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Dior 2022 F/W Haute Couture Collection

명수진

크리스찬 디올 2022 F/W 오트 쿠튀르 컬렉션.

크리스찬 디올 2022 FW 오트 쿠튀르 컬렉션은 영화처럼 짙은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크리스찬 디올의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지난 봄 로마의 한 미술관에서 우크라이나의 예술가 올레시아 트로피멘코(Olesia Trofymenko)의 작품을 만났다. 이는 풍경화에 우크라이나의 민속 의상에서 모티브를 딴 자수를 덧대어 수 놓은 것. 이후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이우에 살고 있는 작가와 컨택했고, 우크라이나의 전통 문양인 ‘생명의 나무(the Tree of Life)’를  이번 시즌 크리스찬 디올 오트 쿠튀르의 주요 모티브로 사용하기로 했다.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이번 컬렉션이 ‘생명의 순환’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런웨이에는 올레시아 트로피멘코의 대형 작품이 걸렸다. 이를 배경으로 톤 다운된 화이트, 베이지를 시작으로 카키 그린, 와인 레드 컬러 팔레트의 재킷, 셔츠, 스커트, 드레스들이 오프닝을 장식했다. 담담하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도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등 이질적 요소들이 결합하여 찬란한 광채를 냈다! 자수와 비즈 장인들이 오랜 시간을 공들여 완성했을 케이프는 그 자체만으로도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는 공예 작품 같았고, 시스루 시폰의 검은 드레스 시리즈는 종교적인 분위기마저 풍겼다. 디올의 아이코닉한 바 재킷, 던들 드레스 등도 에스닉한 분위기로 재해석됐다. 드레이핑과 패치워크, 자수, 비즈 등의 디테일이 오트 쿠튀르다운 스케일로 화려하게 펼쳐졌지만, 모델은 컬러를 거의 배제한 메이크업에 땋은 머리나 단발 등 내추럴한 헤어로 등장해 모던한 분위기를 더하고 옷 자체의 아름다움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크리스찬 디올 오트 쿠튀르 컬렉션은 무력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의사이기도 한 동시에 크리스챤 디올 역시 제2차 세계 대전 직후의 폐허 속에서 설립되어 침울한 분위기의 세계에 여성의 아름다움을 꽃 피웠던 역사를 다시 한번 떠오르게 했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승
Courtesy of D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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