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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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미래에 우리 곁에 바짝 다가오거나 혹은 이미 현실에 구현된 놀랍고 유용한 테크놀로지의 면면을 모았다.

잊혀진 3D 프린팅이 건축계에 미친 영향은?

요즘 제일 핫한 기술은 인공지능(AI)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역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AI’라 하지 않던가. 그러면 혹 5년 전 가장 핫했던 기술은 생각나는지? 바로 3D 프린팅이다. 모든 걸 바꿀 것 같았지만 지금은 거의 ‘노관심’인 3D 프린팅은 망해버린 걸까? 결론만 말하자면 전혀, 결코. 건축 분야만 보더라도 뜬구름 잡는 아티스트 작업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예시 구축에 들어간 지 오래다. 네덜란드 디자이너 요리스 라만의 MX3D는 올해 초 암스테르담 레드라이트 지역의 운하에 3D 프린팅 다리를 설치했다. 길이 12m, 폭 6m. 이음새 없는 금속 단일체로 6개월 동안 만드는 데 스테인리스 스틸 4.5톤이 쓰였다. 실리콘 밸리 디자이너 이브 베하의 퓨즈프로젝트는 빈자를 위한 주택 단지를 내년 남미에 계획 중이다. 이미 디자인 기획과 기술 검증은 끝났다. 기술 파트너인 아이콘은 미국 최초의 판매용 3D 프린팅 집을 ‘SWSX 2018’ 현장에서 48시간 라이브로 지은 바 있다. 특수 시멘트로 120m² 크기 집 한 채 짓는 데 단돈 200달러, 24시간이 채 안 든다니 판자촌보다 저렴하면서 삶의 질을 보장하는 공간은 꿈이 아닌 현실이다. 글 | 전종현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

가상 패션에 실제로 돈을 쓸까?

옷이나 장신구를 사는 이유는 적어도 ‘현실’의 자신을 꾸미고 뽐내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미 세상 일부분을 점령한 비디오 게임과 모바일 게임 세상을 살펴보면 가상 현실의 자신을 꾸미는 데 돈을 쓰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된다.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Fortnite)>는 전 세계에서 약 25천만 명의 사용자가 즐기는 게임이다. 그들은 매달 약 3억 달러를 스킨(Skins) 구매에 투자한다. 지난 5월, 나이키는 <포트나이트>와 협업한 ‘버추얼 스니커즈’를 출시했다.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NotNellaf’와 ‘Tollmolia’가 조던 브랜드와 협업하여 제작한 에어 조던 1 스니커즈와 의상이었다. 결과는? 수많은 젊은 게이머가 에어 조던을 신고, 조던 브랜드의 외투를 입고 포트나이트 세계를 활보했다. 현실의 자신과 다른 자아로서, 가상 세계에 통용되는 새로운 ‘나’를 마치 영화 <아바타>처럼 만들고 꾸미는 패션이 반대로 현실을 점령할 가능성을 마냥 공상 과학으로 치부하기는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실제로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패션을 위하여 패션 브랜드들은 디지털 옷과 신발과 액세서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진짜’ 돈을 쓰며 ‘가상’ 패션을 걸친다. 한 친구는 이미 포르쉐를 타고 다니면서, 모바일 게임 속 슈퍼카 컬렉션을 개조하는 데 수십만원을 썼다고 털어놓은 적도 있다. 현실과 오프라인에 존재하던 패션이 온라인과 모바일로, 다시 가상 세계로 가고 있다. 생각해보면, 백화점에서 구찌와 루이 비통을 사는 것보다 저렴하기까지 하다. 글 | 홍석우 (패션 저널리스트)

로봇이 미식계를 점령할 수 있을까?

