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 5대 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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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십시오. 드디어 서울 시내 치맥의 성지 5곳을 순례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한잔의 추억
이름 하여 ‘한추’. 가로수길 구석에 있던 작은 치킨집이 아무리 평수를 늘려도, 문을 열자마자 길게 줄서서 기다려야 하는 건 여전하다.반죽에 고추를 잘게 썰어 넣어 튀긴 프라이드가 바로 이곳의 킬러 콘텐츠인데, 어찌나 칼칼하고 짭조름한지 어느새 손까지 쪽쪽 빨아 먹게 된다.
TIP 엄청난 크기의 고추 안에 속을 꽉꽉 채워 넣어 튀긴 고추튀김은 반드시 정복해야 할 필수 코스.
서울 강남구 신사동 549-9

치어스
양념 치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부암동 치어스. 프라이드치킨도 맨 처음 맛보면 그리 특별할 게 없어 보이지만, 그 중독성만큼은 말로설명하기 어려울 정도. 아마 얇고 바삭한 튀김옷 안에 숨은 고소함과 담백함, 그렇게 기본에 충실한 맛 때문 아닐까. 특히 곁들여 나오는 포슬포슬한 웨지감자는 눅눅해지기 전에 치킨보다 먼저 낚아챌 것.
TIP 치어스의 또 다른 별미는 골뱅이 국수. 무턱대고 국수를 골뱅이와 채소 무침에 비벼 먹지 말고, 국수를 한 젓가락 집어 골뱅이와 채소 무침에 돌돌 말아 먹어야 제맛이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 258-3

깐부치킨 학동역점
알싸하고 담백하고 달콤하기까지 한 마늘을 기름기 쪽 뺀 전기구이 통닭에 푸짐하게 곁들여 먹는 마늘 전기구이야 깐부치킨 모든 지점의 공통적 매력. 하지만 매일 새롭게 들여와 시원하고 신선하기 그지없는 생맥주로는 학동역점을 이길 수 없다. 여기에 다른 지점과 달리 손님이 직접 조물조물 비벼 먹는 깐부 골뱅이는 맛에 더해 재미까지 누릴 수 있게 해준다.
TIP 깐부치킨 중에도 일부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고추치킨은 바로 이곳 학동역점이 원조. 고추를 큼직하게 썰어 넣어 매콤함을 고스란히 살린 덕분에 한 번 입을 대면 멈출 수 없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209

레게치킨 서울
어두컴컴한 조명 아래 흥겨운 레게 음악을 들으며, 향기로운 커리 치킨을 뜯어 먹는 이상야릇한 치맥계의 신성. 치킨엔 생맥주라는 뻔한 공식을 깨고, 레게치킨에서는 전용 잔으로 딱 2잔 나오는 700ml 칭따오를 마셔보는 것도 좋다. 청량한 맛의 칭따오가 입안에 남아 있는 커리 향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기 때문이다.
TIP 레게치킨 2호점은 상수동에 위치한 ‘레게치킨 썬샤인’. 이곳에서 1차로 치맥을 즐겼다면, 2차로는 바로 위층의 서핑 바 ‘썬샤인’에서 늘어진 자세로 칵테일을 마실 차례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 147-19

후렌드치킨
이태원 경리단길 시장통에 위치한 말 그대로 동네 치킨집이다. 입 안에 넣고 씹으면 바삭거리는 소리가 상대방에게까지 들리는 프라이드치킨, 쫀득하고 달콤한데 짭조름하기까지 한 양념 치킨 중 하나를 고르는 건 불가능하니 반반’만이 살 길이다. ‘반반’을 주문해도 1만1천원! 이렇게 고마운 가격도 이곳만의 미덕.
TIP 후렌드치킨에선 사실 맥주보다 소주다. 감칠맛 나는 참치찌개와 얼큰한 오뎅탕이 기다리고 있는데, 어찌 맥주에서 멈출 수 있을까.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225-112

에디터
피처 에디터 / 김슬기
포토그래퍼
엄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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