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의 모든 것이 시작된 도빌에서

정혜미

한편의 영화 같았던 샤넬의 2024 F/W 컬렉션

“도빌은 샤넬 하우스의 모든 것이 시작된 곳이죠.”

가브리엘 샤넬이 1912년 처음으로 샤넬을 선보인 곳. 이번 2024 F/W 시즌은 샤넬의 역사가 시작된 장소인 도빌로 향했습니다. 버지니 비아르는 프랑스의 해안 마을인 도빌의 산책로를 런웨이에 고스란히 재현했는데요. 새벽부터 해 질 녁의 하늘을 보여주기 위해 거대한 스크린을 설치하는 등 도빌의 낭만적인 풍경을 연출했죠. 이어 한 편의 영화를 선보였는데 바로 클로드 를루슈의 영화<남과 여>를 오마주한 영상. 이네즈와 비누드가 만들고 페네로프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주연으로 등장한 흑백의 짧은 영화는 쇼의 오프닝을 알렸습니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가브리엘 샤넬의 여성미와 겨울 휴양지에서 느낄 수 있는 차분한 우아함 그리고 넓은 어깨 등의 실루엣에서 남성미를 차용했습니다. 연이어 커다란 브림 햇을 쓴 모델들이 등장할 때마다 마치 실제 도빌의 산책로를 거니는 듯한 낭만이 느껴졌죠. 풍경을 머금은 듯한 다채로운 파스텔 컬러 그리고 청키한 세일러 스웨터와 미디 칼라 장식의 실크 블라우스, 헤링본 프린트, 점프 슈트 등 우아하면서도 아름다운 룩들의 향연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쉽스킨 소재의 니하이 부츠와 싸이하이 부츠 등은 영화 <남과 여>에 등장한 아누크 에메의 착장을 연상시켰죠. 다양한 소재와 컬러 그리고 볼륨감이 어우러진 이번 샤넬의 컬렉션. 런웨이를 가득 채운 도빌의 낭만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펼쳐졌습니다.

사진
Courtesy of 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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