20158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문을 연 잇사(Eatsa)는 비대면 테이크아웃 레스토랑이다. 매장의 아이패드로 음식을 주문한 뒤 자신의 이름이 뜨는 LCD 스크린이 달린, 사물함 같은 공간에서 꺼내 가져간다. 잇사는 레스토랑이면서 스타트업으로, 자신들의 매장은 여는 것은 물론 주문 시스템을 다른 레스토랑에 공급도 한다. 크레디트카드 정보를 바탕으로 이전의 메뉴 선택 등을 저장해 재방문하는 사용자의 주문 시간을 줄여 회전율을 높인다. 한편 카페엑스(CafeX)는 앱으로 커피 주문을 넣고 로봇 팔이 운영하는 무인 부스에서 음료를 받아 간다. 샌프란시스코에 매장이 세 군데 있다. 미국 보스턴의 스파이스(Spyce)에서는 로봇 웍(wok)이 조리를 한다. 7달러 50센트부터 시작하는 메뉴는 고기와 채소 등을 올린 덮밥류로 요리에는 3분 안팎이 걸린다. MIT 대학원생들과 미슐랭 셰프 대니얼 블루드가 합작한 스파이스는 21백만 달러의 ‘시리즈 A’ 투자를 받았다. 아직까지는 일품요리 수준이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파인 다이닝 수준의 무인 요리가 가능해질 것이며, 시저 샐러드 버무리기나 생선 살 발라내기 등의 테이블 서비스에도 로봇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이용재 (음식 칼럼니스트)

인공지능도 작사 · 작곡이 가능할까?

‘슬픔은 술이 고여 달빛’ ‘어제보다 겁은 남아’ ‘꼭 울던 지금의 미련이라도 자꾸 흐르지 마라’…. 노랫말이되 인간의 작품이 아니다. 201711월 어느 날,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 시연장. 구글, 제일기획, 그리고 SM엔터테인먼트의 고위 관계자가 모여 있었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작사· 작곡 협연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는 <제7의 감각, 초연결 지능>의 저자 조슈아 쿠퍼 라모 키신저협회 공동 최고경영자도 있었다. 그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연결이 4~5년 내에 말러 교향곡 수준의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을 듯하다”고 했다.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이사는 “인간의 논리나 감성으로 만들어내기 힘든 상상을 초월하는 화성 진행과 노랫말이 불쑥불쑥 튀어나올 때 소름이 끼쳤다”고 했다. AI는 이미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귀신 같은 개인 맞춤형 선곡을 해낸다. 내 음악 취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단짝의 추천을 뛰어넘는 불가사의한 추천을 하며 그들은 ‘특이점’을 넘어서고 있다. 다음은 작사, 작곡이다. AI 모차르트, AI 폴 매카트니가 대중의 환호를 받으며 스타덤에 오를 날이 머지않았다. 그들의 이름은 AI가 아닐 것이다. 마이클이라든가…. 글 | 임희윤(<동아일보> 기자)

가상의 친구는 존재하는가?

최근 미국의 페이블(Fable) 스튜디오는 가상현실(VR) 사상 가장 몰입감 높은 동화 콘텐츠를 선보였다. VR 동화 <Wolves in the Walls>다. 주인공 꼬마 루시의 집 안에 숨어 바스락 소리를 내는 미지의 존재를 찾아 떠나는 모험 이야기다.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에미상 수상자들과 현대무용가들이 제작에 참여했다. 하지만 <Wolves in the Walls>는 완성도 높은 미래적 단편 동화 한 편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 가능성은 조금 섬뜩하게도 들린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가상현실, 증강 현실 콘텐츠를 다루는 ‘Beyond Reality’ 섹션 프로그래머 김종민 씨는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자녀 세대의 엔터테인먼트를 이해하기는커녕 볼 수조차 없을 거라고 예언한다. 그 엔터테인먼트는 다름 아닌 친구다. 가상의 친구 말이다.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끼면 ‘집에 있는 꼰대들’은 못 보는 나만의 친구. ‘I see dead people’ 영화 <식스센스>의 대사다. 그것은 이제 이렇게 바뀌고 있다. 영화가 아닌 현실, 바로 우리가 살 다음 집에서. ‘I see Michael’. 글 | 임희윤 (<동아일보> 기자)

견주들을 위한 틴더가 성공할까?

