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떴다 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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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을 검색할 때보다 알뜰해지는 순간이 있을까. 혹시 더 저렴한 티켓이 있지 않을까 결정을 미루는 사이, 눈여겨봤던 좌석은 0으로 수렴한다. 아직 세 달 넘게 남은 여름휴가를 염원하며 여전히 고민하고 있을 당신을 위해, 주식회사 인터파크 INT 투어 부문 항공지원파트 박교남 대리를 만나 항공권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을 조목조목 물었다.

항공권을 빨리 사는 게 정말 유리한가?
‘얼리 버드 항공권’이란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여러 항공사가 같은 노선을 취항하는 상황에서 항공사는 미리미리 손님을 확보해, 모든 좌석을 안정적으로 판매하기를 원한다. 따라서 고객의 발권 확정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초반에 저렴한 가격의 항공권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평균적으로 말해 출발일 기준 두 달 전이면 정확한 항공 스케줄과 가격이 확정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출발 예정일 2~3달 전부터 꾸준히 검색해보기를 권한다. 타이밍이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다.

같은 조건의 항공권 가격이 변동하는 정확한 기준 시점이 있나?
기본적으로 항공사는 정규 운임을 한 달에 한 번 갱신하는데, 해당 요금은 매월 말일까지 유효하다. 특히 성수기에서 비수기로 넘어갈 땐, 이전 달과 다음 달의 요금 차이가 클 수 있다. 예를 들어 실제로는 하루 차이지만, 성수기인 2월 28일 출발 티켓에 비해 비수기인 3월 1일 출발 티켓은 훨씬 저렴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항공사에서 갑작스럽게 특가 항공권을 내놓을 때가 있는데 그건 끊임없이 살펴보는 것 말고는 예측할 방법이 없다.

결제 전 단계에서 왜 정확한 세금을 알 수 없나?
최근 석유값 상승으로 유류할증료가 세금 인상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일률적이지는 않지만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을 기준으로 봤을 때 두 달에 한 번 조정하는 것으로 본다. 그리고 그 결과는 시행 한 달 전에 알 수 있다. 또한 세금은 달러로 매겨지는데, 이때 적용되는 항공 환율은 매주 화요일에 바뀌기 때문에항공권의 가격에도 변동 가능성이 있다. 특히 세금은 발권 당시를 기준으로 매겨지기 때문에, 발권 전 정확한 계산이 어렵다.

같은 이코노미석 옆자리에 앉은 사람인데도 내가 산 티켓과 옆 사람의 티켓의 조건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항공사가 초기엔 저렴한 좌석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점점 비싼 좌석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걸 클래스라고 하는데, 가장 저렴한 클래스가 다 팔리고 나야 그다음으로 저렴한 클래스를 판매하는 식이다. 이때 가격이 저렴할수록 유효기간이 짧고, 마일리지 적립률이 낮다. 하지만 좌석의 좋고 나쁨과는 상관이 없다.

매력적인 일정과 가격을 지닌 항공권이 마감 상태라면 아예 포기하겠는데, 대기 예약이 가능할 경우 고민스럽다.
흔히 대기 예약을 걸어놓았을 때, 취소 좌석이 나올 때마다 항공사가 순번대로 연락해준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여행사가 영업 차원에서 수시로 확인하고, 잔여 좌석이 있을 경우 고객에게 통보해주는 형태다. 대기 예약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는 확률은 크지 않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대기 예약을 할 경우, 확정 좌석을 하나 더 예약하는 것이 좋다. 다만 동일한 항공편을 2번 이상 예약할 경우 중복 예약자가 되어 항공사 측에서 좌석을 취소할 수 있으니 서로 다른 항공사의 항공편을 예약하는 것이 좋다.

