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각종 브랜드의 화이트닝 프로젝트 -part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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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이라도 포토샵 기능을 써본 사람이라면 안다. 피부색이 한 톤 밝아지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예뻐 보일 수 있는지. 이것이 우리가 화이트닝 화장품에 열광하는 이유다. 그런데 과연, 화이트닝을 하면 정말 하얘질까? 대답은, “yes”.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신제품들이 저마다 첨단 의학과 특허 성분으로 무장한 채 효능을 자랑하고 나섰으니 말이다. 2011년도 예외는 아니다. 대대적인 리뉴얼을 감행한 브랜드부터, 새로운 아이템을 추가하거나 뉴 패키지를 선보인 브랜드까지. 무엇이 바뀌고 얼마나 더 좋아졌는지, 지금부터 공개한다.

(위부터)ESTEE LAUDER 사이버화이트 브릴리언트 셀, SK-II 셀루미네이션, BIOTHERM 화이트 디톡스 브라이트 셀, CHANEL 르 블랑, CHRISTIAN DIOR 디올 스노우 D-NA 리버스 라인

(위부터)ESTEE LAUDER 사이버화이트 브릴리언트 셀, SK-II 셀루미네이션, BIOTHERM 화이트 디톡스 브라이트 셀, CHANEL 르 블랑, CHRISTIAN DIOR 디올 스노우 D-NA 리버스 라인

세포 하나하나에 직접 작용하는 화이트닝

최근 몇 년간 안티에이징에 있어 최고의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세포(cell)였다. 신제품들은 하나같이 ‘줄기세포 과학’이니‘유전자 공학’이니 하는 말들로 한껏 치장을 했고, 마치 현대판 불로초나 만병통치의 묘약이라도 되는 양 의기양양했으니까. 화장대의 맨 앞줄을 차지한 세포 화장품의 위력은 이제 화이트닝의 영역까지 접수할 태세다. 일단 제품명만 봐도 그렇다. 올해 태어난 화이트닝 라인은 하나같이 ‘셀’루미네이션(SK-II), 브릴리언트‘셀’(에스티 로더), 트랜스루‘셀’(비오템) 같은 이름을 가졌다. 멜라닌 색소의 생성 과정과 분해에 초점을 맞춘 기존 제품과 달리, 이들은 세포 재생의 관점에서 화이트닝에 접근한다.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1) 낮 시간 동안 자외선과 대기오염, 스트레스와 같은 외부환경으로부터 피부가 자극을 받는다.
2) 그로 인해 피부 속 세포(후에 모세포가 된다)가 손상된다.
3) 손상된 모세포는 밤 시간 동안 완벽히 회복되지 못한 채 유전적으로 결함이 있는(건강하지 않은) 새로운 세포(즉, 아기 세포)를 만든다.
4)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손상된 피부는 온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계속해서 칙칙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5) 따라서 세포가 쉽게 손상되지 않도록 세포 본연의 힘을 키우자는 것이 세포 미백의 핵심.

세포 스스로가 피부 속 멜라닌 주머니(멜라노솜; melanosome)를 분해할 수 있도록 강화시키는 동시에, 수백만 개의 멜라닌 알갱이와 결합해 분해 과정에 직접 관여하는 랑콤 블랑 엑스퍼트 멜라노라이저™ 스팟 이레이저가 대표적인 예이다. 브라이트 셀 복합체라는 독자 성분에 디톡스 기능을 추가해‘트랜스루 셀’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 비오템의 화이트 디톡스 트랜스루셀 에센스도 같은 이치다. 서양 자두와 해조류, 완두콩에서 추출한 식물성 화이트닝 성분이 멜라닌 색소가 표피 세포에 흡착되는 것을 막아 투명한 세포 상태를 유지한다는 콘셉트. 제아무리 멜라닌이 활개를 쳐도 세포만 건강하면 문제될 게 없다는 뜻이다. 그런가 하면 멜라닌이 세포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주목한 브랜드도 있다. 사실 멜라닌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등 피부 세포의 생존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 때문에 무차별적으로 멜라닌의 생성을 막는 대신, 세포 스스로가 딱 필요한 만큼의 멜라닌을 생성해 완벽한 균형점을 찾을 수 있게끔 일종의 ‘똑똑한 세포 만들기’학습법을 개발했는데, 이것이 바로 샤넬 르 블랑 라인의 핵심인 TXC™다.

