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애하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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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한국 드라마가 없어 금단 증상이 생겼다면, 넷플릭스나 다른 곳에서 허기를 채우자. 미드, 영드, 일드 좀 본다 하는 사람들이 애정하는 드라마 한 편을 꼽았다.

블랙미러1<블랙 미러>
“가까운 미래,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한 인간상과 사회상을 묘사한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80년대 스티븐 스필버그의 <환상특급>이 연상되기도 하는데, 그보다 훨씬 냉소적이고 요즘 문명에 대한 비판이 풍자적으로 녹아 있다. 무난하게 입문하려면 시즌 3의 1편을, 충격적인 에피소드로는 포문을 연 시즌 1의 1편을 추천한다.” – 강명석(웹진 <ize> 편집장)

겟다운<더 겟 다운>
“디스코 시대가 가고, 힙합이 어떤 배경 속에서 탄생했는지 그 시작을 보여주는 드라마. 음악을 즐기는 데 배경 지식이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이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따라가다 보면 힙합의 기본 요소라든지 왜 이 음악이 저항과 분노를 표출하게 됐는지 등을 차근차근 알 수 있다. 웬만한 영화와 견줘도 뒤지지 않을 영상미와 스케일까지 받쳐준다. 조만간 시작될 시즌 2의 감독이 무려 바즈 루어만이다. 새 시즌을 맞이하기 전 복습할 예정.” – 진문희(<민트페이퍼> 기획자)

오렌지이즈더<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여자 교도소에 복역하게 된 주인공과 다양한 인물의 사연이 펼쳐진다. 주요 인물이 모두 여자인 만큼, 남자 교도관들의 여성 혐오와 무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는 죄수이자 여성의 현실이 까발려진다. 장르는 코미디지만, 인종과 젠더 정체성 문제, 여성의 사회적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다양한 죄수들을 통해 드러난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 조아라(워너뮤직 세일즈 마케터)

더크라운<더 크라운>
“1926년생인 엘리자베스 2세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이른 나이에 여왕이 됐다. 드라마는 그 시기 영국 왕실이 배경이다. 영국 왕실은 지금껏 여러 드라마와 영화의 단골 소재였지만, 이 드라마가 가장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여주인공 클레어 포이의 연기가 훌륭하다. ‘막장’ 없이도 왕실 드라마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여성의 성장 드라마다.” – 조원희(영화감독)

도쿄아가씨(양옆크롭)<도쿄 타라레바 아가씨>
“만화가 히가시무라 아키코의 <도쿄 후회망상 아가씨>를 드라마화한 작품이다. 나이 서른에 모아둔 돈도 남자친구도, 특별히 이룬 것도 없는 주인공과 친구들. 그들은 지금보다 더 아름다워지면 좋은 남자가 나타날 거라거나 좋아하는 남자가 생기면 결혼할 수 있을 거라는 망상을 품으며 산다. 이들에게 일침을 놓는 인기 절정의 모델 역은 실제 모델 출신인 사카구치 켄타로가 맡았다. 내 경우 ‘혼밥 혼술’ 붐이 일어도 뚱했는데, 일본 특유의 위트가 살아 있는 이 드라마는 반갑다. 한국에서 일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채널 W를 통해 시청 가능.” – 장수일(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

드라마월드<드라마 월드>
“이 한미중 합작 웹 드라마는 한국 드라마의 클리셰, 문법과 플롯을 재현한다. K-드라마 팬인 백인 소녀가 한국 드라마 속 세계로 빨려들어간다는 판타지가 기반. 한국 드라마의 온갖 클리셰를 직접 겪게 되는 소녀는 한국 남자 주인공의 필수적인 샤워신이나 여자 주인공이 뒤로 넘어질 때마다 어디선가 나타나 잡아주는 존재 등 모든 공식을 꿰고 있다. 매회 최시원, 한지민 등의 카메오가 출연하는 건 깨알 재미. 한 편만 봐도 기절할 만큼 웃긴다.” – 유선주(TV 평론가)

에디터
권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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