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곤증의 원인을 찾아서
점심을 먹고 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피로감. 매일 오후 일정이 힘들어질 만큼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혈당 반응을 의심해 보세요.
졸음의 시작, 정제 탄수화물

식후 졸음을 키우는 가장 큰 요인은 식사 메뉴입니다. 흰쌀밥, 빵, 면처럼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는 빠른 소화 속도만큼 혈당을 급격히 올라가거든요. 혈당이 빠르게 오르면 이를 낮추기 위한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고, 그러면서 혈당이 다시 급격히 떨어지죠. 이때 우리 뇌는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느끼면서 피곤함과 졸음을 만들어냅니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혈당 스파이크’ 이후의 반응입니다.

반대로 같은 탄수화물을 먹어도 단백질과 채소를 함께 섭취하면 흡수 속도가 완만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백질이나 식이섬유를 먼저 먹으면, 이후 섭취한 탄수화물이 분해되는 시간이 느려지거든요. 그래서 최근엔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떤 순서로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주목받기도 했죠. 밥만 급하게 먹고 반찬은 몇 술 뜨다가 마는 식사일수록, 그리고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할수록 식곤증이 심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빨리 먹고, 적게 움직이는 악순환

식사 속도와 식후 활동량도 식곤증에 영향을 줍니다. 음식을 빨리 먹으면 혈당이 짧은 시간에 급격히 오르기 쉽고, 먹고 나서 바로 앉아 있으면 포도당을 근육에 쓸 기회를 잃어버리거든요. 식사 후 10~20분 정도만 가볍게 걸어도, 포도당이 혈당을 올리는 데에 쓰이지 않고 근육에 사용되면서 혈당 스파이크를 완화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Diabetes Care, 2013). 거창한 운동이 아니라, 사무실 주변을 걷거나 계단을 이용하는 정도로도 충분하다는 거죠.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면, 우리 몸이 에너지를 빠르게 채우기 위해 당분을 원한다는 사실도 유의해야 합니다. 달콤한 간식을 먹으면 잠깐 정신이 드는 것 같지만, 곧 혈당이 또 오르고 떨어지는 과정이 반복될 수 있거든요. 결국 졸음, 피로, 단 음식에 대한 갈망이 하나의 잘못된 순환을 만드는 거죠.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점심 메뉴를 선정하는 첫 단추부터 신중하게 선택해 보세요. 의지를 조금만 발휘하면, 한결 개운한 오후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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