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시대인 지금, 휴대폰 안의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휴대폰 밖을 감싸는 IT 제품 마케팅도 무시할 수 없다. 디지털 시대의 핸드백, 핸드폰 케이스에 대하여.
패션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서는 방법은 그들이 늘 쓰는 제품에 자신들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심어두는 것이다. 그렇다면 백, 슈즈, 주얼리보다 값이 부담 없으면서 현대인이 언제나, 지니고 다니는 것은 무얼까? 바로 핸드폰이다. 요즘 같은 SNS 시대에는 핸드폰 안에서 이루어지는 SNS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핸드폰을 감싸는 이미지 마케팅도 무시할 수 없다. 수많은 패션지에서는 이미 핸드폰을 들고 셀피를 찍는 장면, SNS의 형식을 이용한 화보를 쉴 새 없이 싣고, 패션쇼에서도 핸드폰 케이스를 런웨이에 올리는 시대가 아닌가. 지난 시즌 루이 비통이 선보인 여행용 트렁크와 같은 모양의 핸드폰 케이스는, IT 제품에 대한 본격적인 마케팅 방식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쇼가 끝난 후 핸드폰도 명품을 입는 시대임을 천명한 루이 비통의 마케팅도 꽤나 적극적으로 이어졌다. 어쨌든 루이 비통 핸드폰 케이스는 이제 꼭 사야 하는 잇 백처럼 여겨진다. 핸드폰 케이스가 백처럼 유행하는 시대? 놀랍기도, 재미있기도 하다. 가격은? 놀라지 말 것. 1천2백 달러에 달하니 웬만한 엔트리 명품 가방에 버금가는 가격. 그뿐이 아니다. 지난 시즌부터 런웨이를 인플루언서로 채운 돌체&가바나와 옷에서 보여주는 기행을 핸드폰 케이스에 담아내는 모스키노, 이 두 밀라노 브랜드 역시 방식은 다르지만, SNS 시대를 관통하는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돌체&가바나는 거의 매 시즌 호사스러운 백 못지않은 화려한 핸드폰 케이스를 런웨이에 올린다. 심지어 백과 핸드폰 케이스를 한 손에 쥐고 다니는 스타일링 방식까지 제안하면서 말이다. 반면 모스키노는 런웨이에 핸드폰 케이스를 등장시키진 않는다. 그들은 꽤 오래전부터 컬렉션 초대장에 핸드폰 케이스를 함께 보내왔는데, 모스키노의 쇼가 열리는 날이면 SNS의 타임라인이 위트 넘치는 핸드폰 케이스로 도배될 정도로 그 파급력은 크다. 정크푸드, 쥐덫 모양의 핸드폰 케이스가 SNS를 타고 순식간에 대중에게 퍼져나가는 형식. 그런 식으로 그들은 핸드폰 케이스를 마케팅 소재로 활용한다. 핸드폰 케이스의 유행은 시대의 트렌드인 동시에 패션의 트렌드다. 백을 드는 건 선택이지만, 핸드폰을 드는 것은 필수다. 그리고 이 것을 반영해 패션은 핸드폰 케이스를 백처럼 들고 다니게 만들었다. 패션 안의 트렌드는 늘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다. 그리고 지금, 예전엔 상상하지 못했던 이 현상은 시대의 패션을 기억할 때 곱씹을 이야기로 남을 것이다.
- 에디터
- 김신
- 포토그래퍼
- 김지양
- 모델
- 앨리스
- 헤어
- 박규빈
- 메이크업
- 오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