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거나 따뜻하거나

W

레이어링 대신에 간결한 라인이 컴백한 이번 시즌에 디자이너들은 소재에 대한 실험에 몰두했다. 새로운 텍스처들의 믹스 매치에 힘입어 옷만지는 즐거움이 극대화된 이번 시즌, 선택은 차갑거나 따뜻하거나

PRADA

PRADA

LOUIS VUITTON

LOUIS VUITTON

cold

스틸, 루렉스, 스톤, 크리스털, 시퀸과 스팽클, 알루미늄등. 가을/겨울 컬렉션을 준비할 당시 디자이너들의 작업실은 다채로운 부속물이 가득한 패션 창고가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을 하게 된다. 금속 스터드에는 가죽의 매치만이 자연스러웠던 시절에 비해 이번 시즌에는 차가운 금속성 소재와 유연한 질감의 패브릭의 극과 극의 매치가 다양하게 실험되었다. 미묘한 것과 섬세한 스틸을 믹스한 수공예적인 컬렉션을 선보인 디자이너는 니콜라스 게스키에르의 발렌시아가와 베라 왕이 대표적이었다. 발렌시아가는 아주 가는 체인 프린지 장식을실크 원피스에 믹스하거나 스카프의 장식에 사용했고, 베라 왕은 튤 소재에 메탈릭 자수와크리스털 장식으로 부서질듯 섬세한 컬렉션을 펼쳐 박수를 받았다. 중세 시대에서 영감을 얻은 버버리의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납작한 브론즈 버튼의 미니 드레스와 스틸 스터드가 촘촘하게 장식된 백 등으로 버버리 걸을 강인한 전사로 탈바꿈시켰고, 마녀 사냥을 컬렉션의 큰 테마로 풀어낸 매퀸의 경우, 이교도나 주술적인 이미지의 의상에 황금빛 시퀸을 대거 사용했다. 크리스털은 디자이너들이 사랑해 마지않은 소재였다. 런웨이의 조명을 받아찬란하게 빛난 웅가로의 크리스털 점퍼, 다양한 크기로 흩뿌려 놓은 듯한 크리스털 스터드원피스에 튤로 한 번 감싸 그 미묘한 아름다움을 빛낸 돌체&가바나, 스와로브스키로부터 막강한 지원을 받은 크리스토퍼 케인은 벨벳과 가죽에 크리스털 장식을 더한 의상으로 파티 걸들로부터 주문이 폭주할 듯했다.

FENDI

FENDI

warm

겨울이면 생각나는 것은 폭신폭신한 울과 니트, 모피 삼총사. 시대는 변하고 테크닉은 매 시즌 일취월장하여 이번 시즌에는 이 따뜻한 소재들 간의‘드라마틱하거나 정교하게’ 믹스 매치한 의상이 대거 선보였다. 소재에 대한 미우치아 프라다의 연구가 정점에 달했다고 프라다 홍보 담당자가 공언할 만큼 소재에 집중한 프라다 컬렉션에서는 인조 퍼와 깃털처럼 형상화한 납작한 플라스틱 프린지, 울과 실크를 직조해 공기를 주입한 듯한 주름 등 신선한 소재가 총출동했다. 인조 퍼일 것이라 짐작한 루이 비통 컬렉션의 회색 톱과 스커트는 토끼털에 실버 왁싱을 해서 만든 것. 그 설명을듣고서 이제는 사진으로 보거나 손으로 만지는 것으론 부족하고 친절하게 설명된 보도 자료가 필수임을 느꼈다. 트위드에 대한 오마주인 듯 다양한 컬러의, 다양한 아이템으로 트위드를 해석한 샤넬 컬렉션도 이번 시즌‘따뜻했’던 컬렉션 중 하나. 스코틀랜드의 타탄 체크에 심취한 장 폴 고티에는 앙고라 소재의 체크 스커트와 여우털 트리밍의 거대한 체크 코트를 제안했는가 하면, 펜디는 모피와 가죽의 명가답게 더욱더 정교해지고 드라마틱해진 퍼와 가죽의 믹스 매치를 보여줬다. 말로 컬렉션에서는 캐시미어의 질감을 다양하게 표현했고, 자일스 디컨은 거대한 청키 니트 머플러로 니트에 대한 또 다른 발견을 보여줬으며, 프로엔자 슐러는 무톤과 니트, 퍼의 믹스로 20년대 실루엣을 세련되게 뽑아냈다.

에디터
황진영(Allure 편집장)
포토그래퍼
jason Lloyd-Evans
브랜드
프라다, 루이비통, 발렌시아가, 알렉산더 맥퀸, 돌체 앤 가바나, 크리스토퍼 피셔, 베라 왕, 버버리 프로섬, 엠마누엘 웅가로, 펜디, 샤넬, PROENZA SCHOULER, 자일스 , 장 폴 고티에, 크리스찬 라크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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