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찢고 싶다면, 2000년대 그녀들에게 물어보세요

황기애

멀쩡한 청바지 말고 찢어진 청바지가 대세.

원래 청바지는 찢어야 제 맛입니다. 패션의 황금기와 같았던 1990년대와 2000년대, 그 시절의 여성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찢는 부위와 크기 또한 다양했어요. 길들여지지 않은 자유로움과 스타일리시함이 잔뜩 묻어나는 이 찢청이 돌아옵니다. 한동안, 아니 오랫동안 조용한 럭셔리와 모던함에 길들여진 이들의 마음속에 슬슬 이 단정함에 반기를 들고 싶은 마음이 생겼거든요. 일단 그 시작은 옷장 속 물 빠진 데님 팬츠 무릎에 구멍을 내는 것부터 해 볼까요?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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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와 2000년대를 걸친 미국 드라마 ‘프렌즈’의 레이첼은 시대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일을 가장 잘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제니퍼 애니스톤의 스타일 역시, 평범한 속에 감출 수 없는 패셔너블함이 있었죠. 그런 그녀의 최애 데님이 바로 찢어진 청바지였어요. 이번 시즌 트렌드이기도 한 연한 하늘색 데님 팬츠는 무릎뿐 아니라 바지의 밑단마저 러프하게 찢어진 디테일이 돋보입니다. 이토록 반항적인 바지에는 그저 심플한 블랙 캐미솔 혹은 니트 톱으로 시크함을 유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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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골반에 걸친 듯한 로우 라이즈와 플레어 진의 유행을 예고한 가운데 청바지에 구멍을 더해보죠. 힐러리 더프는 사랑스러운 하트 패턴의 니트에 2000년대를 상징하는 로우 라이즈 데넘 팬츠에 커다란 구멍을 낸 디테일로 특유의 밝고 영한 에너지를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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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머니,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를 이끌었던 더 로우의 수장 메리 케이트 올슨 역시 10여년전, 그 시절엔 반항기 가득한 찢어진 데님을 입었습니다. 양쪽 무릎이 나란히 찢어진 블랙 데님에 블랙 부츠를 신고 커다란 스카프를 둘둘 두른 모습에서 자유로운 영혼의 록 시크 무드가 느껴집니다.

Acne Studio S26
Brando n Maxwell S26
Alainpaul S26
Area S26

단지 2000년대 패션 아이콘들만 다시 이 찢청의 매력을 소환한 건 아니에요. 2026년 봄, 여름 컬렉션에서 하이엔드 디자이너들 또한 런웨이 위에 이 디스트로이드진을 내세웠어요. 미국의 실용주의적 패션의 선두주자인 브랜든 맥스웰은 스키니 진에 과감한 구멍을 내고 위에는 얌전한 니트와 셔츠, 블레이저의 레이어링을 선보이며 조용하고도 반항적인 룩을 완성했죠. 아크네에서는 반항기 가득한 그런지 무드의 니트와 찢어진 청바지를, 알레인폴과 아레아는 배기 핏의 데님에 아방가르드한 톱을 매치해 하이 엔드 무드를 한껏 끌여 올렸습니다.

Launch Metr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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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위에서 발견한 찢청 스타일링은 다소 심플하고 기본적인 룩이었습니다. 곧게 뻗은 스트레이트 실루엣에 무릎이 찢어진 데님 팬츠엔 보머 재킷과 스니커즈로 캐주얼하게 입거나 혹은 딱 떨어지는 테일러드 핏의 재킷에 하이힐을 신어 드레스업 분위기로 연출하기도 했어요. 디자인과 스타일은 다르지만, 일단 청바지에 구멍을 내야 한다는 것, 올 봄 데님을 가장 스타일리시하게 입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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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s, Launch Metr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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