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당은 ‘0 칼로리’가 아니다?

최수

바야흐로 제로(Zero 0) 전성시대!

맛있는 식단으로 즐겁게 건강을 관리한다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의 일환으로 대체당을 활용한 식품이 큰 사랑을 받고 있죠. 제로 식품만 고집하는 이를 일컫는 제로덴티티(Zero + Identity)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니까요. 사람들이 제로 식품에 열광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설탕이 들어간 음식보다 칼로리가 낮고, 건강에 도움이 될 거라는 믿음 때문이에요. 특히, 달고 자극적인 음식이 그리운 다이어터에겐 마다할 이유가 없죠.

1 대체 당, 그게 뭐냐면

제로 식품의 키 포인트는 ‘대체 당’입니다. 단맛이 나면서 당류는 제로인 감미료죠. 현재까지 국내에 승인된 감미료만 해도 20종이 넘습니다. 대체 당은 아스파탐, 에리스리톨, 자이리톨 같은 ‘인공 감미료’와 알룰로스 스테비아와 같은 ‘천연 당’ 및 ‘천연 감미료’로 나뉩니다. 그 중 천연 당과 감미료가 일반 가정에서도 자주 쓰이고 있어요.

천연당인 알룰로스는 당도는 설탕에 70% 수준이지만 98% 이상이 몸에 흡수되지 않고 배출됩니다. 스테비아 역시 천연 감미료의 일종으로 설탕에 비해 300배 이상의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제로입니다. 두 가지 모두 칼로리가 없거나 매우 낮아 체중 조절에 도움을 주고, 체내에 소화되지 않아 혈당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요. 이토록 달콤한 유혹에, 우리가 주의해야 할 건 없을까요?

2 ‘제로 당=제로 칼로리’는 아니니까

‘슈거 제로’라는 말에 속아 구매하기 전에, 식품 뒤편에 적힌 성분표를 한번 살펴봐야해요. 설탕이 들어가지 않았을 뿐, 칼로리가 없는 것은 아니기에 과한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죠. 실제 과자류의 경우, 일반 설탕과 대체 당 함유 제품에서 칼로리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을 종종 발견할 수 있어요. 또한 대부분의 제로 슈거 음료에는 설탕대신 나트륨이나 탄수화물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맘 편히 생각할 수만은 없습니다. 특히 고열량 식품의 경우, 대체 당 사용 유무와 상관없이 지방 함량이 높아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유념해야 합니다.

3 무엇이든 지나치면 독이니까

사실, 대체당의 유해성 여부는 식품 업계의 뜨거운 감자입니다. 우선,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설탕 대신 대체당을 사용하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다’고 판정한 것에 주목해 볼 만해요. 대체당은 일시적으로 혈당을 높이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섭취하면 2형 당뇨병과 뇌졸중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거든요. 또한 전문가들은 대체당 식품을 지속해서 섭취할 경우, 우리 몸이 단맛이 주는 경험에 익숙해져서 의존성이 생기기 쉽다고 경고합니다. 의존성이 생기면 일정 수준 이상의 단맛을 섭취해야만 우리 몸이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에, 다른 당류를 섭취하기 쉽고,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식습관을 갖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이러한 경향성을 확대 해석하여 우려할 필요는 없어요. 대체당은 인류 식문화에서 역사가 아주 짧은 만큼 충분한 연구가 필요하거든요. 앞으로 건강한 대체당 활용법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며 우리의 갈증이 해소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일 건강한 선택은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줄이는’ 것이라는 사실. 잊지 말기로 해요!

사진
Getty Images, Splash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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