가끔 인터넷 사이트에서 검색할 땐 여분이 없다고 나오더니, 해당 여행사에 전화로 문의하면 좌석이 있다고 하는 이유는?
여행사가 미리 특정 항공편의 좌석을 사두는 경우가 있다. 이 좌석을 호텔이나 현지 여행사 상품과 엮어서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하기도 하고, 항공권 자체로만 팔기도 한다. 만약 실시간으로는 검색이 안 되는데 여행사에 문의했더니 있다고 했다면, 그렇게 확보한 좌석이 남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여러 변수로 인해 추가 좌석이 남아 있지는 않은지 해당 항공사에 문의하거나, 다른 여행사의 좌석을 사서 우리 고객에게 팔기도 한다. 다만 여행사 입장에서는 미리 사놓은 좌석은 항공권으로만 팔기보다는, 다른 상품과 묶어 패키지로 판매하고 싶어 한다. 마진이 더 남기 때문이다.

최근엔 일정이 정해진 패키지 상품뿐만 아니라, 에어텔과 같은 자유여행 상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한 상품에 포함되는 항공권이, 항공권만 따로 구입할 때보다 저렴한가?
경우에 따라 다르다. 대부분 패키지 상품 비용이 저렴한 건 일정 중 쇼핑센터 방문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의 쇼핑을 통해 여행사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있기 때문에 상품 가격은 저렴하게 설정한다. 다만 비용이 높은 옵션 투어가 패키지 일정에 포함된 경우엔, 쇼핑센터 수익으로도 마진이 보장이 안 되기 때문에 저렴하게 책정하기 어렵다. 에어텔의 경우 만약 현지 호텔이 개별 고객보다 특정 여행사에 낮은 가격으로 숙박을 제공한다면 당연히 에어텔이 유리하다. 하지만 항공권 따로, 숙박 따로 예약해야 하는 수고를 대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 수수료 개념으로 여행사에서 마진을 붙이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조건의 여행을 계획한 다음 비교하는 것이 최선이다.

많은 여행사들이 인터넷 사이트뿐만 아니라 대리점을 운영한다. 가격 면에서 비교해보면 어떠한가?
대리점에서 사는 게 비쌀 확률이 높다. 항공권 가격이 인터넷처럼 명확하게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터넷에선 여행사 마케팅 목적으로 마진을 줄여서라도 수수료를 낮추는 경쟁이 심하다. 꼭 가격이 아니더라도 포인트, 사은품 등의 혜택을 다 합쳐보면 항공권 가격에 영향을 미치므로 꼼꼼히 챙기는 것이 좋다. 인터넷 업체 간 가격 비교는, 최근 많이 등장하고 있는 가격 비교 사이트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엔 항공사 스스로 상품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항공료를 낮추고 호텔을 연계하는 에어텔 상품도 많지만, 무엇보다 항공사가 직접 판매하는 특가 요금 상품은 좋은 기회다. 목적지가 정해졌다면 해당 국가를 주로 운행하는 항공사 사이트를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최근엔 저가 항공사의 해외 취항이 늘어나고 있다. 제주 항공은 일본 오사카를 메인으로, 홍콩, 마닐라, 방콕을 취항하고, 진에어 또한 방콕, 괌, 클라크필드, 마카오를 취항한다. 서로 마일리지가 호환되지 않거나, 비행 일정이 다양하지 않기는 해도 확실히 저렴하다. 특히 저가 항공사가 새로운 노선에 취항할 경우 마케팅 차원에서 특가 상품을 많이 내놓기 때문에 주시하는 것이 좋다.

공동 운항 또한 항공권을 구입하는 저렴한 방법이라고 들었다. 자세히 설명해준다면?
예를 들어 대한항공과 에어프랑스는 인천-파리 노선을 각각 취항한다. 이때 코드셰어는 같은 스케줄의 두 항공사 간에 협약을 맺어 좌석을 공유하는 경우다. 국내 고객이 구입할 경우 외국 항공사 티켓이 국적기 티켓에 비해 대부분 저렴하다. 이때 외항사에서 티켓을 구입하고 코드셰어링하는 국적기를 탈 수 있다면, 국내 고객에게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국내 항공사와 어떤 외국 항공사가 공동운항 협약을 맺었는지는 해당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하고, 공동운항이 적용되는 스케줄 검색도 가능하다. 여행사 항공권 구매 프로그램에서도 공동운항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꼼꼼하게 살펴보길 권한다.

에디터
에디터 / 김슬기
포토그래퍼
이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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