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닉에서 열리는 <힐튼서울 자서전>. 그곳에서 주목할 결정적 이 작품에 대하여.

“<힐튼서울 자서전>에서 주목할 작업은 정지현의 사진 연작 ‘Fragments of the Future’ 중 ‘밀레니엄 힐튼 호텔 서울_볼룸(2025)’이다. 1980년대 서울의 국제적 활력과 도시적 상징이었던 힐튼서울의 해체 현장을 포착한 이 시리즈는 건축물의 마지막이 어떻게 새로운 미적 차원으로 전환되는지 보여준다. 정지현의 작업은 해체 과정에서 드러나는 낯선 풍경을 통해 건축의 소멸을 시각적으로 증언한다. 익숙한 외관이 무너지는 장면은 상실과 충격을 전하는 동시에 낯선 아름다움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건축의 생애와 시대적 기억을 환기하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사진 속 그랜드 볼룸의 화려한 샹들리에와 노출된 구조물이 공존하는 장면은 소멸의 순간이 지난 숭고한 긴장감을 드러낸다.”
– 김희정(CAC 큐레이터)
지금 피크닉에서는 한국 현대건축의 대표작 중 하나인 힐튼서울을 조명하는 전시, <힐튼서울 자서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건축 큐레이팅 콜렉티브 CAC와 함께 기획한 것으로, 1983년부터 2022년까지 40년간 남산 자락을 지켰던 힐튼서울의 마지막 회고록으로 기능한다. 단순히 건축의 형식과 역사를 기록하는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공간 속에 스며든 사람들의 경험과 기억에까지 가닿는 것. 김종성, 노송희, 백윤석, 서지우, 임정의, 정지현, 최용준 등 많은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주목해야 할 작품에 대해 CAC 큐레이터 김희정이 말했다. 전시는 내년 1/4까지.
- 글
- 홍수정(프리랜스 에디터)
- 사진
- 피크닉
