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 me beauti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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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갛고 청초한 수지의 얼굴에 색을 입혔다.
양 볼에, 두 눈에 그리고 입술에 서정적으로 스며든
컬러의 향연은 그녀의 얼굴을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물들였다.

어느덧 시침은 자정을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촬영장에 졸음이 내려앉을 법도 하건만 웃음소리만 들린다.솔직히 말하자면 촬영 전 스태프들은 좀 걱정했다. 왜냐고?지금까지 여러 여배우와 촬영해봤지만 컷마다(한두 컷이라면 모르겠다만)메이크업부터 헤어스타일까지 모조리 바꾼 경우는 거의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녀는 달랐다.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시도가 두려울 법도 하건만 테스트 컷을 보면서자신의 의견을 당당하지만 겸손하게 전달할 줄 알았으며,여러 번의 헤어와 메이크업 수정도 마다하지 않을 만큼 적극적이었다.‘국민첫사랑’ 수지에게 새삼 반했을 정도다.현재에 있는 힘껏 충실하다 보면 앞으로가 더 근사해질 것 같다는,스물둘의 수지가 말하는 나만의 이야기.  잉크처럼 투명하게 번진 오키드 톤의 블러셔는 러블리 믹스 파스텔 쿠션 블러셔(04호)와 싱글 섀도우 매트(RD 01), 페이스잇 아티스트 큐브 립스틱 초크(10호)를 섞은 뒤 치크 브러시를 이용해 두드리듯 발라줬다. 모두 The Face Shop 제품. 원피스는 Stella McCartney 제품.

이렇게 컬러풀한 메이크업은 처음 아닌가?맞아요. 막연하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만 해봤지 시도해보긴 처음이네요. 마음에 드나?물론이죠! 해보고 싶었던 거니까요. 광고나 화보 촬영을 진짜 많이 해봤지만그 모습들은 그냥 대중이 예쁘게 봐주고, 보고 싶어 하는 수지의 얼굴이잖아요? 물론 그것도 좋지만 너무나 전형적인 얼굴만 보여주는 것 같아 종종 시들해지곤 했어요. 그래선지 이렇게 새로운 시도를 하는 순간은 일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아요. 빡빡한 스케줄 속에 찾아오는 짧고 달콤한 휴가랄까요?(정말 그녀는 새벽을 훌쩍 넘긴 촬영 시간 내내 보는 사람이 기분 좋을 정도로 즐거워했다.)  관자놀이에서 시작해 광대뼈와 헤어 라인까지, 수채화처럼 연출한 레드 블러셔는싱글섀도우 매트(레드 보드카)와 블랙라벨 립스틱(패션레드)를 믹스한 것. 모두 The Face Shop 제품.

그렇다면 뷰티 철학은?기본에 충실한 거요. 아직 어리니까 무언가 많이 안 해도 된다는 장점도 있지만 토너, 에멀션, 수분 크림 이상의 것을 하면 오히려 피부 트러블이 생겨요. 예민해지고요. 사실 제 스타일도 그래요. 전 화려한 것보다 꾸미지 않은 모습이 근사하게 어울리는 사람이고 싶어요. 날것 그대로인 듯하지만 그래서 제 본연의 매력이 자연스레 드러나는 때가 오면 좋겠어요. 호기심이 많은가?네, 많은 편이에요. 하지만 무슨 일이든 틀을 깨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좌절로 끝나는 것만큼 의지가 꺾이는일도 없는 법이니 일의 중간 과정에서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지요.  밝은 그린색 아이섀도와 The Face Shop 러블리믹스 스타 워터프루프 젤 라이너(05호)를 믹스해눈두덩부터 광대뼈 윗부분까지 바른 뒤 민트 블루 컬러의 글리터를 얹어주었다.

수지가 생각하는 매력적인 사람은?자신감 있고 자신의 매력이 뭔지 아는 사람요.그리고 자신만의 속도를 가진 여자가 멋있어요.속도라면?일종의 여유겠죠?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모든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고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다양한 음영의 퍼플이 부드럽게 감싼 얼굴은 The Face Shop 페이스잇 아티스트 터치 섀도우(노블 바이올렛)의 진한 바이올렛 컬러에매트한 질감의 짙은 보라색 아이섀도를 섞어 연출한 것.언더라인에는 청색이 감도는 매트한 보라색 아이섀도를 바르고그 위에 The Face Shop 싱글 섀도우 글리터(샤이닝 퍼플)를 살짝 그러데이션했다.

이제 스물둘이다. 어떤 여자가 되고 싶은가?주름이 멋있는 여자,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여자요. 나이가 들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잖아요? 주름이 그 얼굴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못난 생각과 행동을 끊임없이 하느라 불편하게 자리 잡은 주름이나인위적으로 지운 주름은 감흥 같은 게 없는 듯해요. 아, 그리고 친절한 사람이고 싶어요. ‘아’ 다르고 ‘어’ 다르다잖아요? 모든 태도는 정말 한 끗 차이 같아요. 특히 일을 할수록 느끼곤 하는데 친절한 사람은 서로가 더 열심히 일을 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열정과는 또 다르게요. 아이라인부터 시작해 관자놀이와 광대뼈 윗부분을 수줍게 물들인 오렌지 블러셔는매트한 파우더 타입의 오렌지 섀도에 The Face Shop 오버걸 엣지 립 크레용(OR 02호)를 섞어서 연출했다. 주얼 장식의 네크라인이 포인트인 재킷은 Miu Miu 제품.

에디터
송시은
포토그래퍼
안주영
헤어
임철우
메이크업
원정요
스타일리스트
최경원
어시스턴트
박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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