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 미술이 어우러진 제주도 본태박물관을 거닐다.
따스한 여름의 제주도를 아름답고 고요하게 물들이는 본태박물관은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다. 파란 하늘, 푸른 나무와 눈부신 햇살 등 자연과 어우러진 박물관은 본태(本態)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류 본래의 근원적인 아름다움을 탐구한다는 의미를 지녔다. 경건함이 느껴질 정도로 정제된 간결함이 특징인 안도 다다오 특유의 노출 콘크리트 건물과 그 가운데 자리한 제주도 전통 담장, 담을 따라 흐르는 냇물, 그리고 콘크리트 사이로 제주 산방산이 멀리 보이는 배치는 자연을 중심으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고자 한 본태박물관의 철학을 구현한다.
전시 구성 역시 가장 한국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이 조화를 이룬다. 한국 전통 수공예품을 전시하는 제1 박물관에는 다채로운 소반과 색색의 보자기, 화려한 자수 공예와 목공예 작품을 비롯해 여성 장신구들가 전시돼 있다. 제2박물 관에는 살바도르 달리, 이브 클라인, 백남준 등의 작품이 자리하며, 한국 모시 조각보를 형상화한 스테인글라스가 있는 안도 다다오의 명상의 방으로 이어진다.
제3박물관에서는 관람객들의 포토존으로 유명한 구사마 야오이의 작품과 무한 거울방을 만나 볼 수 있고, 제4박물관에서는 〈피안으로 가는 길의 동반자>를 주제로 상설 전시가 열린다.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조선 후기 상여의 모습을 관람 할 수 있어 특별하다. 마지막으로 소장품 기획전이 펼쳐지는 제5박물관에선 현재 <삶의 정서가 깃든 불교 미술의 매력>을 주제로 조선 후기의 불연, 용선대 등 몇 점 남아 있지 않는 희귀 유물과 동자선, 해태상 등 다양한 종류의 불교 유물 200여 점을 전시 중이다. 전시를 둘러보고 나면, 로트르 클라인-모콰이와 하우메 플렌사,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작품이 전시된 조각 공원을 산책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 패션 에디터
- 백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