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게 아니라 불안한 당신
“영어 공부 해야지, 운동 해야지, 이직 준비 해야지.” 머릿속에 계획이 가득한데, 몸은 따라주지 않나요? 어쩌면 당신 마음속엔 실패와 실망을 두려워하는 불안이 숨어있을지도 모릅니다.
실패를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계획한 행동을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현실과 마주합니다. 시험이나 면접의 결과를 확인해야 하고, 평가를 받아들여야 하며, 나의 부족한 부분을 가감 없이 마주해야 하죠. 하지만 계획을 세우고 고민만 하는 단계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여기에 멈춰있길 원하죠.
이는 일종의 ‘회피’ 행동입니다. 당장의 불편한 감정을 피하려고 행동을 미루는 거죠.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이 경향이 두드러지고요. 완벽주의와 미루기 사이엔 꽤 밀접한 관계가 있고, 실패가 두려울수록 행동을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건 심리학의 정설입니다. 아이러니한 건, 걱정이 해결책처럼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계속 생각하고 있으니, 뭔가 하고 있는 것만 같거든요.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행동도,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데도요.
준비가 아니라 확신이 부족한 상태

걱정이 많은 사람들의 공통점 하나는, 준비를 지나치게 오래 한다는 점입니다. 책을 더 읽고, 정보를 더 찾아보고, 좋은 타이밍이 오기만을 기다리죠. 물론 준비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확신’을 얻을 때까지 준비를 하는 건, 조금 다른 얘기죠. 실제 행동하기 전까진 그 누구도 완벽한 확신을 가질 수 없거든요.
사람의 행동은 실제 능력보다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 즉 ‘자기효능감’에 더 크게 좌우되곤 합니다. 자신감이 충분해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움직이면서 자신감을 만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하지만 걱정이 많은 사람은 자신감이 생긴 다음에야 무엇인가를 시작하려는 습관이 있습니다. 당신의 준비가 끝이 없고, 시작은 점점 멀어지는 이유입니다.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는 버릇

걱정이 많은 사람은 보통 위험 감지 능력이 뛰어납니다.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남들보다 빨리 알아차리죠. 이는 신중한 결정에 도움이 되지만, 행동 단계에서는 오히려 발목을 잡습니다. 불안이 높을수록 부정적인 결과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건, 인지행동치료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패턴이고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실패를 이미 경험한 것처럼 느끼는 것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생각보다 실패에 잘 적응합니다. 진짜 문제는 실패 자체보다, 실패를 상상하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시간이죠. 걱정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본능이지만, 그렇다고 오늘의 행동을 언제까지 미룰순 없습니다. 불안을 안고 한 걸은 먼저 내딛는 사람이, 결국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 사진
- 각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