펫용품은 이제 리빙 오브제이자 하이테크 디바이스 반열에 들어섰다. 고급 노이스 캔슬링 기능을 탑재한 개집이나 조 각품을 방불케 하는 럭셔리 캣타워를 보노라면 과거 디자이너들이 ‘의자’에 쏟아부은 실험 정신과 자아실현 욕구가 펫 퍼니처로 옮겨온 듯하다. 아마존은 1년여 전 자체 사료 브랜드를 론칭해 전 세계로 배달 중이고, 산책 대행, 전용 택시, ‘개’취에 맞는 간식과 장난감 맞춤 구독 서비스 등은 실리콘밸리가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스타트업이 됐다. 펫을 둘러싼 테크놀로지는 결국 ‘어떻게 같이 행복하게 살아갈까’로 흘러가는 분위기. 이런 관점에서 지난해 9월 론칭해 대대적인 인기몰이 중인 미국의 도그 프렌들리한 데이팅 앱 ‘디그’는 그야말로 지속 가능하고 스마트한 21세기 서비스답다. 디그의 속칭은 ‘견주(혹은 도그 러버)들을 위한 틴더’. 여기선 주인과 강아지 프로필이 한 세트로 움직인다. 만나고 싶은 상대 ‘인간’의 성(남녀 혹은 논 바이너리)과 선호하는 반려견 종, 몸집을 설정한 뒤 매칭이 되면 앱이 안내하는 주변 공원이나 도그 프렌들리 식당, 바 등에서 데이트를 즐기면 된다. 혹여 연애가 실패로 돌아간다 해도 당신과 반려견은 ‘지지난번 그 남자랑 코커스패니얼이랑 바다에 갔을 때 참 재밌었는데” 하며 추억을 곱씹을 수 있을 것이다. 나와 동물 가족을 하나의 유닛으로 인식하는 이웃과 커뮤니티가 생겨나는 것보다 더 든든하고 행복한 기술이 또 있을까? 글 | 김은아 (프리랜스 에디터)

무인 매장은 대세가 될 수 있을까?

20181월, 세계 최대의 유통 플랫폼 아마존이 선보인 무인 매장 ‘아마존 고(Amazon Go)’는 유통업계 전반에 큰 화두를 던졌다. 웹에 뜬 제품과 정보 사이에 화면과 소비자만 존재하는 온라인 쇼핑과 달리, 오프라인 매장의 절대 조건 중 하나는 반드시 ‘직원’이 있다는 점이었다. 고객은 조언을 얻기도 하고, 때로는 단골로 친분을 쌓기도 하며, 희귀한 제품이 나왔을 때 미리 귀띔해주기도 했다. 무인 매장은 이러한 전제를 가볍게 부순다. 매장에 들어서서 물건을 고른 후 심지어 결제 과정마저 생략한다. 한국보다 모바일 결제가 빠르게 성장한 중국에서는 이미 무인 편의점 스타트업 ‘빙고박스(Bingobox)’가 300여 매장을 운영 중이다. 물론 무인 매장이 아직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파고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모바일 라이프와 혼밥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쇼핑 자체를 오프라인에서 경험하지 않는 요즘 세태를 보면, 지켜보는 점원이 없는 매장이 수십 년 후 일상적인 풍경이 되지 않으리라 장담하기 어렵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무인 매장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먼저 고용 문제다. 수많은 사람이 아르바이트 계약직 혹은 정직원으로 매장에서 근무한다. 결제 시스템이 발전하면, 수많은 손님이 몰리는 패스트패션 매장 또한 무인 매장으로 바뀌지 말라는 법이 없다. 무인 자동차와 자율 주행 기술이 속속 진보하는 지금, 그것이 패션을 비롯한 삶 전반으로 나아가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도 있다. 과거의 버스에는 ‘안내양’이 있었다. 지금 버스를 타는 우리는 교통카드로 토큰과 회수권을 대신하고, 앱으로 도착 예정 시간을 보며, 다음 역이 어디인지 음성 안내를 듣는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지만, 수십 년 전에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글 | 홍석우(패션 저널리스트)

호텔방도 배달이 되나요?

