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석조 도시, 그리고 장인 정신.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시칠리아 모디카에서 지중해의 가장 우아한 계절, 여름의 풍경을 그려낸다.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2026년 여름 캡슐 컬렉션 ‘메디테라니아(Mediterranea)’를 공개했다. 무대는 시칠리아 남동부의 도시 모디카(Modica). 고대 그리스 문화의 흔적과 바로크 건축물의 화려함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브랜드는 지중해의 여름을 하나의 아름다운 서사시로 풀어낸다. 긴 시간 서서히 햇볕에 바랜 우아한 석조 건물, 느리게 흐르는 공기, 바다 가까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쾌적한 온도. 이번 컬렉션은 단순한 시즌 컬렉션 쇼라기보다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제안하는 삶의 태도에 가깝다. 소박하지만 품위 있고, 느리지만 깊이 있는 시간들 말이다.
시즌 전체를 관통하는 상징으로는 ‘조개’ 모티프가 등장한다. 오래전부터 지중해 문화권에서 아름다움과 탄생,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상징해온 조개는 이번 컬렉션에서 수채화 터치와 섬세한 장식으로 재해석됐다. 은은한 석재 컬러와 부드러운 곡선, 18세기 스투코 장식을 연상시키는 디테일은 고전성과 현대적 감각 사이의 균형을 완성한다.

오는 6월 11일에는 모디카 현지에서 익스클루시브 이벤트도 열린다. 발디노토의 눈부신 빛 아래 펼쳐질 이번 프레젠테이션은 의상과 건축, 풍경이 하나의 장면처럼 이어지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말하는 여름의 우아함이 가장 완전한 형태로 구현되는 순간이다.
여성 컬렉션은 조개 모티프를 장인 정신으로 구현한 니트웨어가 중심이다. ‘오페라 다즐링 쉘(OPERA Dazzling Shell)’ 톱과 미니드레스는 크로셰 기법으로 제작한 모듈 위에 다양한 크기의 시퀸을 수작업으로 장식해 자개처럼 은은한 빛을 드러낸다. 메시 베이스 위에 하나씩 조립해 완성하며, 드레스 한 벌 완성에 약 66시간이 걸린다.
남성 컬렉션은 브루넬로 쿠치넬리 특유의 절제된 우아함을 보다 가볍고 여유로운 실루엣으로 풀어낸다. 안감 없는 리넨 재킷과 드로스트링 팬츠, 리넨·코튼 소재의 레이어링 등 자연스러운 소재감과 편안한 테일러링이 여름의 감각을 완성한다.
함께 공개하는 라이프스타일 캡슐 컬렉션 역시 눈길을 끈다. 움브리아 장인들이 제작한 세라믹 오브제와 향초 홀더, 텍스타일, 스카프와 포켓 스퀘어까지 조개 모티프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풍성한 컬렉션은 집과 여행, 여가의 순간까지 브랜드의 미학을 확장한다. 지중해의 빛과 공기, 그리고 시칠리아의 시간을 담아낸 이번 ‘메디테라니아’는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그리는 가장 우아한 여름의 풍경에 가깝다.
- 사진
- 브루넬로 쿠치넬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