(왼쪽부터)AMORE PACIFIC 라이브 화이트 멜라트리트먼트 인텐시브 앰풀, LAMER 블랑 드 라 메르 화이트닝 에센스, SK-II 셀루미네이션 에센스 인 파운데이션, SISLEY 휘또 블랑 화이트 텐서, ESTEE LAUDER 사이버 화이트 브릴리언트 셀 엑스트라 인텐시브 BB크림, CLINIQUE 더마 화이트 마이크로 모션 C 세럼, LA PRAIRIE 화이트 캐비아 일루미네이팅 세럼.

(왼쪽부터)AMORE PACIFIC 라이브 화이트 멜라트리트먼트 인텐시브 앰풀, LAMER 블랑 드 라 메르 화이트닝 에센스, SK-II 셀루미네이션 에센스 인 파운데이션, SISLEY 휘또 블랑 화이트 텐서, ESTEE LAUDER 사이버 화이트 브릴리언트 셀 엑스트라 인텐시브 BB크림, CLINIQUE 더마 화이트 마이크로 모션 C 세럼, LA PRAIRIE 화이트 캐비아 일루미네이팅 세럼.

수분 부족과 노화까지 책임지는 화이트닝

자극적이다. 보습력이 딸린다. 피부가 예민해진다. 이상은, 화이트닝 화장품에 대한 대표적인 편견. 만약 이와 같은 이유로 화이트닝을 망설이고 있다면, 걱정일랑 접어둬도 좋다. 최신 화이트닝은 수분 라인이라 해도 믿길만큼 텍스처와 포뮬러에 개선을 기해 ‘ 건조한 피부에 쥐약’이라는 오명을 깨끗하게 벗었으니까. 사실 그동안 간과되어온 것이 이상할 정도로 화이트닝과 보습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아무리 뛰어난 미백 제품일지라도 보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가 어렵기 때문. 두꺼운 각질층이 화이트닝 성분의 흡수를 방해하는가 하면, 피부가 울퉁불퉁 거친 얼굴은 빛을 분산시켜 실제보다 곱절은 탁하고 얼룩덜룩하게 비친다. 한 마디로, 낯빛이 안 좋다.

최신 화이트닝이 보습과 영양공급에 집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피부에 가시광선이 닿으면 그중 일부만이 피부 표면에서 직접 반사됩니다. 나머지는 피부 표피층으로 침투했다가 다시 반사된다는 말이죠.‘ 안에서부터 빛나는 피부’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피부의 조직이 불균형하고 각질이 쌓인 피부는 빛이 고르게 반사되지 못하고, 표면의 굴절에 따라 제멋대로 확산시키게 마련이죠. 그 결과 투명한 느낌은 사라지고 피부가 생기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에스티로더의 사이버 화이트 브릴리언트 셀 라인을 개발한 나딘 페르노데 박사는 완벽한 화이트닝을 기대한다면 수분 부족과 거친 피붓결, 무너진 콜라겐층, 순환 악화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 광채 에센스’로 유명세를 탄 SK-II의 셀루미네이션 라인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접근한다. 피부 광채에 관여하는 세 가지 요소는 멜라닌과 피부층의 두께, 그리고 오래된 단백질. 보다 빛나는 피부를 만들려면 화이트닝 활성 물질과 함께 보습 성분 강화가 필수적이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마치 팩을 한 것처럼 단시간에 수분을 집중적으로 공급하는‘ 광채 토너’, 셀루미네이션마스크 인 로션. 기존의 스위스 쎌루라 화이트 라인에 골든 임 페 리얼 캐비아(화이트 알비노 철갑상어의 알)를 더한 라프레리의 화이트 캐비아 라인도 눈에 띈다. 오직 황제에게만 허락되었다는 골든 임 페 리얼 캐비아는 오메가 3 지방산이 풍부해 피부에 영양과 수분을 공급하는 최상의 성분. 좋은 건 먹지 말고 피부에 양보하랬던가? 그저 미백이라 명명하기에는 미안할 정도로 고 보습•고영양 성분으로 무장한 신제품들이야말로 이번 시즌 가장 주목할 만한 화이트닝 트렌드다.

에디터
뷰티 에디터 / 김희진
포토그래퍼
정용선
기타
에디터 |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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