머지않아 바퀴 달린 호텔 방이 우리 집 앞으로 배달될지도 모른다. 이 ‘모바일 룸’ 유닛에 몸을 싣고 목적지로 향하는 순간부터 호텔 경험이 시작된다. 밤이면 이 유닛은 목적 도시 내 타워형 ‘도킹’ 시설에 층층이 안착한다. 호텔 건물 내에는 익숙한 레스토랑과 바, 헬스장, 수영장, 미팅룸 등의 부대시설이 있다. 미국의 호스피털리티 업계가 13 년째 이어오는 아이디어 경연 대회 ‘급진적 혁신 어워드’에서 최근에 1등을 거머쥔 ‘자율 여행 스위트 (Autonomous Travel Suite)’의 시나리오다. 물론 미국 이야기고, 특히나 미국 주요 대도시가 10시간 이내 운전 거리에 있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현존하는 호텔 체인, 렌터카 시설, 주유소와의 협업을 바라보고 있으며, 여기에 드론까지 합세시켜 실시간 룸서비스를 구상 중이기도. 여전히 어색하긴 하지만 우리는 분명 구글의 자율주행차 회사 웨이모가 캘리포니아에서 첫 승객을 태운 시대를 살고 있다. 아우디, BMW, 현대자동차 등 주요 브랜드가 자율주행차 양산을 약속한 기한은 2021년. 자율주행차량이 상용화되려면 기술적으로 5G에 준하는 네트워킹 망, 최소 50㎝ 간격의 촘촘한 도로 매핑, 딥러닝이 전제되어야 하며 사고 상황을 판단하는 윤리적 문제, 차량 운행 해킹의 위험 등 갈 길은 멀다. 하지만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경험’을 약속하는 호텔이라니. 여행의 본질은 ‘이동’임을 간파한 패러다임 시프트적 발상이라고나 할까. 글 | 김은아 (프리랜스 에디터)

완전 맞춤 식단의 대중화가 가능할까?

디지털화 및 로봇의 도입은 식음료의 개인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미 포석은 깔린 상황이다. ‘푸드마블(FoodMarble)’은 스마트폰 앱과 연동되는 호흡 분석기로, 소화가 안 되어 소장에서 발효를 일으키는 식재료를 찾아내는데, 특히 포드맵(FODMAP, 과민성 장증후군을 악화시키는 탄수화물군)의 검출에 활용할 수 있다. 한편 해빗(Habit)은 연 49달러의 구독 비용으로 자신이 제공하는 건강 정보에 따라 상태를 분석하고 적합한 식단 및 레시피를 제안하는 서비스다. 혈액 검사를 통해 LDL HDL 콜레스테롤, 공복 중성지방 수치를 제출해야 한다. 이런 진단 서비스를 바탕으로 소위 ‘가성비’를 보장받으면서도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도록 구성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다. 플레이트조이 (Platejoy)는 맞춤 레시피를 제공하고 선택적인 식재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선바스켓(Sunbasket)은 11끼니 12달러 수준에 GMO를 배제한 유기농 식재료를 친환경 포장에 담아 배달한다. 현재까지는 최선이 식재료의 큐레이션 및 배달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최종적인 번거로움인 조리 자체를 해결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다. 글 | 이용재(음식 칼럼니스트)

스마트워치의 가능성과 한계는?

5G 기술이 적용되어야 진짜 스마트워치를 즐길 수 있다. 5G 기술 덕분에 속도가 훨씬 빨라지고 전력 소모는 줄어든다. 스마트워치에는 사람의 몸이 만들어내는 각종 정보를 데이터로 만드는 장치가 있다. 그 장치가 더 빠른 속도로 다른 기계와 소통할 수 있다면 차원이 다른 사물인터넷 관련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저전력 기술 역시 발전했기 때문에 데이터를 주고받기는 더 편리해진다. 예를 들어 스마트워치를 차고 충전 없이 3일 동안 여행을 가는데 맥박이 이상하다면 바로 병원의 주치의에게 알람이 가는 게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그런데 이런 발달에 간과되는 게 하나 있다. 사람의 눈이다. “소비자의 노안이 향후 스마트워치의 향방을 크게 좌우할 것이 틀림없다.” <크로노스> 일본판 편집장 히로타 마사유키 가 <GQ> 일본판 칼럼에서 적은 말이다. 사람의 손목 크기엔 한계가 있고 스마트워치를 포함한 모든 시계는 사람의 몸에 의해 크기가 결정된다. 게다가 지금은 평균 수명까지 길어져서 우리는 더 긴 노년의 삶을 살아야 한다. 시계의 크기와 인간의 시력이 충돌할 때가 머지않은 것 같다. 글 | 박찬용 (칼럼니스트)

