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드라마틱한 실루엣은 앞이 아니라 ‘뒤’에서 만들어지니까요.
여름, 가장 강렬한 선택지를 꼽자면 단연 백리스 디자인입니다. 깊게 파인 커팅 하나로 드라마틱해지고, 평범한 룩에도 굉장한 텐션을 부여할 수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무드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앞에서 보면 차분하고 단정한데, 돌아서는 순간 분위기가 반전되는 식이죠. 노출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우아하게 연출할 수 있는 게 백리스 특유의 매력입니다.



백리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아무래도 드레스겠죠.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백리스 드레스는 늘 가장 강렬한 순간을 만들어내기도 하고요. 마지막까지 시선을 붙잡는 방식도 바로 ‘뒷태’에 있습니다. 스트랩으로 등을 지그재그로 감싸거나, 직선으로 툭 떨어지게 파낸 스퀘어 형태, 또는 드레이핑으로 부드럽게 감싸는 등 다양한 디자인이 있죠. 실크나 새틴처럼 매끄러운 소재를 활용하면 등이 부드럽게 강조되며 룩 전체가 더 우아해 보입니다.

백리스 디테일을 데일리하게 즐길, 손쉬운 방법은 홀터넥이에요. 앞에서는 평범한 슬리브리스처럼 보이지만, 등을 드러내는 컷 덕분에 뒤돌았을 때 시원하고도 스타일리시하죠. 데님 쇼츠, 스커트, 와이드 팬츠 등 거의 모든 하의와 잘 어울리니 활용도도 높습니다. 특히 얇은 스트랩이 목 뒤에서 고정되니 목선부터 어깨, 등까지 이어지는 라인을 자연스럽게 보여줘요. 소재에 따라 다른 분위기도 연출 가능하죠. 실키한 소재는 저녁 약속에도 잘 어울리고, 저지나 코튼은 데일리로 가볍게 입기 좋습니다.

블라우스나 셔츠 뒷면에 작은 트임이나 스트랩 디테일을 더한 디자인은 어떨까요. 허리 중간쯤에 둥글게 커팅이 들어간 흰 셔츠나, 뒤를 리본으로 묶는 블라우스처럼요. 돌아섰을 때 뒷모습에서 의외의 재미를 찾을 수 있고요. 너무 노출이 부담스럽다면 이런 식으로 백 디테일을 ‘포인트’ 정도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단정하면서도 은근한 연출이 가능한 스타일이에요.



절개 방식이나 원단의 셔링 처리로 자연스럽게 등이 드러나게 만드는 디자인도 자주 등장합니다. 어깨선부터 허리까지 부드럽게 드리워지는 천이 뒷면을 감싸면서 동시에 열어주는 형태로요. 실루엣 자체는 클로즈드 톱에 가깝지만, 뒤로 젖혀진 천이 드레이프처럼 떨어지며 등을 감싸고, 백라인에 깊게 들어간 절개와 루즈한 커팅이 등을 시원하게 드러냅니다. 슬랙스와의 매치로 무드가 과하지 않게 정돈되는 점도 특징이고요.

최근엔 케이프 디자인도 많이 보입니다. 뒷면은 사선으로 깊게 파여 있거나 아치형으로 커팅되어 있는거죠. 살짝 벌어지는 천 사이로 보이는 등이 훨씬 세련되게 느껴지네요. 특히 바람에 따라 케이프가 움직이면서 입체적인 실루엣이 만들어지는 것도 이 탑의 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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