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냉면 5대 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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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워 너무나, 속이 시려 너무나, 차디차 몸이 떨려 냉면, 냉면, 냉면.

1 우래옥
1946년 처음 문을 연 우래옥의 평양냉면은 무엇보다 고기 향이 깊게 배어나는 육수가 인상적이다. 여기에 풍성하게 올린 수육, 달큰하고 청량한 배 또는 짭조름하게 절인 오이, 그리고 시큼한 백김치 등 재료 각각의 맛이 진하게 살아 있어, 여타 평양냉면과 비교해 묵직한 맛을 자랑한다. 거칠고 툭툭 끊기지만 구수한 맛과 향이 중독적인 메밀면의 풍미를 만끽하고 싶다면, 1천원을 더 내고 메밀 함량을 한껏 높인 순면을 주문할 것. 다만 순면은 주교동 본점에서만 주문 가능하다. 서울 중구 주교동 118-1

2 필동면옥
처음엔 특유의 밍밍한 육수 맛에 흠칫 놀랄지도 모르지만, 먹을수록 그 담백하고 개운한 맛이 자꾸 생각나는 필동면옥의 평양냉면. 아버지가 운영하는 의정부 평양면옥에서 두 자매가 갈라져 나와 필동면옥과 입정동 을지면옥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세 곳 모두마지막에 채 썬 파와 고춧가루를 뿌려 뒷맛을 깔끔하게 잡아주는 것이 특징이다. 차게 식혀 더욱 쫄깃한 제육과 함께 먹으면 환상의 짝꿍. 서울 중구 필동 3가 1-5

3 평래옥
평양냉면, 만두, 어복쟁반 등 대표적인 북한 음식을 내놓는 곳이지만, 더운 여름 모든 식탁에 올라가 있는 메뉴는 단연 초계탕이다.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해 새콤하고 알싸한 맛이 나는 시원한 닭육수와 촉촉하고 고소한 닭의 살코기, 구수한 메밀면, 그리고 얼갈이 배추,무, 양배추 등의 담백한 야채가 어우러져 입안은 물론 뱃속마저 시원해진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닭무침 역시 새콤하고 칼칼한 맛이 조화로워 자꾸 손이 간다. 서울 중구 저동 2가 18-1

4 외래향
외래향의 중국 냉면엔 오향장육, 건해삼, 오이, 지단, 레몬, 새우, 무순, 양배추, 피망 등 10여 가지 재료가 촘촘히 올라가 있다. 수많은 식재료가 들어가는 까닭에 자칫 맛이 어지러워질 수 있지만, 과하지 않게 새콤하고 담백한 맛의 국물 덕분에 맛은 깔끔하게 정리되고, 다채로운 식감은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 특히 짜장면에 쓰이는 면을 조금 더 익힌 후 살얼음이 동동 뜬 국물에 넣어 더욱 탱글탱글해진면발이 일품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550-16

5 남포면옥
남포면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풍경은 줄줄이 땅에 파묻혀 있는 항아리다. 매일 담그는 동치미를 담근 날짜별로 보관하는 방법인데, 덕분에 이곳에선 평양냉면이 처음 시작된 그때처럼 고기 육수에 동치미 국물을 섞어 시큼털털하면서도 개운한 맛의 평양냉면을 즐길 수 있다. 놋쇠로 만든 쟁반에 양지머리, 소의 젖가슴 부분인 유통 등 고기는 물론 버섯, 쑥갓, 계란, 고추 등을 넣고 담백한 육수를 부어 보글보글 끓여 먹는 어복쟁반은 남포면옥의 또 다른 대표 메뉴다. 서울 중구 다동 125

에디터
피처 에디터 / 김슬기
포토그래퍼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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