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여도 괜찮다 말하는 서인영에게 빠져드는 중.
서인영이 유튜브 채널 <개과천선 서인영>을 시작하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최근 유퀴즈에 출연해 그간 방송을 쉬며 지냈던 일과와 공개하지 않았던 가족사도 공개했습니다. 방송 태도 논란과 욕설 이슈 등 개인사를 털어놓으며 “많이 부족했고 미숙했다”고 반성의 뜻을 밝혔죠. 바로 인정하고 변명하지 않고 다 꺼내놓는 방식으로요.

그래서일까요. 대중은 그녀가 전과가 없고 오히려 강강약약인 캐릭터라는 사실에 지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숨기지 않고 이야기하는 캐릭터가 오히려 청량하게 느껴지는 겁니다. ‘한국의 카디비 같다’, ‘이제 세상이 퀸을 맞을 차례.’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진정성 결핍의 시대
SNS에 화려하고 좋은 것만 편집해 올리다 보니, 이 끝없는 퍼포먼스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셀럽도, 브랜드도, 일반인도 마찬가지. 진짜처럼 보이는 것들로 가득 찬 환경에서 오래 살다 보면, 뇌는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데 과도한 에너지를 소비하게 됩니다. 피로가 쌓이는 거죠. 이 상태에서 서인영처럼 “나 원래 이런 사람이야”를 숨기지 않는 캐릭터를 만나면, 뇌는 일종의 해방감을 경험합니다. 해석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계산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냥 받아들이면 됩니다. 심리적 에너지가 절약되는 이 감각을, 우리는 ‘편안하다’고 표현합니다.
내 편이면 더 좋은 강강약약 캐릭터

인간의 뇌는 본질적으로 예측을 좋아합니다. 불확실성은 뇌에게 위협 신호입니다. 앞에서 한 말과 뒤에서 한 말이 다른 사람, 상황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 사람 곁에 있으면 우리 몸은 은근히 긴장 상태를 유지합니다. 코르티솔이 낮은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분비되고, 이것이 만성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겉과 속이 같은 사람, 행동이 예측 가능한 사람 곁에서는 이 긴장이 풀립니다. 강강약약 캐릭터가 주는 안도감도 같은 원리입니다. 강자 앞에서 강하고 약자 앞에서 약한 사람은, 적어도 내가 약할 때 나를 짓밟지 않는다는 확신을 줍니다. 이 확신이 주는 안전감은 생각보다 깊은 곳까지 닿습니다.
피로사회에서 ‘진짜 귀한 사람’

우리는 매일 감정을 관리하고, 표정을 조율하고, 말을 다듬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도 그냥 이래도 되는 건가. 싫을 땐 싫다고, 좋을 땐 좋다고, 화날 땐 화났다고. 그냥 내 감정 그대로 살아도 되는 건가’ 하고 말이죠. 서인영이 지금 사랑받는 건, 어쩌면 그가 그 허락을 몸소 증명해주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대로여도 괜찮다는 것을. 진짜 모습으로 다시 재기할 수 있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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