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싹 다 웃겨줄게” 아주 작정하고 웃기려 드는 마동석은 정말이지 당해낼 수가 없다.
<압꾸정>
이번에는 ‘뷰티 도시’다. 그러니까 마동석과 뷰티에 관한 소재라니, 정말 어울리지 않을 법 하지만 그게 반전 아닌 반전이며 이 영화의 치트키다. 11월 개봉하는 <압꾸정>은 입만 살아있는 압구정 토박이 대국(마동석)이 성형외과 의사 지우(정경호)와 의기투합해 K-뷰티 비즈니스를 개척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고 알려졌다. 아니나 다를까 예고편 속 페도라, 오렌지색 선글라스와 셔츠 차림으로 한껏 힘을 준 마동석의 비주얼도 눈부시게 강렬하지만 “어릴 때 피아노 배우고 싶다고 했는데 복싱을 시켜가지고 인물을 다 버렸어”라는 대사에서 이 영화는 그의 주먹 대신 말로 승부한다는 걸 단박에 알 수 있다. 그러고 보니 마동석은 뷰티 브랜드 모델 이력도 있다. 에뛰드하우스 광고에서 분홍색 앞치마를 두르고 “이뻐 이뻐, 미쳤어”라는 대사를 시치미 뚝 떼고 말하는데…
<시동>
단발머리에 헤어 밴드까지 한 마동석을 보고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게 아닐까.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시동>에서 마동석은 과거를 숨긴 변두리 중국집의 주방장 거석 역을 연기했다. 이견이 없는 찰떡 캐스팅 그리고 찰떡 캐릭터였다. 원작 캐릭터와 마동석은 그렇게도 닮았다. 영화화 전부터 웹툰 팬들이 마동석을 가상 캐스팅 1순위로 꼽았을 정도다. 마동석 하면 떠오르는 클리셰적인 정체(조폭 아니면 형사)가 밝혀지기 전까지 영화는 ‘마블리’, ‘마요미’의 매력을 넘치도록 활용한다. 분홍색 맨투맨 차림으로 트와이스 ‘KNOCK KNOCK’ 안무를 추다가 주먹을 휘두르는 장면은 반반치킨처럼 마동석의 특기인 액션과 코미디를 한 방에 싹 보여준다. 여기에 마동석의 손바닥 액션을 찰지게 받아주는 상대역 박정민의 리액션이 끝내준다. 찰싹 소리가 들리면 그대로 뻗는다.
<부라더>
뼈대 있는 안동 종갓집 형제가 아버지의 장례식 때문에 억지로 고향에 내려와 벌이는 시끄러운 소동과 사건을 통해 웃음으로 시작해 눈물을 짓게 하는 영화다. 여기서 마동석의 무기는 타고난 연기 센스로 정평이 난 이동휘다. 가보를 팔아먹으려는 형 석봉을 연기한 마동석과 실직 위기에 처해 집안을 팔아먹으려는 동생 주봉을 연기한 이동휘는 말할 것도 없이 웃기는 조합이다. 거의 모든 장면에서 티격태격하며 만담 쇼를 펼치는데, 콤비라는 말이 새삼 떠오를 지경이다. 애드리브도 돋보인다. “바닥에 머리가 안 닿는데 잠이 오냐”라는 이동휘의 대사는 두꺼운 팔뚝 때문에 실제로 머리가 바닥에 닿지 않는 마동석을 보고 놀라 그대로 표현했다고 한다. 영화에 대한 평가와 취향은 갈릴 수 있지만, 마동석과 이동휘가 붙는 장면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봐도 낄낄거리게 된다. 그것들만 따로 놓고 보면 영화 포스터에 담긴 카피는 진짜다. ‘웃기고 앉아있는 중입니다’.
- 프리랜스 에디터
- 우영현
- 사진
- 쇼박스, NEW,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