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마돈나 김지은의 새로운 브랜드, 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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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마돈나의 디자이너 김지은이 새로운 브랜드, ‘RR(Rest and Recreation)’으로 돌아왔다. 

<W Korea> 2019 S/S 시즌 이후 프리마돈나 컬렉션을 볼 수 없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김지은 런웨이 쇼는 2019 S/S까지 했고 그 이후에는 캡슐 컬렉션으로 선보였다. 아이디어가 좀 고갈되어 디자인을 좀 쉬고 싶었던 찰나에 K-POP 아이돌 의상 제작 의뢰가 많이 들어왔고, 2년 동안 밤낮없이 그 일을 했다. 프로젝트 런웨이급으로 매주 여러 멤버의 옷을 새로운 콘셉트에 맞춰 제작하느라 정말 바빴다. 살면서 패션 공부, 인생 공부를 가장 많이 한 시기이고(웃음). 그 와중에 내 일은 좀 놓고 애정하는 다른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옷을 서치하고 구매하고 모으면서 지냈다.

‘Rest and Recreation’을 만들게 된 이유는?

절친 렉토 정지연 대표가 아예 새 브랜드를 해보는 건 어떠냐는 제안을 했다. ‘다시 0에서 시작하라고?’ 두려움이 컸다. 프리마돈나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에 가볍고 캐주얼한 느낌의 옷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남성복’까지는 아니지만 함께 입을 수 있는 남자 옷을 하고 싶어 새로운 이름으로 브랜드를 내게 되었다.

왜 그렇게 이름 지었나?

마돈나 다음으로 좋아하는 가수가 리한나인데 그녀의 애칭이 RiRi다(내가 키우는 7살 된 반려견 이름도 RiRi다). 뭔가 R이 두 개 들어가는 이름을 하고 싶었고, 인터넷에서 R&R을 검색하다 Rest and Recreation을 발견했다. 그냥 이거다 싶었다. 긴 문장의 이름도 좋고 뜻도 좋았다.

마음먹은 후 론칭까지 얼마나 걸렸나?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작년 8월쯤에 이름을 정하고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디자인 작업을 했다. 새해 첫날 오픈을 목표로 준비했는데, 2022년 2월 22일에 론칭했다(날짜와 숫자 맞추는 데 약간 강박이 있다). 준비하면서 Esprit라는 해외 브랜드 한국 재론칭 협업 캡슐 디자인과 비주얼 디렉팅 일을 맡아 밤에 남는 시간에 내 일을 할 수 있었다.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내가 요즘 시대 젊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만한 옷을 디자인할 수 있는지였다. 수정과 수정의 연속이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요즘 시대의 옷’이란?

심플하면서도 멋스럽고, 또 빨리 캐치할 수 있는 아이템. 코로나 시대에 쉽고 편하게 입으면서 한 아이템으로도 내 하루의 멋에 20%는 먹고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느낌.

그래픽 로고도 독특하다. 무엇을 형상화한 것인지.

브랜드 이름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R자를 형상화했다. 하나로도 쓰고 두 개를 이어서도 쓰는데 로고 작업이 이번 브랜드 준비하면서 가장 시간과 품이 많이 든 파트였다. 앞으로 100년 동안 봐도 쉬우면서 심플하고 질리지 않는 브랜드의 오리지낼리티를 보여주고 싶었다.

프리마돈나와 RR이 그리는 여자는 어떻게 다를까?

프리마돈나를 15년간 하면서 느낀 점은 20대 초반에 브랜드를 시작한 나와 같은 나이대의 여자 고객들이 이제 30대 후반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성숙하고 멋진 여자가 프리마돈나를 입는다면, RR은 세대와 성별이 상관없이 편하고 유니크하게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이 소화했으면 좋겠다.

프리마돈나와 RR을 어떻게 구분해 운영할 예정인가?

당분간은 RR에 집중할 생각이다. 론칭한 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좋은 제안이나 프로젝트가 많이 들어왔다. 조금 더 공부하고 디자인을 해야 할 거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어서 프리마돈나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더 완성도 있는 컬렉션으로 돌아오고 싶다. 멋지게 런웨이 쇼도 다시 하고 싶고.

동시대적인 패션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있나?

옷 보는 게 취미라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보는 편이다.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많이 보다 보면 꽂히는 아이템이나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 것들이 있는데, 그걸 어떻게 풀어낼지 생각을 많이 한다. 주변 친구들이 사고 싶은 아이템을 이야기하면 그냥 포털 사이트처럼 술술 나올 만큼 평소에 서치를 많이 한다.

SNS에서 가장 관심 있게 보는 계정을 알려달라.

@suea 예전에 오프닝 세레머니와 일하면서 알게 된 뉴욕에 사는 동생인데, 지금은 다양한 패션 브랜드의 프라이빗 디너나 셀럽들의 케이크나 음식 케이터링을 진행한다. 어디서 저런 아이디어가 샘솟나 싶을 만큼 독특하고, 가끔 올리는 ootd를 보면 내가 아는 20대 중에 제일 감각 있게 옷을 입는다.

2007년 프리마돈나를 론칭했으니, 올해로 15주년 이 되었다. 계속 옷을 만들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옷을 좋아하는데 좋은 옷은 비싸다. 좋은 옷을 많이 사고 싶어서 그냥 나의 직업에 최선을 다하는 것 같다(웃음). 친구들이 정말 미쳤다고 할 정도로 옷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또 좋아하는 것을 하고 살 수 있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축복받은 삶이라 생각한다.

패션 에디터
이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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