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인간 샤넬’로 변하는 순간

황기애

그녀는 중요한 순간에 늘 샤넬을 입죠

사실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평소 스타일은 아주 매니시합니다. 아니, 매니시라는 단어 보다는 보이시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군요. 그런지 무드의 데님 혹은 레더 룩, 그리고 워커나 운동화를 신는 모습이 주를 이루죠. 현재 동성 연인과 결혼과 임신을 준비중이라는 그녀, 가끔 영화 ‘트와일라잇’ 속 소녀다운 벨라의 모습이 그립기도 합니다. 그런 팬들의 마음을 아는지 한번씩 아쉬움을 달래주는 순간들이 있어요. 바로 레드 카펫 위, 성숙해진 벨라가 돌아온 것처럼 클래식하고 우아한 샤넬을 입을 때에요.

지난 18일 영화 ‘러브 라이즈 블리딩’으로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참석한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샤넬의 올 화이트 룩을 선보였어요. 2024년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 등장했던 피스입니다. 심플한 라인에 골드 버튼이 달린 트위드 재킷에 시스루 소재가 더해진 미니 스커트를 입은 크리스틴 스튜어트. 여기에 광택이 나는 화이트 스타킹이 룩에 시크함을 불어넣어줍니다. 특유의 퇴폐미 가득한 스모키 메이크업, 숏 헤어 스타일과 만난 클래식한 샤넬, 이게 바로 그녀가 샤넬을 소화하는 방식이에요.

보이시한 헤어 스타일을 묶어 한층 사랑스러운 룩을 선보인 크리스틴 스튜어트. 멀티 컬러 패치워크 디테일의 샤넬 재킷과 스커트 세트를 입었군요. 이너는 그레이 브라 톱, 신발은 로퍼를 신어 영하고 생기 넘치는 스타일링을 연출했어요. 그녀에게 이토록 귀여운 면이 있었답니다.

지난 연말, 블랙 앤 화이트 체크 패턴 드레스를 펑크 스타일로 연출했어요. 깊게 파인 네크리스 디자인에 청키한 체인 목걸이를 착용하고 투박한 워커 슈즈를 신은 그녀는 역시나 다크한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전매특허 샤넬 룩을 선보였죠.

작년 선댄스 필름 페스티벌에서는 블랙 앤 화이트의 복잡한 패턴이 독특한 누빔 디테일의 재킷과 팬츠를 입었어요. 보이시한 매력을 그대로 살린 듯 하면선도 샤넬 특유의 클래식함과 우아함이 존재한 스타일링이었습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가장 아이코닉한 샤넬 룩을 꼽으라면 2023년 멧 갈라 때 입었던 턱시도 룩을 뽑겠어요. 칼 라거펠트가 하바나에서 선보였던 2016 크루즈 컬렉션으로 시가를 입에 문 남자 모델이 입었던 룩이죠.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 전형적인 머스큘린 룩엔 매니시한 헤어 스타일과 애티튜드가 필수입니다.

작년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는 2023 S/S 시즌의 블랙 시스루 드레스로 관능미 넘치는 페미닌한 무드를 선보였습니다. 핫팬츠와 가슴에 달린 포켓 장식으로 중요 부위를 가린 크리스틴 스튜어트. 마치 영화 ‘트와일라잇’의 뱀파이어 벨라가 아직도 존재한다면 이런 모습일 것 같네요.

그녀가 지닌 기본적인 분위기가 펑크라면, 전체적으로 오렌지 컬러를 사용한 이 클래식한 샤넬의 트위드 재킷과 플레어 팬츠 룩은 록앤롤을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도 아주 우아하게 말이죠.

사진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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