어린이였던 모든 어른에게, 그리고 언젠가 어른이 될 모든 어린이에게…”  뭉클하기도 하고 충분히 수긍도 가는 문장. 촘촘한 내지 설명을 읽고 나면 배우 윤정희가 소르본 대학원 재학 시절에 이 영화를 네 번 보았으며, 그때마다 울음을 터뜨렸다는 알아봤자 딱히 써먹을 일은 없는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가장 좋아하는 일은 직업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말도 있지만 포스터 디자이너 최지웅은 이런 조언을 딱히 귀담아 듣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의 일상에서 일과 취미는 서로 단단하게 맞물려 있다. 프로파간다라는 브랜드를 걸고 일하는 이 디자이너는 포스터부터 팸플릿까지 영화와 관련된 각종 홍보물들을 직접 작업하면서 한편으로는 수집도 한다.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를 아우르는 만만치 않은 컬렉션을 훑다 보면 각 시대별 히트작과 영화 마케팅 방식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파악된다.

특히 관심이 가는 건 1980년대 초부터 중반까지의 기간이다. 이 무렵의 영화 카피라이터들은 유독 수다스러웠고 또 기발했다. “숨이 막히고 속옷마저 젖어 드는 흥분의 연속”(<인디아나 존스>) 류의, 주옥으로 알까기를 하는 듯한 표현은 이 문제적 시기에 집중적으로 터져 나왔다.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없던 시절, ‘드립’ 전문가들은 영화사 사무실에서 정모를 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남산에 모여 수건돌리기라도 하면서 약을 빨았든가.

포스터 디자이너 겸 수집가의 1980년대 초 팸플릿 컬렉션 가운데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를 소개한다. 최근 들어 복고풍 포스터 패러디가 부쩍 자주 시도되고 있지만 그 중 오리지널을 당해낼 만한 건 드물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최지웅은 그 즈음의 영화 카피 중 어떤 걸 최고로 꼽을까. 1984년에 한국에서 개봉됐던 스티븐 스필버그의 <이티>라고 한다. “언젠가 어린이였던 모든 어른에게, 그리고 언젠가 어른이 될 모든 어린이에게.”

에디터
피처 에디터 / 정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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