인공지능이 의자를 디자인할 수 있을까?

MIT 미디어랩 학장과 RISD 총장을 역임한 디자인 구루, 존 마에다는 현대 디자인 역사를 세 단계로 구분한다. ‘전통적 디자인’, ‘디자인 싱킹’, 그리고 ‘컴퓨테이션(Computation) 디자인’이다. 컴퓨테이션 디자인은 컴퓨터, 곧 디지털 언어를 이해하고 특정 논리를 바탕으로 결과물을 생성하는 행위를 말한다. 컴퓨터 연산 능력의 비약적인 상승, 예를 들어 인공지능(AI)의 발달로 디자인 프로세스에 컴퓨터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생성적 디자인 시대가 열렸다. 오토데스크는 이미 컴퓨터 지원설계(CAD)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프로그램 ‘드림 캐처’로 산업 디자인 시장을 뒤흔든 바 있는데, 올해 개발한 생성적 디자인 소프트웨어 최신 버전을 스타 디자이너 필립 스탁에게 제공해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과 ‘컬래버레이션’한 의자를 밀라노국제가구박람회에서 선보였다. 필립 스탁 왈 ‘마치 인공지능(AI)과 대화하듯’ 인간 뇌 밖의 영역을 활용했다고. 같은 행사에서 패트릭 주앙은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통해 최소한의 재료로 유기적 형상의 의자를 발표했는데, 다리, 좌석, 등받이로 이루어진 입체물이 평면으로 완전히 납작해지는 메커니즘이 큰 화제를 모았다.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말한 ‘하이브리드 디자인’이 장인의 손맛을 중시하던 의자에 본격적으로 파고든 모양새가 이채로울 따름. 글 | 전종현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

전기항공기가 여행법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전기차도 상용화되었으니 전기항공기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사실 전기항공기 기술은 거의 다 개발됐다. 영국의 롤스로이스는 지멘스, 에어버스 등 파트너 회사들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기항공기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한다. 전기항공기의 장점 역시 전기자동차와 비슷하다. 소음이 적고 환경에 덜 나쁘다. 한계도 전기자동차와 비슷해서 배터리가 문제다. 용량뿐 아니라 과열과 무게도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다만 전자파가 남성 호르몬에 안 좋다는데 왠지 전기항공기를 한번 타면 정자가 남아나지 않을 것 같다. 메트로섹슈얼은 시대를 앞선 유행어였던 걸까. 전기항공기가 다가올 미래라면 이미 다가온 미래도 있다. 항공 노선의 구조 자체가 변하는 중이다. 기존의 항공 노선은 ‘허브 앤드 스포크(Hub and Spoke)’ 방식으로 운영됐다. 바젤-런던-인천-김해처럼, 장거리는 초대형 항공기에 맡기고 단거리는 소형 항공기에 맡기는 방식이다. 이 흐름이 ‘포인트 투 포인트’로 변하는 중이다. 퍼스-런던이나 골드코스트-우한(중국)처럼 작은 항공기 정도는 꽉 채울 수 있는 니치 장거리 노선이 생기고 있다. 유가, 저비용 항공, 항공 기술 발달 등의 이슈가 맞물린 덕이다. 당장 한국도 인천-산호세를 오가는 니치 장거리 항공사 ‘에어 프레미아’가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글 | 박찬용 (칼럼니스트)

피처 에디터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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