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대림미술관에서 선보이는 구찌의 '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 전시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당신의 현실, 당신의 유토피아

2020-02-05T17:07:51+00:002020.02.10|FEATURE, 컬처|

패션과 문화의 교집합이 벌이는 짜릿한 순간. 구찌가 꿈꾸는 현실 속 이상향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오는 3월 서울 대림미술관에서 펼쳐진다.

오는 3월 12일, 대림미술관에서 개막하는 전시 ‘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의 전시 포스터.

패션 에디터로서 2020년 새해 가장 기대되는 전시를 꼽으라면 그중 하나가 바로 이것. <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No Space, Just a Place. Eterotopia)> 전시다. 오는 312일부터 615일까지 대림 미술관에서 선보일 예정으로, 이탈리아 브랜드 구찌가 서울의 문화 경관과 현대미술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다.

지난봄,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의 프레스 프리뷰 현장. ‘CAMP’ 전시 호스트로 참여한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

완벽한 세계, 하지만 실제로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유토피아라고 한다면 헤테로토피아는 ‘ 현실화된 유토피아’를 가리킨다. 프랑스 사상가 미셸 푸코가 유토피아와 대비되는 공간으로 정의한 단어다. 다시 말해 다른(Heteros)장소 (Topos/Topia)를 더한 뜻으로, 전시 제목과도 연계성을 지닌다. 그렇다면 이 공간, 그 장소로 일컬어지는 ‘다른 공간(Other Space)’이란 어떤 모습일까. 헤테로토피아에 대해 구찌는 다른 공간을 개인이 타인 혹은 주변 환경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통해 ‘바람직한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장소’라고 새롭게 정의한다.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와 함께 진보적 심미관으로 알려진 큐레이터 미리암 벤 살라(Myriam Ben Salah)가 큐레이팅한 전시는 미켈레의 사회에 대한 사유를 기반으로 한다. 특히 전시의 핵심 주제인 장르와 성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윤리적이고 미학적인 가치,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자기 표현의 중요성과 영원한 인류학적 매니페스토 등에 대한 담론을 담았다. 나아가 대안 예술 공간의 역할과 목표를 모색하고 역설하는 전시다.

지난가을, 밀라노에서 선보인 구찌 2020 S/S 여성 컬렉션의 쇼장 전경.

전시에 초대된 다양한 독립 예술 공간은 각각 다른 존재가 함께함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보여준다. 한 명 또는 여러 아티스트의 작품으로 독립 예술 공간을 구성한 각각의 팀은 큐레이터와 함께 고안한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동시에 모든 프로젝트는 새로운 힘을 실어주는 내러티브를 확립한다. 무엇보다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면서 소수자의 정체성과 퀴어 문화를 탐색할 수 있는 유토피아적 장소로서 ‘대안 공간’이라는 주제와 연결되는 것. 구찌가 패션을 통해 보여준 특유의 유머나 마법 같은 환상을 현실 주의로 치환시키며, 매혹적이고도 강렬한 시각적 언어로 풀어낸 사회와 문화, 그리고 예술은 어떤 모습일까. 짜릿하면서도 흥미롭고, 또 담대한 메시지를 안겨줄 새로운 공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