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책 좀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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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책 읽기’를 다짐하는 이들을 위한 책.

새해가 밝았다. 어김없이 피트니스센터에 사람들이 몰린다. 1일부터 샐러드를 먹기 시작한 다이어터, 매일 30분씩 걷기로 다짐한 이들 등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영어 학원도 문전성시, 서점에는 ‘일주일에 책 한 권 읽기’ 새해 다짐을 지키기 위해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0>을 뒤적이는 이들이 눈에 띈다. ‘자기 전에 몇 장이라고 읽어야지’ 싶다가도 책에 수면제 성분이 있는지 스르륵 잠이 들고 만다. 어딘가 찔리는가? 이 모든 게 본인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이들을 위해 술술 읽히는 책 몇 권을 골라봤다.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지음, 창비 펴냄

기묘하다. 일의 슬픔은 알겠는데, 기쁨이란 뭘까. 대체 일을 하면서 기뻤던 순간이 있기는 했던가? 매달 월급이 들어오는 25일 정도가 전부였던 것 같은데. 이런 잡다한 생각을 하며 순식간에 읽을 수 있는 책. 20-30대 젊은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8편의 단편이 묶여있다. 회사에서 운영 중인 중고거래 어플에 하루가 멀다 하고 판매글을 올리는 ‘거북이알’ 판매자를 만난 사연, 카드 회사에서 월급을 카드 포인트로 대신 받게 된 이야기 등 작가가 기민한 시각으로 바라본 사회의 단면이 재미있다. 회사 생활을 하면 정말 별의별 상황을 겪게 된다. 이 책을 보면 꼰대 같은 상사와의 불화는 애교 수준이다. 그러니 재미있을 수밖에. 장류진 작가는 2018년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했고 등단 작품은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노적 조회수 40만 건을 기록했다.

호감 가는 대화에는 8가지 절대법칙이 있다

스쿤 지음, 박진희 옮김, 미디어숲 펴냄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이 있다. 에릭남, 강하늘이 그렇다. 차홍 원장도 말하는 걸 들어보면 듣는 이를 기분 좋게 해준다. 청학동에서 예의를 배웠나 싶을 정도로 참 정갈하고 겸손하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건 옛말, 이제는 말 한마디에 인사 평가 점수가 달라지며 내년 연봉이 결정된다. 수백억 원짜리 거래나 기업 합병도 말 한마디에 달렸다. 이러니 조심스럽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김제동처럼 달변가가 될 수는 없다. 단, 한마디를 하더라도 예쁘게 내뱉은 버릇을 들일 순 있다. 14억 명이 넘는 중국에서 달변가로 순위를 다투는 연설 코치가 있다. 중국의 스피치 교육 스튜디오 ‘후이신방’의 설립자 스쿤이다. 책의 내용은 어렵지 않다. 정말 쉽게 읽히며, ‘아, 뭐야. 이렇게 쉽다고?’ 하며 코웃음이 나온다. 오감을 동원해 말하기, 감동을 주는 방법, 썰렁할 때 질문 던지기 등 깨알 같은 팁이 담겨 있다.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

라미 세티 저, 김태훈 옮김, 안드로메디안 펴냄

‘뭐해 먹고 살지?’ 2019년에 했던 걱정을 지금도 하고 있다. 아마 1019년, 919년, 기원전 19년에도 누군가가 이 고민을 하며 밭을 갈았겠지. <쇼미더머니>에 출연했던 래퍼가 명품을 휘감는 모습을 봤을 때의 자괴감, 사업이 잘된 친구가 새 차를 뽑았다는 소식에 배가 아프다. ‘아오! 그거 나도 생각했던 아이템인데!’라며 분통을 터뜨려도 소용없다. 등갈비에 치즈를 녹이거나 대만에서 카스텔라나 흑당 밀크티를 맛보며 ‘이거 한국에서 팔아도 되겠다’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먼저 한 사람이 임자인걸. 사업을 할 게 아니라면, 그럴 깡도 돈도 없다면 이 책을 주목해보자.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늘어놓던 여느 재테크 책과는 조금 다르다. 아주 사소한 습관, 뒤에서 줄줄 새는 돈을 잡아보자는 내용이다. “돈 관리와 식단, 건강관리가 실패하는 방법은 비슷하다. 평소에 얼마나 많이 먹거나 돈을 쓰는지 잘 모른다는 것. 연구결과나 자료가 아니라 어디서 들었는지 모를 말을 믿는다는 것.” 이 첫 문장부터 뼈를 맞은 것 같아 욱신거린다. 자기한테 맞는 신용카드 고르는 법, 자는 동안에도 저축하는 법, 누구나 할 수 있는 투자 방법 등이 담겨있다. 우리도 부자가 될 수 있다. 2020년에는 모두가 염따처럼 부자 될 수 있기를!

프리랜스 에디터
박한빛누리
사진
Photo by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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