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도, 비가 쏟아져도 괜찮다. 한나절은 충분히 보낼 수 있는 문화복합공간 두 곳으로 향하면 되니까.

 

피크닉

중구 회현동에 새로운 문화복합공간 ‘피크닉(Piknic)’이 문을 열었다. 과거 제약회사 건물을 리모델링한 이 공간은 피크닉 매트만 깔려 있지 않을뿐 한나절은 거뜬히 보낼 수 있는 문화 놀이동산. 이곳에 들어선 카페와 레스토랑, 잡화점, 전시의 면면은 지금 서울의 문화 수혈자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1층에는 국내외 창작자들이 제작한 잡화와 서적을 판매하는 문구잡화점 ‘키오스크 키오스크’, 헬카페와 콜라보한 ‘카페 피크닉’이 있다. 수십명이 나란히 앉는 롱 테이블 좌석은 카페 피크닉의 메인 석이자 명당. 통유리창 밖으로는 6월 남산의 푸르름을 조망할 수 있다.

2층에는 전시기획 회사 글린트가, 3층에는 서래마을에서 이사온 프렌치 다이닝 제로컴플렉스가 둥지를 틀었고 탁 트인 시야로 남산과 명동 근방이 내려다 보이는 또다른 피크닉의 명당 루프톱에서는 현재 류이치 사카모토의 전시 일부를 만나 볼 수 있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설치 미술가이자 사회 운동가인 류이치 사카모토는 그 이름만으로도 화제를 불러 일으키는 시대의 예술가. ‘데뷔 40주년을 기념한 첫 내한 전시’라는 타이틀이 더해져 전시관은 연일 북새통이다. 다만 그의 전 생애와 폭넓은 작업의 스펙트럼을 오롯이 감상하기에는 전시 동선이 다소 복잡하고 공간이 협소한 면이 있으니 주말은 피해 전시장을 찾을 것을 권한다.

 

플라스크

2011년 이케아코리아가 런칭하기 전, ‘마켓엠’은 싱글족과 신혼 부부, 소규모 창업자들에게 자주 회자됐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중저가의 가구와 악세서리 등 홈 퍼니싱을 계획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마켓엠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봤을 것이다. 스웨덴 가구 공룡의 한국 입성, 크고 작은 국내 라이프스타일 론칭의 전쟁에서 잠시 잊혀졌던 마켓엠은 명동역 근방 6층 규모의 문화복합공간 ‘플라스크(Flask)’로 화려하게 시장으로 복귀했다.(게다가 건물 지하에 주차도 가능!) 1층에는 명동 골목을 오가는 이들을 유혹하는 아기자기하고, 컬러풀한 수입 문구류가 포진되어 있다. 일본의 스테이셔너리 브랜드 델포닉스(Delfonics), 동유럽 필기구 브랜드 ICO, 이탈리아 문구 브랜드 라이트 스케치 앤(Write Sketch &) 등 여행지에서 만났다면 한 번쯤 눈독 들였을, 사지 못했다면 한 번쯤 아쉬워 했을 귀여운 물건들이다. 안쪽에는 라 브루켓의 안테나 숍이, 방안의 여름 인테리어를 완성해 줄 라탄 제품이 정갈하게 진열돼 있다.

숍만 둘러봐도 시간이 휘발되겠지만 2층 카페 역시 놓쳐선 안 될 공간이다. 호주 바이런 베이에서 건너온 스페셜티 커피 문샤인(Moonshine)의 원두를 맛볼 수 있는 가운데, 마켓엠 가구로 채워진 널찍한 공간에서 말 그대로 ‘도심 속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강연 및 대관 공간인 3층에는 마켓엠이 론칭한 홈 퍼니싱 전문 브랜드 베이거 하드웨어(Beiger Hardware)의 스토어가 입점해 있다. 국내에서는 쉬이 구매할 수 없었던 스위치 플레이트, 컨테이너, 작업용 에이프런 등이 가득하니 눈요기 삼아 들러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